목록Report of Book (574)
redGen's story
무경계 켄 윌버 저, 김철수 역, 정신세계사, 320쪽. 자신과 온 우주가 근본적으로 하나라고 느끼는 자각상태를 '우주의식' 또는 '지고의 본성'이라 부른다. 이런 경험은 전세계에 다양하게 퍼져 있고, 인류는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교리를 세우고 거기에 '영원의 철학'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나인 것'과 '내가 아닌 것'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경계의 안쪽에 있는 것을 '나'로 자각한다. 페르소나) +그림자 =자아 ) +몸 =전유기체(켄타우로스) ) +환경(우주) = 합일의식 경계는 양측의 대립과 갈등, 전쟁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우리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경계에 의해 발생하는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극 중 하나를 근절시키려는 시도는 문제의 해결이 되..
난처한 클래식 수업 1 민은기 저, 사회평론, 364쪽.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매우 사랑한 브람스도 평생 4번밖에 들어보지 못했다. 클래식은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든 음악이다. 쉽고 단순한 음악은 금새 질린다고 생각했던 18~19세기 유럽 귀족들은 의도적으로 음악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고 쉽게 질리지 않도록 했다. 세상의 모든 마법 중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은 음악이다. 음악은 해석이 개입하기 전에 즉각적으로 감정을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건드린다. 음 : 높이가 일정한 소리를 음이라고 한다. 옥타브 : 인간은 일정한 소리의 높이 차이를 두고 같은 음이라고 인식하는데, 그 높이를 옥타브라고 한다. 한 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저, 이재룡 역, 민음사, 512쪽. 불현듯 그녀가 죽고 나면 자신도 살아남지 못하리란 것이 너무도 당연한 진실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녀 곁에 나란히 누워 함께 죽고 싶었다. (…) 그런데 그것이 과연 사랑이었을까? 그는 그녀 곁에서 죽고 싶었다고 확신했는데, 그 감정은 명백히 과장된 것이었다. (p. 16) 그는 테레자에게 얽매여 칠 년을 살았고, 그녀는 그의 발길 하나하나를 감시했다. 마치 그의 발목에 방울을 채워 놓은 것 같았다. 이제 그의 발걸음은 갑자기 훨씬 가벼워졌다. 거의 날아갈 듯했다. 그는 파르메니데스의 마술적 공간 속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존재의 달콤한 가벼움을 만끽했다. (p. 54) 월요일, 모든 것이 달라졌다. 테레자가 그의 머릿속에 돌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저, 임홍빈 역, 문학사상사, 280쪽.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 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계속하는 것-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 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지..
마음챙김 샤우나 샤피로 저, 박미경 역, 안드로메디안, 296쪽. 우리가 순간순간 실천하는 것은 뭐가 됐든 우리 뇌를 물리적으로 변화시킨다. (p. 42) 우리는 명상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늘 뭔가를 수행한다. 이 말은 곧 우리가 뭔가를 계속해서 강화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강화하고 싶은가?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p. 44) 내가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1. 신과 우주의 섭리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 2. 분노 조절 3. 평정심 4. 지혜를 얻음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당신은 뇌에 건강한 경로를 새로 생성하고 낡고 허술한 경로를 쳐낼 수 있다. 살아가는 내내 당신은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새로운 신경 연결을 생성하고 기존 연결을 강화하며, 불필요한 연결..
후아유 이향규 저, 창비교육, 288쪽. 내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이 믿고 보고싶어하는 내 이야기를 그들이 만든 질문과 보기 안에서 고르고, 내 마음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놓은 범위 안에서 표시해야 하는 불편함. 토니는 어차피 결혼은 문화가 다른 사람이 만나서 사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영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가, 서로 다른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와 여자의 차이, 혹은 개인의 성격 차이보다 더 큰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결혼은 성장 과정이 다른 사람이 만나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 겠냐고도 했다. 부부 싸움은 보통 상대방이 나하고 생각이 같을 거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고,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 거라고, 그래서 상대가 내 마음을 몰라 주거나..
까대기 이종철 저, 보리, 284쪽. 최근 택배노조와 관련된 좋지 않은 영상을 보고 난 터라, 택배노조에 대한 인상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고 나니, 잠시나마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미안해진다. 물론 택배노조가 비노조원들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여전히 잘못된 일이고, 비난받을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택배노조가 이렇게 오랜 시간 파업을 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고, 그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힘든 환경에 놓여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까대기'는 택배 상하차 작업을 의미한다. 까대기가 '지옥', '극악의 난이도'라 불리는 이유를, 이 만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다함께 연대하여 파업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어떻게든 택배노동자들..
50 홍정욱 에세이 홍정욱 저, 위즈덤하우스, 230쪽. 죽어 썩자마자 잊혀지고 싶지 않으면 읽을 만한 책을 쓰거나 써줄 만한 일을 하라 - 벤저민 프랭클린 “원하는 것이 있는 한 살아갈 이유가 있고, 만족은 곧 죽음”이라는 버나드 쇼의 말처럼, 소명을 찾으려는 열망이 있는 한 내게는 살아갈 이유가 있다. 지식과 경험과 철학으로 준비하고 깨어 있으면 기회는 비처럼 쏟아지기 마련이다. 결과를 계획하지 말고, 과정을 계획하라. 투잡을 뛰고, 산불을 끄고, 환자를 살리는 사람들에게 바쁘냐고 물어보면 힘들다는 답만 돌아온다. 정말 죽도록 바쁜 사람들은 바쁘다는 말을 쓰지 않는다. (...) 대기업 총수들도 그리 바쁘지 않고, 바빠서도 안된다. 필요한 공부를 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구상하며, 심신을 단련해 누구에..
구미호 식당 박현숙 저, 특별한서재, 232쪽. 유경이의 입학과제도서라 나도 같이 읽어보았다. 아, 근데 나에게는 완전 별로... 호텔 셰프 아저씨와 도영은 같은 날 사망하고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서호라는 구미호를 만난다. 서호는 이들에게 따뜻한 피 한 모금을 받고 49일을 부활시켜주는데,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하고 지정된 장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조건이 붙는다. 셰프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를 찾아 그녀의 사랑을 간구하지만, 자신의 사랑이 집착과 폭력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할머니와 형에게서 미움만 받던 도영은, 그들에게도 퉁명하고 냉정한 모습 이면에 자신을 향한 애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는데, 참 별로다. 셰프가 49일간의 부활을 원했던 것도 광기어린 스토킹을 하기 위한 것이..
소년을 읽다 서현숙 저, 사계절, 224쪽. 의도를 지닌 이야기였다. 그렇게 짐작되었다. 소년의 마음에 ‘하고 싶은 일’ 하나 만들어주고 싶은 의도.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무작정 방치하지 않는다.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돈을 모으든 공부를 하든, 어떤 노력이건 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길 안의 삶’을 살게 된다. (p.54) 소년원 아이들이 독서동아리는 해서 뭐 하냐고?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할 수준이 되냐고?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15년 이상 아이들과 책을 읽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알게 되고 믿게 된 것이 있다. 아이에게 “책으로 말을 거는” 일이 쉬우면서도 위대한 힘을 지녔다는 것, 심하게는 사람의 영혼을 뒤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책을 함께 읽은 사람들..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저, 이지연 역, 웅진지식하우스, 228쪽. 프롤로그 이 책은 여러분에게 발판 하나만 밀어줄 작정이다. 한 단계 높은 정도의 진정한 잠재력에 닿을 수 있는, 여러분이 밟고 올라서기에 딱 맞는 높이의 단단한 발판 하나만을 제공할 생각이다. “앞으로 이 규칙을 기억하라. 혹시라도 억울한 기분이 들려고 하면 ‘나는 불운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걸 잘 이겨내면 행운이 올 거야’라고 생각하라. 상처 느끼기를 거부하면 상처 자체가 사라진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은 외부 사건이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믿었다. 내 현실은 내 마음을 가지고 내가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나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에게 내가 수없이 들려주듯이 사람들은 기사가 당도하기만을 기다리며 평..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김영민 저, 어크로스, 304쪽. 산다는 것은 고단함을 집요하게 견디는 일이다. 삶이 그토록 고단한 것이니, 사람에 대한 예의는 타인의 삶이 쉬울 거라고 함부로 예단하지 않는 데 있다. -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p. 10 삶이 쉽지 않은 것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 자기 아닌 것을 너무 갈망하다 보면 자기가 소진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 자신이 왜소해진다. (...) 삶이 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이라는 데 있다. 이 사회에서 책임 있는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가능한 한 무임승차자가 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낸다는 뜻이다. -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p. ..
외롭지 않을 권리 황두영 저, 시사IN북, 296쪽. 생활동반자법은 둘의 성별이나 같이 사는 이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서로 돌보며 함께 살겠다"는 약속을 자발적으로 맺었는지 또 지속적으로 지키는지를 판단한다. 사랑과 신뢰의 명목보다는 그 자발성과 깊이를 보는 것이다. 이런 점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혈연관계, 원칙적으로 평생에 걸쳐 한 명만 선택하는 혼인관계와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이다. 생활동반자법은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함께 살며 서로 돌보기'의 의무만을 가져왔다. 생활동반자법은 혼인과 혈연 이외의 사람들이 '함께 살 때' 필요한 사회복지혜택과 제도적 권리를 보장하고, 둘이 동거생활을 시작하고 해소할 때 필요한 공정한 절차를 규정하는 법이다. 생활동반자법 논의의 핵심은 '고독'이어야 한다. 사람..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 뉴턴 펙 저, 김옥수 역, 사계절, 182쪽. 버몬트 주의 시골 마을 가난한 집의 로버트는 옆집 태너 아저씨의 소 '행주치마'가 출산하는 과정을 우연히 발견하곤 출산을 돕고 행주치마의 목숨을 살린다. 태너 아저씨는 고마움의 표시로 작고 귀여운 아기돼지를 선물하는데, 로버트는 이 귀여운 아기돼지에게 '핑키'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족처럼 키우면서 지낸다. 로버트의 아빠인 헤븐 펙은 돼지를 도축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지만 가난을 이겨내기는 힘들다. 13살을 맞기 전 겨울, 흉작으로 인해 먹고 살게 없었던 로버트의 가족은 결국 불임의 핑키를 도축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5월 로버트의 아빠는 세상을 떠나고, 로버트는 어른이 된다. 12살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이남옥 저, 라이프앤페이지, 240쪽. 아이는 태어났을 때 살아남기 위해 엄마와 관계를 맺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울음으로 표현했을 때 엄마는 이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합니다. 그래서 애착관계는 본능적인 관계입니다. 애착관계를 형성할 때 적절하게 욕구가 충족된 아이는 타인과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개념을 갖습니다. 이 시기에 정말 좋은 애착관계를 맺어 보살핌을 받으면 안정 애착이 이루어집니다. 아이가 울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채워질 때 세 가지 신호를 받아들인다. 첫째, 타인과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둘째, 나에 대한 튼튼한 자존감. 셋째, 관계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 안정 애착 유형인 엄마는 관점이 아이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불안정 애착 유형의..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 정다운, 송경호, 홍지선, 신슬기, 박혜진, 오은경 저, 자그마치북스, 232쪽.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관심은 있는데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 어려운 팁에 지레 포기한 경험이 있는 사람, 계기가 생겨서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시에 살면서 일상 속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 다섯 팀의 현실적인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물론 내가 지키기 어려워 보이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여러 방법들 중 단 하나라도 지켜나가기 시작한다면, 그런 노력들이 십시일반 계속 모여나간다면 우리의 지구가 "쬐끔은" 건강해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지키기로 마음 먹은 내용은, ① 텀블러 사용하기, ② 장바구니 휴대하기, ③ 일회용 수저 대신 집에 있는 수저 사용하..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저, 이지연 역, 위즈덤하우스, 920쪽. 서문 먼 과거에서 발원해 아직까지도 일상적으로 우리 행동을 좌우하는 힘은 많다. 한 예로 우리는 '지위'라는 것을 통해 조직 내에서 나의 서열과 가치를 끊임없이 가늠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것은 모든 수렵-채집 문화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심지어 침팬지들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사람을 만나면 으레 내부인과 외부인으로 나누는 '부족 본능'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추가할 수 있는 원시적 특징으로는 내 부족이 싫어할 것 같은 행동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려는 욕구가 있다. 이 욕구 때문에 우리가 억압한 온갖 어두운 욕망들은 '그림자 인격'을 형성한다. 우리 조상들은 그림자 인격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고, 그게 ..
혼자 가야 해 조원희 저, 느림보, 36쪽. 반려견의 죽음을 또 다른 곳으로의 여행으로 표현한 그림책. 김하나 작가의 추천으로 읽었다. 언젠가는 우리도 도담이랑 헤어져야 하는데, 그 때 가족들이 그 슬픔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상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한 적 없다 오찬호 저, 위즈덤하우스, 228쪽. 절반은 공감되고, 절반은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세상은 그릇된 현실을 외면하면서 가능할 리 없다. 새벽은 가난의 깊이가 언제나 사람의 상상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세상이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오늘 힘들어하는 사람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의 불평등조차 낙관하라는 태도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곳곳에 첨단 시설이 즐비해졌다는 팩트는 아무리 더워도 휴게실에 창문 하나 낼 수 없어 생을 마감한 '그' 노동자의 비극을 덮을 수 없다. 손가락 절단 사고가 과거보다 줄었다고 해서 허술한 안전장치 때문에 끔찍하게 죽는 '그' 노동자의 불행이 기쁨으로 둔갑될 수 없다. 모든 것이 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저, 엄일녀 역, 문학동네, 320쪽. 오랜만에 만난 너무나 맘에 드는 소설 한 편. 앨리스 섬에서 작은 서점(아일랜드 서점)을 운영하는 A. J. 피크리는 부인을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설상가상 고가의 희귀본 책을 도난당하고 자신의 서점에서 버려진 아기(마야)를 발견하게 된다. 마야를 며칠 돌보는 동안 그녀를 사랑하게 된 A. J.는 아이를 입양해서 책을 사랑하는 똑똑한 딸로 키운다. 아일랜드 서점에 영업을 하러 오는 나이틀리 출판사 직원 어밀리아 로먼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느끼게 된 A. J.는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된다. 마야는, A. J.의 동서형님인 한물 간 작가이자 바람둥이 대니얼의 사생아임이 독자들에게 밝혀지고, 대니얼-이즈메이(A.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