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port of Book/문학 (173)
redGen's story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저, 허블, 376쪽. 각종 인공지능 휴머노이드들이 사용되는 미래사회. 기수 로봇인 폴리는 제작과정에서 부품이 잘못 결합되어 학습능력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 연재는 공부는 못하지만 로봇을 만드는데 흥미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연재의 아버지는 소방관인데 어릴 때 구조현장에서 돌아가셨고, 어머니 보경은 결혼 전 영화배우였으나 건물 붕괴 사고로 영화배우로서의 삶을 접고 음식점을 운영하며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연재의 언니 은혜는 소아마비로 인해 휠체어 보행을 하는데, 늘 경마장에서 '투데이'라는 흑마의 경기를 보는 낙으로 살아간다. 폴리는 투데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하는데, 늘 경쟁에 시달리던 투데이는 어린 나이에 관절염으로 인해 선수생활을 마감하면서 안락사를 앞두고 있었으나, ..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저, 문학동네, 248쪽. 창세기의 5가지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소설들. 소돔의 하룻밤, 하갈의 노래, 사랑이 한 일, 허기와 탐식, 야곱의 사다리약간은 내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나 장면을 보여줄거라 기대했는데, 기대가 컸던 탓인지 그닥 새로운 느낌은 받지 못했다.
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 저, 북로망스, 360쪽. 세준이에게 선물 받은 책. 작가는 실제 건축가이면서 글을 쓰시는 분이다. 유럽에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집의 사연을 소개해달라는 편지를 뿌리고, 누군가로부터 받은 응답을 기초로 해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그런 건축물들을 보면 우리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아주 먼 거리에 있지만, 반대쪽에서도 평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소리가 반사/증폭되도록 지은 건축물이라거나, 특정일(동지나 하지, 등)에 태양의 높이를 이용하여 그 그림자가 예술적으로 표현되도록 한다거나 햇빛이 특정 경로를 통과하여 어떤 효과를 나타낸다거나, 빗물이나 바람이 건축물과 함께 어떤 작용을 나타낸다거나... 그런 천재적인 발상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은 우리의 경탄을 이끌어낸..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정보라 저, 래빗홀, 268쪽. 자전적 SF 소설이라는 매우 특이한 장르의 책. 국가권력의 폭압성, 사학재단과 교육노동자, 환경오염,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핵실험 등에 대해 다룬다. 위트가 있고, 재미있고, 깊이가 있고, 뼈가 있는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저, 김보람 역, 다산책방, 448쪽. 유은이에게 선물 받은 소설. 읽으면서, 이랑 느낌이 참 비슷하다, 도 생각나네... 하면서 읽었는데, 책의 뒷표지에 떡하니 그렇게 씌어있다. ㅋㅋㅋㅋㅋ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되어있어 글이 술술 잘 읽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갈등구조가 별로 없어서 긴장감이나 스릴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 정도... 1900년대 중반에서 후반, 미국이 배경이다. '빅토리아'라는 10대 소녀가 우연히 인디언(북미 원주민이지만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남자 '윌슨 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그가 인디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혐오하고 근거 없는 소문을 내기도 한다. 빅토리아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윌슨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덜컥..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저, 허진 역, 다산책방, 104쪽.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저, 홍한별 역, 다산책방, 132쪽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저, 박경희 역, 문학동네, 152쪽.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꼭 내가 꿈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꿈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지 늘 고민이었는데, 이 소설만큼 꿈같은 상황을 잘 묘사하는 글을 본적이 없다. 1부는 올라이-마르타 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는 장면, 2부는 요한네스라는 노인이 죽음 이후 맞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고래 천명관 저, 문학동네, 455쪽. 언제나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래. 몇 달 만에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반편이의 애를 낳고 세상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국밥집을 해서 돈을 모은 노파. 노파의 일그러진 자존감으로 눈을 잃은 노파의 딸. 산골에서 태어나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집을 나간 금복. 따라간 생선장수와 함께 살며 건어물장사를 시작해 큰 돈을 벌게 되지만, 괴력을 지닌 걱정과 사랑에 빠져 생선장수를 버리고 걱정과 함께 살게 되는데, 걱정의 부상으로 간병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건달 칼자국을 만나고 셋은 함께 살게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여 바다에 몸을 던진 걱정, 그리고 이를 칼자국의 살인으로 오해해, 칼자국을 죽인 금복. 거지가 되어 전국팔도를 돌다가 임신..
몬스터 콜스 시몬 도우드/패트릭 네스 글, 짐 케 그림, 홍한별 역, 웅진주니어, 272쪽. 유경이의 추천으로 읽은 책. 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엄마, 이혼해서 미국으로 떠난 아빠, 깐깐하고 정 없는 외할머니를 둔 소년 코너의 이야기. 매일 밤 악몽을 꾸는 코너는 어느 날 몬스터를 만난다. 그 몬스터는 앞으로 세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코너가 몬스터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몬스터의 이야기는 난해하다. 좋은 마녀이면서 나쁜 마녀인 여왕, 살인자이자 구원자인 왕손, 성질이 고약하면서 생각이 바른 약제사, 생각이 잘못되었으면서 선한 목사,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게 되면서 겪는 더 큰 외로움. 이해가 안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의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저, 문학동네, 224쪽. 스포 있음. 시공간을 초월한 모녀의 대화. 암에 걸린 엄마가 뱃속의 아기를 살리기 위해 항암제 치료를 거부하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자라면서 과거의 엄마와 편지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 유은이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과거에 한번 읽었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근데 막상 다 읽고 났더니, 어떤 감상을 남겨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작가의 의도와 전혀 상관 없겠지만, 청소년 시기의 아이가 부모에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적나라하게 본 것이 가장 인상깊었다.
게스트하우스 Q 박영란 저, 창비, 208쪽. 뭔가 미스테리하고 복잡한 스토리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지만, 아무 내용 없이 허무하게 끝나버린 소설. 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급격하게 기울어버린 가세 탓에 엄마, 언니와 떨어져 이모가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가게 된 주인공 정성이. 거기서 만난 의문의 인물들. 이스탄불 게하의 마라토너, 게스트하우스 Q의 장기투숙객, 그리고 장기투숙객을 찾는 낯선 이. 이들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토리가 있을 것 같아지만 별 다른 내용 없이 그렇게 소설은 끝을 맺는데...
긴긴밤 루리 저, 문학동네, 144쪽. 너무 아름다운 소설이다. 코뿔소 '고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에, 아프거나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는 곳에서 자라던 고든은 어느 날 바깥 세상이 궁금해서 고아원을 나오게 된다. 코뿔소 무리를 만난 고든은 가족을 만들게 되지만 어느 날 밀렵꾼에 의해 가족을 잃고 동물원으로 잡혀오게 된다.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코뿔소 '앙가부'와 친구가 된 고든은, 그와 함께 탈출을 꿈꾸지만 또 다시 친구를 잃고 자신의 뿔도 잘리게 된다. 그러다 전쟁(?)으로 인해 동물원이 폐허가 되자 거기를 탈출하게 되는데 이때 알을 들고 나오는 '치쿠'를 만난다. 치쿠는 '윔보'와 함께 부모 잃은 알을 돌보다가 전쟁통에 윔보를 잃고 동물원을 탈출하다 고든을 만나, 둘은 ..
파친코 1, 2 이민진 저, 신승미 역, 인플루엔셜, 768쪽.
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저, 김은모 역, 놀, 324쪽.
명상 살인 카르스텐 두세 저, 박제헌 역, 세계사, 412쪽. 정말 유쾌하게 읽은 추리소설. 이렇게 웃긴 추리소설은 처음 봤다. 명상과 코믹과 추리의 절묘한 만남.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저, 웅진지식하우스, 360쪽.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 사실 소설이라기보다, 삶의 기록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문장의 맛이 있는 글이다. 요즘처럼 책을 읽기 힘든 시기에 이 책이었기 때문에 다 읽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저, 공경희 역, 시공사 야생의 느낌을 간직하고 예술의 혼을 좇아 살아가는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미군을 만나 미국으로 건너와 아들, 딸을 낳고 살아가는 프란체스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촬영하러 온 로버트 킨케이드는, 온 가족이 박람회에 가있는 동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프란체스카에게 길을 묻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평생 잊을 수 없고 누구도 경험하기 힘든 사랑을 느끼고 경험한다. 촬영이 끝나고 다시 방랑자처럼 길을 떠나는 킨케이드는 프란체스카에게 자기와 함께 하자고 하지만, 프란체스카는 가족을 향한 책임감과 킨케이드를 구속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가정을 지키겠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편지 ..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주식중개업을 하며 적지 않은 돈을 벌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어느 날 아내와 아이들을 버리고 홀연히 집을 떠난다. 아내와 형님(동서)은 스트릭랜드가 바람이 나서 가정을 떠나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추측했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는 프랑스 파리의 꾀죄죄한 호텔방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그가 가정을 떠난 이유는 단지 '그림을 그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던 말던 그는 사람들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는다. 5년후, 더크 스트로브라는 화가는 스트릭랜드의 그림이 위대한 작품임을 알아본다. 가난과 굶주림속에서 그림만 그리며 지내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심한 열병을 앓는데, 스트로브는 아내(블란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극 정성으로 그를 간병하여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