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port of Book/문학 (166)
redGen's story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저, 박경희 역, 문학동네, 152쪽.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꼭 내가 꿈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꿈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지 늘 고민이었는데, 이 소설만큼 꿈같은 상황을 잘 묘사하는 글을 본적이 없다. 1부는 올라이-마르타 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는 장면, 2부는 요한네스라는 노인이 죽음 이후 맞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고래 천명관 저, 문학동네, 455쪽. 언제나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래. 몇 달 만에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반편이의 애를 낳고 세상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국밥집을 해서 돈을 모은 노파. 노파의 일그러진 자존감으로 눈을 잃은 노파의 딸. 산골에서 태어나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집을 나간 금복. 따라간 생선장수와 함께 살며 건어물장사를 시작해 큰 돈을 벌게 되지만, 괴력을 지닌 걱정과 사랑에 빠져 생선장수를 버리고 걱정과 함께 살게 되는데, 걱정의 부상으로 간병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건달 칼자국을 만나고 셋은 함께 살게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여 바다에 몸을 던진 걱정, 그리고 이를 칼자국의 살인으로 오해해, 칼자국을 죽인 금복. 거지가 되어 전국팔도를 돌다가 임신..
몬스터 콜스 시몬 도우드/패트릭 네스 글, 짐 케 그림, 홍한별 역, 웅진주니어, 272쪽. 유경이의 추천으로 읽은 책. 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엄마, 이혼해서 미국으로 떠난 아빠, 깐깐하고 정 없는 외할머니를 둔 소년 코너의 이야기. 매일 밤 악몽을 꾸는 코너는 어느 날 몬스터를 만난다. 그 몬스터는 앞으로 세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코너가 몬스터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몬스터의 이야기는 난해하다. 좋은 마녀이면서 나쁜 마녀인 여왕, 살인자이자 구원자인 왕손, 성질이 고약하면서 생각이 바른 약제사, 생각이 잘못되었으면서 선한 목사,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게 되면서 겪는 더 큰 외로움. 이해가 안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의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저, 문학동네, 224쪽. 스포 있음. 시공간을 초월한 모녀의 대화. 암에 걸린 엄마가 뱃속의 아기를 살리기 위해 항암제 치료를 거부하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자라면서 과거의 엄마와 편지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 유은이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과거에 한번 읽었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근데 막상 다 읽고 났더니, 어떤 감상을 남겨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작가의 의도와 전혀 상관 없겠지만, 청소년 시기의 아이가 부모에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적나라하게 본 것이 가장 인상깊었다.
게스트하우스 Q 박영란 저, 창비, 208쪽. 뭔가 미스테리하고 복잡한 스토리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지만, 아무 내용 없이 허무하게 끝나버린 소설. 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급격하게 기울어버린 가세 탓에 엄마, 언니와 떨어져 이모가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가게 된 주인공 정성이. 거기서 만난 의문의 인물들. 이스탄불 게하의 마라토너, 게스트하우스 Q의 장기투숙객, 그리고 장기투숙객을 찾는 낯선 이. 이들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토리가 있을 것 같아지만 별 다른 내용 없이 그렇게 소설은 끝을 맺는데...
긴긴밤 루리 저, 문학동네, 144쪽. 너무 아름다운 소설이다. 코뿔소 '고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에, 아프거나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는 곳에서 자라던 고든은 어느 날 바깥 세상이 궁금해서 고아원을 나오게 된다. 코뿔소 무리를 만난 고든은 가족을 만들게 되지만 어느 날 밀렵꾼에 의해 가족을 잃고 동물원으로 잡혀오게 된다.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코뿔소 '앙가부'와 친구가 된 고든은, 그와 함께 탈출을 꿈꾸지만 또 다시 친구를 잃고 자신의 뿔도 잘리게 된다. 그러다 전쟁(?)으로 인해 동물원이 폐허가 되자 거기를 탈출하게 되는데 이때 알을 들고 나오는 '치쿠'를 만난다. 치쿠는 '윔보'와 함께 부모 잃은 알을 돌보다가 전쟁통에 윔보를 잃고 동물원을 탈출하다 고든을 만나, 둘은 ..
파친코 1, 2 이민진 저, 신승미 역, 인플루엔셜, 768쪽.
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저, 김은모 역, 놀, 324쪽.
명상 살인 카르스텐 두세 저, 박제헌 역, 세계사, 412쪽. 정말 유쾌하게 읽은 추리소설. 이렇게 웃긴 추리소설은 처음 봤다. 명상과 코믹과 추리의 절묘한 만남.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저, 웅진지식하우스, 360쪽.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 사실 소설이라기보다, 삶의 기록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문장의 맛이 있는 글이다. 요즘처럼 책을 읽기 힘든 시기에 이 책이었기 때문에 다 읽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저, 공경희 역, 시공사 야생의 느낌을 간직하고 예술의 혼을 좇아 살아가는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미군을 만나 미국으로 건너와 아들, 딸을 낳고 살아가는 프란체스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촬영하러 온 로버트 킨케이드는, 온 가족이 박람회에 가있는 동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프란체스카에게 길을 묻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평생 잊을 수 없고 누구도 경험하기 힘든 사랑을 느끼고 경험한다. 촬영이 끝나고 다시 방랑자처럼 길을 떠나는 킨케이드는 프란체스카에게 자기와 함께 하자고 하지만, 프란체스카는 가족을 향한 책임감과 킨케이드를 구속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가정을 지키겠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편지 ..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주식중개업을 하며 적지 않은 돈을 벌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어느 날 아내와 아이들을 버리고 홀연히 집을 떠난다. 아내와 형님(동서)은 스트릭랜드가 바람이 나서 가정을 떠나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추측했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는 프랑스 파리의 꾀죄죄한 호텔방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그가 가정을 떠난 이유는 단지 '그림을 그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던 말던 그는 사람들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는다. 5년후, 더크 스트로브라는 화가는 스트릭랜드의 그림이 위대한 작품임을 알아본다. 가난과 굶주림속에서 그림만 그리며 지내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심한 열병을 앓는데, 스트로브는 아내(블란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극 정성으로 그를 간병하여 목숨..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저, 클레이하우스, 364쪽. 영주는 일중독자처럼 숨가쁘게 살아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공황증세를 겪고 모든 것을 버리고 서점을 오픈한다. 민준은 명문대를 나왔으나 번번히 취업에 실패하던 중 어느날 구인광고를 보고 휴남동 서점의 바리스타로 일한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던 승우는 자신의 꿈을 이루었지만, 과도한 업무로 인해 행복하지 않은 자신을 보고 책의 문장을 바로잡는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책을 쓰게 된다. 그리고 작가로서 휴남동 서점에서 저자인터뷰를 하면서 영주와 인연을 맺는다. 동네의 작은 독립 서점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의 갈등과 고민들을 들여다보고, 그 고민이 남이 아닌, 한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임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고 훈훈하다. 현실 문제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저, 이재룡 역, 민음사, 512쪽. 불현듯 그녀가 죽고 나면 자신도 살아남지 못하리란 것이 너무도 당연한 진실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녀 곁에 나란히 누워 함께 죽고 싶었다. (…) 그런데 그것이 과연 사랑이었을까? 그는 그녀 곁에서 죽고 싶었다고 확신했는데, 그 감정은 명백히 과장된 것이었다. (p. 16) 그는 테레자에게 얽매여 칠 년을 살았고, 그녀는 그의 발길 하나하나를 감시했다. 마치 그의 발목에 방울을 채워 놓은 것 같았다. 이제 그의 발걸음은 갑자기 훨씬 가벼워졌다. 거의 날아갈 듯했다. 그는 파르메니데스의 마술적 공간 속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존재의 달콤한 가벼움을 만끽했다. (p. 54) 월요일, 모든 것이 달라졌다. 테레자가 그의 머릿속에 돌연..
구미호 식당 박현숙 저, 특별한서재, 232쪽. 유경이의 입학과제도서라 나도 같이 읽어보았다. 아, 근데 나에게는 완전 별로... 호텔 셰프 아저씨와 도영은 같은 날 사망하고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서호라는 구미호를 만난다. 서호는 이들에게 따뜻한 피 한 모금을 받고 49일을 부활시켜주는데,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하고 지정된 장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조건이 붙는다. 셰프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를 찾아 그녀의 사랑을 간구하지만, 자신의 사랑이 집착과 폭력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할머니와 형에게서 미움만 받던 도영은, 그들에게도 퉁명하고 냉정한 모습 이면에 자신을 향한 애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는데, 참 별로다. 셰프가 49일간의 부활을 원했던 것도 광기어린 스토킹을 하기 위한 것이..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 뉴턴 펙 저, 김옥수 역, 사계절, 182쪽. 버몬트 주의 시골 마을 가난한 집의 로버트는 옆집 태너 아저씨의 소 '행주치마'가 출산하는 과정을 우연히 발견하곤 출산을 돕고 행주치마의 목숨을 살린다. 태너 아저씨는 고마움의 표시로 작고 귀여운 아기돼지를 선물하는데, 로버트는 이 귀여운 아기돼지에게 '핑키'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족처럼 키우면서 지낸다. 로버트의 아빠인 헤븐 펙은 돼지를 도축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지만 가난을 이겨내기는 힘들다. 13살을 맞기 전 겨울, 흉작으로 인해 먹고 살게 없었던 로버트의 가족은 결국 불임의 핑키를 도축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5월 로버트의 아빠는 세상을 떠나고, 로버트는 어른이 된다. 12살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저, 엄일녀 역, 문학동네, 320쪽. 오랜만에 만난 너무나 맘에 드는 소설 한 편. 앨리스 섬에서 작은 서점(아일랜드 서점)을 운영하는 A. J. 피크리는 부인을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설상가상 고가의 희귀본 책을 도난당하고 자신의 서점에서 버려진 아기(마야)를 발견하게 된다. 마야를 며칠 돌보는 동안 그녀를 사랑하게 된 A. J.는 아이를 입양해서 책을 사랑하는 똑똑한 딸로 키운다. 아일랜드 서점에 영업을 하러 오는 나이틀리 출판사 직원 어밀리아 로먼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느끼게 된 A. J.는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된다. 마야는, A. J.의 동서형님인 한물 간 작가이자 바람둥이 대니얼의 사생아임이 독자들에게 밝혀지고, 대니얼-이즈메이(A. J..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저, 허블, 344쪽. 얼굴에 큰 장애를 가진 천재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 그는 바이오해커 '디엔'으로 활약하며 유전자 조작기술을 통해 아름답고 유능하고 질병이 없고 수명이 긴 인간들을 생산해내는데, 완벽한 인간들인 '신인류'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면서 기존의 비개조인들(유전자 조작을 거치지 않은 naive human)은 황폐화된 도시로 밀려난다. 분리주의 정책을 시행중인 지구에 환멸을 느낀 릴리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마을'을 만들고(오히려 그 곳은 모두가 다 장애를 가진("마을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릴리의 얼룩이 특별한 정보값을 갖지 않는 하나의 특성일 뿐이었지만"(p.44)) 사람들이라 편견과 차별이 없는 곳..
구의 증명 최진영 저, 은행나무, 180쪽. 담과 구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질문. 1.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나 고통은 왜 생기는 걸까? 신의 뜻일까,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않은 그저 하나의 이벤트인가? (p.79) 2. 연골로 이어진 뼈처럼, 당신과 이어진 다른 뼈 같은 존재가 있는가? 그와 당신 사이를 이어주는 연골은 무엇인가? (p.84) 3. 전쟁 중에 태어나 전쟁 중에 죽는 사람처럼, 구는 가난 속에 태어나 가난 속에 죽은 사람이었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아니면 사회 시스템이 구제할 수 있는 일일까? (p.149) 4. 소니 빈 이야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p.160) 5. 구는 왜 담을 먹겠다고 했을까? 담은 왜 구를 먹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