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port of Book/과학 (35)
redGen's story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데이비드 무어 저, 정지인 역, 아몬드, 540쪽. 아주 간단하게 축약해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과거에 우리는 유전자를 설계도나 청사진과 같은 것으로 비유했으나, 그 비유는 더 이상 옳지 않다. 왜냐하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환경과 우리의 행동이 유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그 자체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표현형을 나타낼 수 있는 스위치와 같다. 이 스위치는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 켜질 수도 있고, 꺼질 수도 있다. 그 요소는 인접한 세포일 수도 있고(모낭에 위치한 미분화세포는 모발세포로 분화된다거나), 경험일 수도 있고(어미로부터 신체적 접촉을 많이 받은 자녀는 스트레스에 강해진다거나), 음식일 수도 있다(특정 시기에 어떤 영양소를 ..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 저, 이한음 역, 부키, 624쪽. 자, 일단 책의 내용을 정리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세포, 핵, 염색체, 유전자의 관계를 한 번 이해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세포 안에는 핵이 있고, 핵 안에는 염색체chromosome가 들어있다. 염색체는 평소에는 실처럼 풀어져있다가(염색사chromatin), 분열할 때만 똘똘 뭉쳐져 염색체의 형태를 띤다. (염색체=염색사)염색사는 DNA라는 긴 끈이 히스톤단백질을 감싸면서 똘똘 말려있는 형태인데 (염색체=염색사=DNA+히스톤단백질) DNA는 phosphate-deoxyribose backbone에 G/C/A/T 염기가 붙어있는 구조이다. 이 DNA는 유전정보를 나타내는 '유전자 구간'과 그렇지 않은 '비부호..
박태웅의 AI 강의 박태웅 저, 한빛비즈, 240쪽.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그것을 잘 활용해볼 수 있을까, 싶어서 읽어본 책이었는데 활용법에 대해서 배울 수는 없었지만, 그간 AI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나는 chatGPT 등을 포함한 소위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단순히 수백만 문장들을 분석해 그 단어의 나열을 익히고 어떤 단어 다음에 올 가장 정확한 단어를 찾아내서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의 논리 구조와 이해과정을 갖고 있다는 것과 그렇게 이해(?)하게 된 알고리즘에 대해서 개발자들 조차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과연 AI는 지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지능을 갖게 된다면, 스스로 생각..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저, 정지인 역, 곰출판, 300쪽. 인터넷 상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보았기에 올해의 읽고 싶은 책으로도 골라놨고, 마침 생일선물로도 책을 받아서 정말 기대하고 책을 읽었으나... 하... 난 이 책이 왜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책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솔직히 앞쪽의 2/3는 없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완전 쓸데없는 사족같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나는 이렇게 감성과 사실을 뒤죽박죽 섞어놓은 책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다만,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 중 괜찮은 점 3가지만 얘기해본다면, 1. 진화론적으로 우월·열등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한 것은 '다양성'에 있다. 다양성을 파괴하는 행위는(우생학적으..
운명의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저, 김성훈 역, 브론스테인, 344쪽. 너무 신기하게 이 책을 읽고 많은 것들의 퍼즐이 맞추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 보았던 김주환 교수의 강의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고, 최근 들어 계속 관심 있었던 '신경가소성'과 '명상'도 서로 모두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2023년도 계획을 세우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의 뇌에 대해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누릴 수 있다. 1. 자유의지냐 운명이냐 우리는 자유의지와 온전한 의식을 갖추고 있는 주체인가, 아니면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자기도 모르는 구동장치로 움직이는, 미리 프로그램된 기계에 가까운 존재인가? 뇌는 유입되는 신호를 유전자에 의해 배선된 회로를 통해 처리한..
생명을 묻다 정우현 저, 이른비, 492쪽. 또 하나의 인생 책. 읽으면서 너무 유쾌, 상쾌, 통쾌했다. 평소 내가 생명과 진화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너무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아서 읽으면서 너무 즐거웠다. 누구와도 나누지 못했던 생각들을 저자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행복함을 누렸다. 아래는 책에서 줄 그은 부분. 우리가 보는 자연은 진정한 전체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수행하는 과학적 방법에 의해 노출된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 과학은 생명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자신의 생명이 존귀하다는 것을 자각할 때 삶은 더 큰 환희를 안겨준다." - 괴테 1장 생명은 우연인가? '왜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이것은 어쩌면 모든 철학 중에서..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칼 세이건 저, 임지원 역, 사이언스북스, 326쪽. 뛰어난 칼 세이건의 필력으로, 우주의 역사와 인간의 뇌의 발달사를 정말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인간 뇌의 3층 구조를 이해하면, 인간의 여러 행위가 더 잘 이해된다. 더불어 성경의 여러 메타포에 대해서도 깜짝 놀랄만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아래는 책에서 줄 그은 문장들. 몸이 크고 복잡한 생물들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상당 정도의 비유전적인 정보의 원천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고등 동물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러한 비유전적 정보를 뇌에 저장하고 있다. 인간의 기억은 대뇌피질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으며, 뇌가 전기 자극을 통해 끄집어 내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인간의 뇌가 가..
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 최재천 저, 김영사, 176쪽. 완전 슬럼프 시기에 읽고, 읽은 후 오랜 기간 정리를 하지 않았더니 정리를 못하겠다. 얇지만 좋은 내용으로 찬 책.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 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719쪽 우주와 생명, 그리고 인류의 역사에 대해 친절하고 흥미롭게 안내하는 칼 세이건의 고전. 벽돌책 깨기 덕분에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함께 해준 박정숙 선생님과 오영민 선생님께 감사.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인상깊게 내 뇌리에 남아있는 두 가지 생각. 1-1.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지구라는 별의 자식들이다. 우리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결국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서 출발해 갈라져 나온 형제, 자매들이다. 1-2. 우리는 진화할수록 공동체의 크기를 더 넓고 크게 인식한다. 인식이 성장할수록, 내 가족, 부족, 지역공동체, 국가, 민족, 인종를 극복하고 더 크게는 포유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우리'의 경계 안으로 들..
잘 달린다 이안 맥닐│브리티시 컬럼비아 스포츠 의학 위원회 저, 엄진현 역, 지식공작소, 176쪽. "적당히"란 말을 잊지 말라. 토크 테스트(운동하면서 대화가 가능해야 함)를 이용해 지나치게 빨리 달리지 않게 속도를 조절하라.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라. 세션 사이사이 반드시 쉬는 날을 두어라. 몸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통증과 고통이 나타날 때 무시하지 말고 주의하고, 너무 피로하다면 속도를 늦춰라. 거리·장소 메모 (날씨·온도·컨디션)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스트레칭 전 5~10분간 제자리 뛰기나 느리게 달리기를 통해 몸을 덥게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각 자세는 10초간 유지한다. 운동이 끝나면 준비운동 때와..
변화하는 뇌 한소원 저, 바다출판사, 276쪽. 책에 줄 그은 문장. 한마디로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계속 변한다는 얘기다. 이는 그 의미를 넓혀보자면 결국 우리 인생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뇌는 경험할수록 변화하고 스스로 회복한다. (...)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의 뇌는 변화하기 마련이고 이는 현재뿐만이 아니라 미래까지도 바뀌게 만든다. 우리가 상상해보는 미래 역시 현재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경험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주어진 삶을 더 가치 있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성공하는 삶은 아무런 어려움 없는 편한 삶이 아니다. 내 삶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삶을 더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죽음에 대해 의식적으로 인지하 고..
미토콘드리아의 기적 김자영 저, 청년정신, 202쪽.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다.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생기면 수많은 질환들이 발생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유전된다(난자에는 약10만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고, 정자는 난자와 수정될 때 미토콘드리아 없이 수정된다). 미토콘드리아는 핵과는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성과정에 나오는데, 이로 인해 apoptosis가 조절된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교정과 세포자살에 꼭 필요하지만, 스스로 안정화되기 위해 산화할 수 있는 주변 구조물(미토콘드리아의 DNA, 세포의 핵, 다른 세포소기관 등)들을 공격하기 때문에 너무 많아지면 세포 기능 손상, 노화와 퇴행성 질환, 만성 염증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활성산소가 아예 ..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 존 로빈스 저, 안의정 역, 시공사, 496쪽. 식단을 바꾸고, 요가와 명상 같은 스트레스 관리법을 이행하고, 운동을 하고, 금연을 한다면 두뇌로 흘러드는 혈액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생각이 더 또렷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더 넘쳐날 것이다. 식단에 얼마나 변화를 주느냐에 따라 우리는 건강을 향상시킬 수도 있고, 인생을 더 의미있게 향유할 수도 있으며, 삶의 고통을 줄일 수도 있다. 동물성 단백질이나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임으로써 얻는 혜택, 그러한 혜택이 무척 빠른 시간 안에 나타난다는 사실, 그러한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그러한 음식의 섭취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인간과 식품, 지구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는 것을 하나의 역사적 혁..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나가오 가즈히로 저, 이선정 역, 북라이프, 208쪽. 현대질병의 모든 문제는 식사와 운동에 의존한다. 400년 전 사람들은 매일 3만보를 걸었다. 현대병의 대부분은 걷지 않는 생활방식에서 시작된다. 가정환경이 아이의 운명을 결정짓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건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계산하며 걷기(50에서 3씩 뺄셈을 하며 걷기)'를 매일 한 시간 정도 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한다. 치매 환자일수록 누군가가 곁을 지키며 자유롭게 걷도록 도와야 한다. 걷기 자체가 뇌에 좋을 뿐더러 밖에서 걷다 보면 상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이웃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자극은 매우 중요하다. 움직이지 않는 동물일수록 암에 걸리기 쉽다. 해돋이와..
10퍼센트 인간 앨러나 콜렌 저, 조은영 역, 시공사, 480쪽. 너무 훌륭한 책이다. 매우 과학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의학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앨러나 콜렌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머리말 나머지 90퍼센트 인간의 게놈 2만1천개. 쥐는 2만3천개, 밀은 2만6천개. 인간의 몸은 유전자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100조 마리의 체내 미생물과 협력해서 서로의 생존을 책임지고 있다. 인체의 복잡성은 유전자 뿐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체내 미생물과 그들의 산물이 더해져 복잡성은 배가 된다. 미생물총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쉽게 지원되고 빨리 진화하는 특징이 있다. 기존 미생물총에 대한 연구는 배양에 의해 이루어져 어려움이 있었으나(혐기성균으로 대부..
유산균이 운명을 바꾼다 이동호 저, 맑은샘, 112쪽. 장내미생물은 사람의 세포 수보다 통상 10배 이상인 약 200조의 세포를 가지고 있고, 그 종류는 약 4천~1만 종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350만개의 유전자를 가진 장내미생물은 인간 세포와 끊임없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과 공존하며 인간의 몸을 지켜주는 우리의 친구이자 또 다른 나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생물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전적 변이를 통해 계속적인 변화와 다양성을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유전적 변화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기에는 인간 유전자의 변화속도는 상당히 느리다. 반면 미생물은 생식주기가 짧고 유전자 변이속도가 빨라 극한 환경에서의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유전자 변이가 수 분, 수 시간 혹..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저, 이중원 역, 쌤앤파커스, 240쪽. 크기도 작고 얇은 책인데, 아마 나의 세계관을 바꾸는 인생책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이 책으로 인해 평생 가지고 있었던 뉴턴의 절대시간 개념이 깨어진 듯 하다. 시간이란 개념을 절대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게 해줬다. 시간은 상대적이고, 또한 우리의 인식 속에서 재구성 되어 인식될 뿐이며, 시간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어찌 보면 우리의 뇌다.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시간”이란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이미 타임머신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건 바로 냉장고다(책을 읽고 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리라).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스탠리 코렌 저, 박영철 역, 보누스, 384쪽. 솔직히 큰 기대를 하고 보았으나, 너무 지겨워서 대충 훑어보았다. 맨 끝에 있는 만 따로 정리해둔다.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마크 베코프 저, 장호연 역, 최재천 감수, 동녘사이언스, 4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