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port of Book/인문학 (91)
redGen's story
도파민네이션 애나 렘키 저, 김두완 역, 흐름출판, 316쪽. 넓게 봤을 때 중독 Addiction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도박, 게임, 섹스)이 자신 그리고/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27 어떤 대상에 중독되는 데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는 그 대상에 대한 용이한 접근성이다. 중독을 일으키는 대상(이하 ‘중독 대상’)을 구하기 쉬울수록 시도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30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이 모든 회피 시도는 고통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어떤 쾌락 자극에 동일하게 혹은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 편향은 갈수록 약해지고 짧아진다. 한편 이후 반응 즉 고통 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 과학자..
속담 인류학 요네하라 마리 저, 한승동 역, 마음산책, 332쪽. 짧은 야한 이야기와 그에 이어지는 전세계의 속담, 그리고 현대사회에 대한 비평. 이런 구성으로 된 요네하라 마리의 산문집 같은 책이다. 일단 무척이나 유쾌하다.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비판은 매우 예리하고 정확하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저자가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일찍 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이지만, 그렇게 젊은 나이에 별세했다는 사실에 슬프고 안타까웠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개인주의를 권하다 이진우 저, 21세기북스, 272쪽. 1장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현대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었다. 나르시시즘은 진정한 개인이 되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병리현상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충분치 않을 때 주위로부터 압박을 받고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다) 자아는 근원적 관계(가정의 친밀한 관계)에서 분리되어 원초적인 상태로 되돌아가기 위해 투쟁할 때 비로소 성취된다. 현대사회는 개인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신뢰와 사랑이 있어야 자아를 보호할 수 있다. 2장 당신은 나를 드러내고 있습니까? 자기표현은 중요하다. 남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 진정한 자아..
EBS 당신의 문해력 김윤정 글, EBS 제작팀 기획, EBS BOOKS, 296쪽. 뇌의 전전두엽 - 읽기, 해독, 추론, 결정, 계획, 집행, 통제, 인지, 메타인지 능력 담당 독서는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훈련 방법이다. 인간은 ‘읽는 뇌'를 갖고 태어나지 않으므로 글을 읽으며 뇌의 회로를 바꾸어나감으로써 '읽기' 능력을 습득해야 한다. 한편으론 읽기 능력을 습득했다 해도 지속적으로 글을 읽지 않으면 관련 뇌 기능이 퇴화해 읽기 능력도 퇴보하게 된다. 뇌 가소성이란 뇌에 자극이 가해지면 신경이 새롭게 연결되고 강화되면서 화학적•구조적으로 변하는 성질을 말한다. 여기에서 뇌에 가해지는 자극이란 새로운 생각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직접 읽..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저, 이시형 역, 청아출판사, 224쪽. 오랜만에 만난 인생 책. 완전 강력추천! 2/11 완독했지만, 깜빡하고 정리를 안해서 글 올리는 순서가 꼬여버렸다. 이후, 뉴질랜드 여행 다녀온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읽고 난 직후의 감동이 다소 희미해졌지만, 폰 메모를 바탕으로 다시 정리해본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그것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다시 말해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저, 메이븐, 280쪽. 좋은 내용이 너무 많다. 김혜남 선생님 본인의 삶이 녹아있어 더 진정성 있게 와닿는다. 책건문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있다. 26 내가 가려는 먼 곳을 쳐다보며 걷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발을 쳐다보며 일단 한 발짝을 떼는 것, 그것이 시작이며 끝이다. 도저히 못 갈 것 같은 순간에도 발을 쳐다보며 한 발짝 떼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 그리고 계단 끝을 보며 올라갈 때는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올라가는 일 자체가 고통스러운데, 신기하게도 발을 쳐다보고 한 발짝을 떼는 데 집중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저, 열림원, 320쪽. 어떤 이들은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극찬을 하던데, 나는 솔직히 그냥 크게 이룬 것 없이 교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어인 김지수씨의 극찬에 오히려 가벼운 반감 같은 것이 생겼다. 그래도 읽으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어 아래에 기록해둔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으면서 내게 와 닿은 것들. ▶ 죽음은 두렵지 않다. 누구나 죽는 것이니.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죽기 전에 나의 과업을 모두 끝낸다면 죽음이 두렵지 않다. 죽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모두 찾아서 끝내도록 하자. ▶ 삶은 선물이다. 내가 가진 재능과 기술은 모두 선물로 받은 것이고 그 선물을 통해 다른 것들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내가..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야마나 테츠시 저, 최성현 역, 불광출판사, 176쪽. 반야심경=“반야바라밀다심경”의 준말 반야=프라즈냐prajna=지혜 바라밀다=파라미타paramita=완성 심=중심 반야바라밀다심경=지혜의 완성, 그 핵심을 설한 경전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진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해결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적의, 불만, 부정적인 감정, 곧 모든 불행한 상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데서 일어 납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이익인 것을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적인..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저, 문학동네, 256쪽. 아, 읽으면서 여러모로 많이 행복해진 책이다. 문유석 작가님의 책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읽으면서 많이 배웠고, 더 많은 부분 공감했다.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많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래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들.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을 그리워할수록, 그걸 지탱해왔던 기둥둘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다. 우리는 약속, 규칙, 양보, 거래, 상호이해, 자제, 존중의 힘으로 배낭을 메고 낯선 도시로 떠날 수 있었고, 한밤중에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사 먹을 수 있었다. 그 힘이 제도화된 거싱 법이다. 법이란 사람들 사이의 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선線'인 동시에, 사람들이 서로에게 베풀어야 할 '최소한의 선善'이..
무경계 켄 윌버 저, 김철수 역, 정신세계사, 320쪽. 자신과 온 우주가 근본적으로 하나라고 느끼는 자각상태를 '우주의식' 또는 '지고의 본성'이라 부른다. 이런 경험은 전세계에 다양하게 퍼져 있고, 인류는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교리를 세우고 거기에 '영원의 철학'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나인 것'과 '내가 아닌 것'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경계의 안쪽에 있는 것을 '나'로 자각한다. 페르소나) +그림자 =자아 ) +몸 =전유기체(켄타우로스) ) +환경(우주) = 합일의식 경계는 양측의 대립과 갈등, 전쟁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우리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경계에 의해 발생하는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극 중 하나를 근절시키려는 시도는 문제의 해결이 되..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이남옥 저, 라이프앤페이지, 240쪽. 아이는 태어났을 때 살아남기 위해 엄마와 관계를 맺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울음으로 표현했을 때 엄마는 이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합니다. 그래서 애착관계는 본능적인 관계입니다. 애착관계를 형성할 때 적절하게 욕구가 충족된 아이는 타인과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개념을 갖습니다. 이 시기에 정말 좋은 애착관계를 맺어 보살핌을 받으면 안정 애착이 이루어집니다. 아이가 울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채워질 때 세 가지 신호를 받아들인다. 첫째, 타인과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둘째, 나에 대한 튼튼한 자존감. 셋째, 관계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 안정 애착 유형인 엄마는 관점이 아이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불안정 애착 유형의..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저, 이지연 역, 위즈덤하우스, 920쪽. 서문 먼 과거에서 발원해 아직까지도 일상적으로 우리 행동을 좌우하는 힘은 많다. 한 예로 우리는 '지위'라는 것을 통해 조직 내에서 나의 서열과 가치를 끊임없이 가늠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것은 모든 수렵-채집 문화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심지어 침팬지들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사람을 만나면 으레 내부인과 외부인으로 나누는 '부족 본능'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추가할 수 있는 원시적 특징으로는 내 부족이 싫어할 것 같은 행동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려는 욕구가 있다. 이 욕구 때문에 우리가 억압한 온갖 어두운 욕망들은 '그림자 인격'을 형성한다. 우리 조상들은 그림자 인격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고, 그게 ..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저, 동아시아, 320쪽. 이번에 다독 북클럽을 준비하면서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너무 좋다. 김승섭 교수님 같은 분이 이 세상에 많이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다시 읽으며 밑줄 그었던 문장들. 어떤 사회든 자원의 생산과 배분에 대한 모든 문제는 항상 정치적입니다. (p.76) 우리는 망망대해에서 배를 뜯어 고쳐야 하는 뱃사람과 같은 신세다. 우리에게는 부두로 가서 배를 분해하고 좋은 부품으로 다시 조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p.83) 고통은 근본적으로 개인적인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사회구조적 폭력에서 기인했을 때, 공동체는 그 고통의 원인을 해부하고 사회적 고통을 사회..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저, 을유문화사, 380쪽. 너무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예전에 꿈꿨던 건축가와 도시공학의 꿈이 다시 떠오르게 만든 책이었다. 건축과 도시디자인은 너무 매력적인 분야다. 다음 생에는 꼭 건축가로 살아보고싶다. T_T 건축물의 진정한 의미는 건축물이 사람과 맺는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5 창조는 다른 생각들이 만났을 때 스파크처럼 일어난다. 도시는 그런 우연한 만남을 가능케 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만날 수 없었던 다른 지방 출신의 사람들이 서울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교류하면서 근대화가 가능해졌다. 도시는 다양한 생각의 융합을 만들어내는 용광로다. 11 결국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하고 의견을 교류하는 전통적인 방법밖에 없다. 소통의 단절을 치유하..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저, 이희재 역, 해냄, 232쪽. 이 책을 읽기전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무료함을 느끼는 것은 적절한 수준의 도전과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대부분의 것들은,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가 주어지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과 육체가 협력하고, 그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맛보는 과정이다. (게임이든, 운동이든, 시험이든, 업무든 마찬가지인듯)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적절한 수준의 과제를 던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그 수준이 다르고 자기가 흥미를 느끼는 문제는 다르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몰입하고 즐거움을 느낀다는 사실은 동일한 것 같다. 1. 일상의 구조 ▷ 참다운 삶을 바라는 사람은 주저 말고 나서라. 싫으면 그..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저, 동아시아, 300쪽. 역시나 를 읽었을 때처럼 유쾌하고 재미있다. 점점 오후 작가에게 빠져든다. 유익하고 좋은 내용이 많다. ----------------------------------------------------------------------------------------------- 아래 세계에서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살겠지만, 이곳에서 정화 의식을 치른 사람들은 신과 함께 살 것이다. - 소크라테스 엘레우시스 밀교의 궁극적인 의도는, 우리가 내려온 원천적인 원리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며, 영적인 선을 완벽히 즐기는 것이다. - 플라톤 1527년 스위스 의사 파라켈수스는 1527년 아편 알칼로이드가 물보다 알코올에 훨씬 잘..
믿습니까? 믿습니다! 오후 저, 동아시아, 384쪽. 아, 정말 이 책을 읽고 저자와 사귀고 싶어졌다. 너무 내 스타일이다. 아니다. 만약 직접 만나면 어떨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여러모로 나와 맞는 면이 많다. 이 시대에 유행하는 각종 미신꺼리를 잘 정리해주었다. 일단 글이 재밌고 거침이 없다. 그리고 참 똑똑한 사람이다. 아래는 책에서 줄 그은 것들. 기독교(특히 개신교)에서는 동성애를 죄악으로 여기며 공개적으로 혐오한다. 어찌나 혐오하는지 굳이 그들의 행사까지 찾아가 깽판을 친다. 성경에는 실제로 동성애를 비난하는 구절이 등장한다. 하지만 동성애를 특별히 다른 죄악보다 더 나쁜 죄악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사실 성경에는 음주에 대한 비판이 동성애에 대한 비판보다 훨씬 많이 등장한다. 물론 신실한 기독..
두렵고 황홀한 역사 바트 어만 저, 허형은 역, 갈라파고스, 464쪽.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역사적으로 고증한 책. 정독하지는 않았고, 발췌독+속독 했다. 그래도 대충 내용 파악은 다 되는 듯. 이 책에 제시된 의외의 논제 중 하나는 이런 관점들의 기원이 기독교 초기까지 거슬러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약에도 안 나오고, 예수가 직접 가르친 것도 아니다. 그럼 어디에서 온 걸까? 이와 관련된 논제는 (그것들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여타 종교들은 고사하고) 고대 그리스도교에도, 그것의 기반이 된 유대교에도 단일한 사후 세계관이 없었다는 것이다. 두 종교 모두(더불어 당대의 다른 종교들 전부) 사후 세계에 관해 놀랍도록 다채로운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다양한 관점들은 서로 부딪히고..
바가바드 기타 한혜정 저, 풀빛, 168쪽. 아르주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부당하게 빼앗긴 형의 나라를 되찾기 위한 명분 있는 전쟁임에도 싸움의 상대가 남이 아닌 친척, 스승, 친구들이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전쟁에 참여하면 이들을 죽이는 죄를 범하게 되고, 전쟁에서 발을 빼면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죄를 범하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아르주나는 활을 내던지고 주저앉아 크리슈나에게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르쳐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다. 아르주나에게 크리슈나는 누구나 주어진 삶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슬퍼하거나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주어진 삶이나 전쟁)을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남과 죽음에 종속된 존재이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 저, 이정임 역, 문학과지성사, 234쪽. 조급하게 얻으려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곧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얻는 길이다. 한 때는 아이의 더없는 즐거움이었던 일이 결코 마지못해서 하는 고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자면 아이가 그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도록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적어도 아이 스스로가 그 즐거움을 의무로 삼고자 할 때까지는 말이다.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의무란 모든 문화적 수련 과정이 그렇듯 무상성을 전제로 한다. 그렇게 해서 어른들 자신도 그 무상의 즐거움에 다시금 새롭게 잠겨볼 일이다. 다시 읽는 것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늘 새롭게 보아주는 끝없는 사랑의 표시다. 모든 독서는 저마다 무언가에 대한 저항 행위다. 그리고 그 무언가란, 다름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