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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Gen's story

(2023-02)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인문학/에세이] (김혜남) ★ 본문

Report of Book/인문학

(2023-02)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인문학/에세이] (김혜남) ★

재도담 2023. 1. 15. 13:50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저, 메이븐, 280쪽. 

 

좋은 내용이 너무 많다. 김혜남 선생님 본인의 삶이 녹아있어 더 진정성 있게 와닿는다. 

책건문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있다. 26 

내가 가려는 먼 곳을 쳐다보며 걷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발을 쳐다보며 일단 한 발짝을 떼는 것, 그것이 시작이며 끝이다. 도저히 못 갈 것 같은 순간에도 발을 쳐다보며 한 발짝 떼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 그리고 계단 끝을 보며 올라갈 때는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올라가는 일 자체가 고통스러운데, 신기하게도 발을 쳐다보고 한 발짝을 떼는 데 집중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35 

사랑하는 사람을 구원하려 하거나 치유하려 들면 안된다. 그러는 순간 그 관계는 깨어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상대를 치유하려 들면 어느새 당신은 상대를 지배하려 할 것이고, 상대는 자신을 통제하려는 당신에게 분노하게 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상대를 사랑하면서 그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라. 81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자존감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형성된다. 자존감이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인데,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때 만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반겨 주고 사랑해 주며, 웬만한 실수도 이해하고 받아주면 우리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 열등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열등감은 성장의 동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 똑같은 나인데도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 타인의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틀리면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고, 부당한 지적에는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늘 피해만 본다는 사고에 물들지 않고, 타인과 대등한 관계에 설 수 있는 태도 또한 나를 믿고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90, 91, 93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해질수록 삶은 매우 불안정해진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자꾸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타인의 요구에 순응해야 할 것 같은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 상처 없는 삶이란 없다. 그리고 우리는 상처에 직면해 그것을 이겨 내려고 애쓰면서 조금씩 단단해져 간다. ... 아주 사소한 일까지 모두 상처라고 말하면 우리 삶은 문제덩어리가 되어 버린다. 상처는 우리가 무언가를 절실히 원하기 때문에 받는 것이다. 무언가 원하는데 그게 내 바람대로 되지 않을 때 상처받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게 정말 합당한 것인지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쳐 지나가고 그냥 넘어갈 일까지 굳이 상처라고 말하며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97-100

우리는 행복해지길 원한다. 그러면서도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왔다. 무엇인가를 얻는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덜어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는 것, 나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지나친 이상화에서 벗어나야 나와 타인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그래야 서로 감싸 주며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어쩌면 이 너그러움을 배우는 과정이 바로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인생에서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과정이며,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삶을 깊게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126-127 

사람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답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가만히 귀 기울여 들으면서 '그렇다'고 고새를 끄덕이며 응원해 줄 사람이다. 164 

아무리 사랑해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나에 대해 자꾸 알려 주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두는 대신 그 말을 밖으로 꺼내야 한다. 어제와 다른 나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절대 상대방을 다 안다고 착각해선 안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나 자신도 다 모른다. 그런데 상대방을 어찌 다 알겠는가. 193 

가까운 사이라도 관계를 보호하고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한계를 설정해두어야 한다. 함부로 넘어서는 안 될 적정선을 만들고 지켜야 한다. 221 

성공의 경험이 쌓일수록 자부심 또한 강화된다. 자부심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 그렇게 도전하면 할수록 성공의 확률 또한 올라간다. 성공이 성공을 부르는 연쇄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 작은 도전에 성공을 거두면 다음 도전이 더욱 쉬워지게 마련이다. 도전도 무기력과 마찬가지로 학습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성공이 쌓일수록 우리는 실패 가능성보다 성공 가능성을 더욱 크게 보고, 실패하더라도 그 역시 성공을 향한 과정이라고 여기며 재도전하게 된다. 228, 231 
길을 걸을 때 매일 똑같은 길로만 걷지 말고, 한 번쯤은 새로운 길로 가 보길 권한다. 음식을 먹을 때도 한 번쯤은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보라. 친구를 만날 때도 늘 가던 장소가 아닌 아주 낯선 곳에서 만나 보라. 그리고 뭐든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으면 결과와 상관없이 한번 시도해 보라. 그렇게 새로운 경험을 수없이 해 본 사람과 매일 똑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사람의 내일은 다를 수 밖에 없다. 232-233 

우리가 삶을 지루해하거나 따분해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돌봐야 할 사람이나 일이 있다면,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상실을 견뎌 낼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융통성이 있다면 늙는다는 게 그리 두려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좀 더 유쾌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 이외의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이 세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내 기쁨처럼 느낄 수 있는 능력이며, 나의 흥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들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며, 비록 내가 살 세상은 아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처럼 자기 초월 능력을 가지면 머지 않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밀려오는 허무감을 극복하고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있게 된다. 이는 내가 죽어도 다음 세대를 통해 생명은 이어지며 세상은 존속한다는 믿음을 근거로 한다. 238-239 

아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결국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부모인 내가 바라는 아이가 아니라 그냥 자기 자신이 되도록 놔두는 것이다. 250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면에서 죽어가는 것들이다. 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