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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Gen's story
다양한 식물이 있다. 물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햇빛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바람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식물을 잘 키우려면 다양한 식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개별적으로 접근하는게 필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공동체 생활의 시작이다. 가지가 너무 많으면 적당히 잘라줘야 붙어있는 가지들이 힘 있게 잘 자란다. 사람의 관심도 너무 많은 곳으로 뻗어있으면 무엇 하나 잘 해내기가 힘들다. 식물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분갈이를 해줘야 뿌리가 커지고 식물이 자라난다. 사람도 어느 정도 성장하면 새로운 환경, 더 넓은 환경을 만나야 더 크게 자랄 수 있다. 지나친 관심으로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물러 썩고 아예 관심을 ..
편함과 무례함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무례하지 않은 것과 불편함도 동일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불편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무례하지 않게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 무례하지 않게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무례한 언행을 일삼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매우 불쾌하고 피곤한 일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차이인지, 동양과 서양의 차이인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차이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대체로, 우리나라는 허가된 것만 할 수 있는데 반해 미국은 금지된 것만 아니면 많은 것이 허용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단적으로 우리나라는 유턴을 할 수 있도록 허락된 장소 이외에서 유턴을 하면 다 불법이다. 반면, 미국은 유턴금지 표지판이 붙어있는 곳이 아니라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턴을 해도 된다고 한다. 이것은 비단 교통법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각종 규제와 법적용에 있어서 공히 적용되는 문화인 것 같다.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나라에서 경영을 하면..
인간의 여러 특성들은 유전자에 의해 나타나지만,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가지 인자들(교육, 음식, 스트레스, 공해, 등)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 스위치를 켜거나 끌 수 있다. 본성은 양육을 통해서만 역할을 펼칠 수 있다. 본성은 오직 사람들이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킬 환경적 영향을 조금씩 찾아내도록 만들 때만 역할을 펼칠 수 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한 부류는 ‘우리’의 범위를 세분화해서 좁게 보는 부류다. 그들은 피부색깔로 사람을 구분하고 나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자신의 집단과 구별하여 ‘남(또는 적)’으로 인식한다. 성별이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국적이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고향이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출신학교가 다른 사람을 구분한다. 직업이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사는 아파트의 이름과 평수로 남을 구분한다. 종교가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취향이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성적지향이 다른 사람을 구분한다. 아마도 이런 습성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부족으로부터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타인을 경계함으로서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그런 차이를 경계선으로 인식하지..
우리 대부분은 깨어있는 시간의 8할을 직장에서 보낸다. 원래 인간이 그렇게 만들어졌는지의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그러하니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고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좋은 직업의 조건으로 '자유도'와 '일의 의미', 두 가지를 꼽는다. 어떤 직업을 갖건,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일의 의미도 알지 못한채 남이 시키는대로만 하고 살아간다면 금새 번아웃증후군을 겪게 되거나 불행해지게 된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느냐의 문제는 그 사람의 자존감, 삶의 질, 행복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직업에서의 자유도를 얻을 수 있는가. 나는 직업을 고를 때의 우선순위를..
매달 하루를 장애인의 날로 정해서, 모든 장애인들이 집밖으로 나와 어딘가에 모여 간단한 축제나 파티 같은걸 하면 좋겠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이 모두 길거리로 나와서 비장애인 앞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억지로라도 집밖으로 나와 수다라도 떨었으면 좋겠다.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들을 하나씩 고쳐나가고 더 자주 더 많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면 좋겠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장애인을 보기 힘든 나라도 잘 없는 것 같다.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OECD 국가중, 장애인 출현율이 가장 낮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비율이 낮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비장애인의 눈에 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이동권과 오줌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백인백색. 사람이 생각이 서로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호불호가 다를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언론들도 진보적인 언론사가 있고, 보수적인 언론사가 있다. 얼마든지 각자 진영에서 자기들이 주장하는 바를 설파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글을 쓰거나,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최근 일러스트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무의식 중에 조국 가족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고도의 지능형 심리조작 전략이다. 조중동이 모두 그렇지만, 특히 조선일보는 예전부터 이런 심리조작술에 매우 능한 조직이었다. 과거, 종이신문이 대중매체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때, 신문지면의 단을 조정한..
"집을 지으라"는 말로는 집을 지을 수 없다. 대신, "저기에 있는 저 벽돌을 여기에 쌓아라"는 말로는 집을 지을 수 있다. 저 멀리 있는 목표를 바라보고, 내가 가고싶은 곳을 찾아야 하겠지만, 그걸 바라보고 있는 걸로는 절대 거기에 다다를수 없다. 내가 지금 당장 내딛는 한걸음이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내가 바라보고 있는 그곳은 영원히 닿지 못할 곳이 된다. 반대로, 내가 당장에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이를 수 있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다보면 분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정치적인 지형이 달라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와 정치적 지형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지 정당이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서 화가 나는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태도와 인격 때문에 화가 난다. 무례하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이죽거리고 비아냥거리고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는게 당연하다. 그게 나와 지지정당이 다르거나 가치관이 달라서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같은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것을 지지하고 같은 정책을 추구하고 같은 사람을 좋아하더라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무례하고 깐죽대는 인간들은 너무 꼴뵈기..
1. 대선이 1년도 안남았다. 다음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건 두 가지다. 1) 지역 균형 발전. 일자리 문제는 너무나 중요하다. 일자리는 부동산, 집값과 연결되어 있고 생산연령층(20~60세)의 삶의 질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특히나 청년층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다. 수도권은 과밀화되어가고 지방 중소도시는 슬럼화, 노령화 되어가고 있다. 건강한 일자리가 각 지역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다면 전국의 국토는 기형적인 성장을 하게 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된다. 각 지역별로 산업군을 정하여 기업 유치시 강력한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당근 정책이 필요하다. 2) 수능 정시 확대 사실 다면적 평가와 획일화된 평가는 양날의 검이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 다면적 평가가 제대로 된 인재를 선발하는데는 더 좋은 제도이긴..
인간에게는 인과관계를 설명하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사건A와 사건B를 묶는 것이 기억하기에도 쉽고, 그런 인과관계를 잘 이용하는 것이 생존에도 유리했기 때문에 모든 일을 인과관계로 설명하려는 본능이 남아있다. 하지만, 실제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관계보다 그렇지 않은 관계가 훨씬 많다. 그래서 여러가지 징크스들이 생겨난다. 우연히 A라는 행동을 했더니 B가 생겨났다. 단순히 시간상 선후관계이거나 아니면 상관관계인 것들이 인과관계로 해석된다. 여기서부터 미신이 생겨나고 신앙이 생겨난다.
2021. 3. 7. 아침 시야에 뭔가 어른어른한게 보였다. 그 날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잡혀있던 일정을 취소했었다. 그리고 어제 아침에 같은 증상(visual aura)이 발생했다. https://youtu.be/qVFIcF9lyk8 출근해서 일을 하는데 전두엽이 깨질듯이 아프고 오심도 생기고 똥오줌을 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오후에 반차를 내고 집에 와서 쉬었다. 뇌종양 같은 것이 걱정돼서 이주호과장님께 문의를 드렸는데 전형적인 migraine with visual aura 라고 하셨다. 너무 뚜렷하고 특이한 증상이라 정확하게 기억을 한다. 앞으로는 aura가 생기자마자 편두통 약을 먹어야겠다.
분노, 냉소, 짜증, 괴로움, 슬픔, 억울함, 등등을 표현할 때 욕만큼 좋은 것이 없다. 좋다기보다 사실 욕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는 그런 상황과 감정이 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욕은 그 욕의 의미보다도 그것을 발화할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초점이 있다. 때로는 그욕이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하고, 내 안의 분노를 소멸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지식인들은 특정 욕의 어원이 무엇이고 그래서 그 단어를 쓰는것은 그 무언가에 대한 혐오나 비하의 의미가 있으므로 그런 단어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게 아닌 욕이 있긴 한가?) 내가 아직 미숙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그런 비판이 좀 불편하다. 'C8'이란 말을 쓰면서 여성의 생식기를 떠올리며 욕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John나'란 말..
과거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폭력진압을 옹호하거나 변호하는 보수 정치인을 나는 알지 못한다. (무식해서 그런지도) 그것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지향하는 인권존중, 인류애와 같은 개념과 거리가 멀고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희안하게도 자칭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과거 군부독재와 인권탄압을 옹호하고 미화하는 경우를 보게된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언론도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나치와 유대인의 목소리를 동일한 무게로 다루는 것이 균형잡힌 언론이라고 말할 순 없다. 나는, 보수와 진보는 새의 양 날개와 같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하나의 날개로만 퍼덕이면 중심을 잃고 기울게 되..
점심을 먹고 식당에서 내려오는데, 환자가 한분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오후엔 진료가 없어서 그냥 지금 진료를 보자고 했다. 내게 당뇨관리를 받고 있던 67세 여자분이었는데, 얼굴을 몰라볼 정도로, 수척해지고 온몸이 까맣게 변했다. 최근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어깨 시술(?)을 받았는데, 뭔가 투여되고 나서 쇼크가 왔다고 한다. 곧바로 중환자실에 들어가 며칠을 혼수상태로 지냈고 이후에도 일반병실과 중환자실을 서너 차례 왔다갔다하며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3개월만에 내원하셨는데, 보고싶었다고.., 천과장님 못보고 죽는줄 알았다고, 이렇게 살아서 얼굴 보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우신다. 순간, 너무 당황했다. 살아서 기쁜건 알겠는데, 내가 그분의 목숨을 살려드린것도 아니고, 내 치료가 ..
나이가 들면서 '실력을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단순히 성공하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아서, 피치 못하게 '나쁜 일'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오염폐수를 무단방류한다든가, 사내성추행에 입을 다물어야 한다거나, 공금을 횡령한다거나, 등등의 일을 지시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 회사의 명령에 불복종하면 해고되거나 좌천되거나 권고사직될까봐 겁을 먹게 된다. 양심을 따르자니 의식주 문제가 해결이 안될 것 같고, 먹고 살자고 회사의 지시를 따르자니 양심이 운다. 이럴 때,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실력과 용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 시시..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 공익과 사익이 일치할 때는 누구나 아무런 고민없이 결정을 하고 행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익과 사익이 일치하지 않을 때, 나의 입장에서는 a를 선택하는 것이 낫지만 공공의 유익을 위해서는 b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때, 그 때 어떤 결정을 하느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별히 정치인을 판단할 때는 그 사람의 과거 행적 중 공익을 위해서 자신이 불리하거나 손해를 볼 수 있는 결정, 또는 자신의 이익을 과감히 포기한 적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런 삶의 궤적이 없는 사람은 입으로만 공익을 추구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공익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막상 나중에 자신의 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서면 그런 결정을 하기 쉽..
난 촉이 좋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육감이 발달했다거나 남들보다 감이 좋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 촉이 좋다는 건 둘 중에 하나다. 첫째는 스스로 촉이 좋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인간은 후향효과나 확증편향으로 인해서 자기가 맞춘 것은 오래 기억하고 자기 예측이 틀린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것은 그렇게 남을 속이려는게 아니라, 원래 인간이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그렇게 속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수많은 데이터들과 연구결과들을 통해서 어떤 사안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 경우인데, 이걸 제대로 설명하거나 풀어내지 못하면 그냥 퉁쳐서 감이 좋다, 촉이 좋다고 설명하게 된다. 사실은 그렇게 예측하게 된 데 수많은 복잡한 인과관계들이 있고 무의식으로는 그런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데 자기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