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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담 2021. 5. 11. 15:25

분노, 냉소, 짜증, 괴로움, 슬픔, 억울함, 등등을 표현할 때 욕만큼 좋은 것이 없다. 

좋다기보다 사실 욕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는 그런 상황과 감정이 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욕은 그 욕의 의미보다도 그것을 발화할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초점이 있다. 

때로는 그욕이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하고, 내 안의 분노를 소멸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지식인들은 특정 욕의 어원이 무엇이고 그래서 그 단어를 쓰는것은

그 무언가에 대한 혐오나 비하의 의미가 있으므로 그런 단어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게 아닌 욕이 있긴 한가?) 

내가 아직 미숙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그런 비판이 좀 불편하다. 

'C8'이란 말을 쓰면서 여성의 생식기를 떠올리며 욕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John나'란 말을 쓰면서 남성의 생식기를 혐오하며 사용하는 사람이 있나? 

이런 단어들은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몰라도, 이미 그 어원의 의미와 상관없이 

지금은 완전히 다른 차원과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달을 가르키는데 자꾸 손톱 끝의 때를 보고 더럽다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그러면 그 어떤 비하나 혐오의 대상을 포함하고 있지않은 새롭고 강렬한 욕을 만들어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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