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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을 택할 때,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될까

재도담 2021. 9. 7. 11:49

우리 대부분은 깨어있는 시간의 8할을 직장에서 보낸다. 

원래 인간이 그렇게 만들어졌는지의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그러하니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고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좋은 직업의 조건으로 '자유도'와 '일의 의미', 두 가지를 꼽는다. 

어떤 직업을 갖건,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일의 의미도 알지 못한채 

남이 시키는대로만 하고 살아간다면 금새 번아웃증후군을 겪게 되거나 불행해지게 된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느냐의 문제는 

그 사람의 자존감, 삶의 질, 행복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직업에서의 자유도를 얻을 수 있는가. 

나는 직업을 고를 때의 우선순위를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 진입장벽이 높은 것 > 잘하는 것 (남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는 것) ≫ 좋아하는 것 ] 

많은 사람들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고 직업을 정하라."고 하지만, 

이것은 매우 무책임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운이 좋게도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이 일치하는 경우엔 별 문제가 없지만,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남들에 비해 월등히 잘하는 것과 내가 잘 못하지만 정말로 좋아하는 것 

둘 중에 하나의 일을 고르라고 하면, 월등히 잘하는 것을 골라야 한다. 

업무의 진입장벽이 낮고 특별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인적시장에서 나와 유사한 서비스나 기능을 제공할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고,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임금 또는 매출)은 떨어진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나의 주체성과 철학이 반영되기보다,

나를 고용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내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철학과 주체성을 상실한 사람은 즐겁게 일을 할 수 없다. 

직업이 되기 전에 즐기고 좋아하던 일이라 해도 이런 상황이 되면, 그 일터는 지옥이 된다. 

그에 반해, 그 일이 어떤 종류의 일이 되었건, 남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격을 갖고 있거나 

매우 월등한 능력이나 지식으로 자신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면

그 희소성으로 인해 그는 자신만의 발언권을 갖게 된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업무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올려주고, 

타인의 인정과 경제적 보상은 (다는 아니겠지만) 삶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결국 그렇게 하는 일은 즐거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하고 싶지만 내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일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된다. 

그것을 꼭 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쓸데 없이 말이 길었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의 본질은 '희소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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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의미'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되는데, 

하나는, 내가 하는 일이 이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고 있는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일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를 윤택하게 하거나 건강하게 한다면 매우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가족과 주위 사람들로부터도 존경을 받고 자신 또한 행복함을 느낀다. 

꼭 사회를 발전시키는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중에게 인기있는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농구나 축구, 대중음악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천문학적인 부와 명예를 가진 반면, 

국궁이나 경보, 판소리의 챔피언은 인기종목 선수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경제적 빈곤, 외로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