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port of Book/문학 (166)
redGen's story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저, 정영목 역, 다산책방, 388쪽. 아 내가 다시는 줄리언 반스의 책은 읽지 않을거다. 380쪽 내내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책. 극찬을 하는 많은 독자가 있지만 나에게는 도저히 공감이 안되었던 책. 그만큼 사람마다 취향과 호오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 총 3부로 구성되는 이 책은, 50대(?)의 남성 화자가 자신이 10대후반에 만난 40대중후반의 여성과의 사랑을 회상하며 쓴 글이다. 1부에서는 10대때 치기 어리고 혈기 왕성하고 세상 물정을 다 모르는, 그리고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2부에서는 20대가 되면서 그녀와 생긴 갈등, 그리고 점차 사랑에서 멀어져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3부에서는 거의 멀어지고 ..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저, 나무옆의자, 268쪽. 서울역 근처의 한 동네 편의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 유머와 감동을 모두 담고 있는 소설. 소리내어 웃다가 한번씩 코끝이 찡해져 책을 덮기도 했다. 역사교사를 은퇴하고 편의점을 오픈한 따뜻한 마음의 염영숙 여사, 그의 잃어버린 지갑을 주워주고 갑자기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게 된 서울역 노숙자 독거,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편의점 알바를 하다가 다른 편의점의 점장으로 스카웃 되어간 시현, 가출한 남편과 백수생활을 하는 아들 때문에 속이 썩어가는 알바 오선숙, 처자식을 책임지기 위해 힘겹게 회사일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참참참'으로 위로받는 경만, 연극배우 은퇴 후 작가의 꿈을 갖고 글을 써 나가는 인경, 여러 불운을 거친 후 아직도 일확천..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저, 창비, 236쪽. 너무 리얼해서 소설 같지 않은 소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해놓은 여러 단편 모임집이다. 뭔가 괜찮은 소설들인데, 어떻게 감상을 남겨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아몬드 손원평 저, 창비, 236쪽. 예전에 한번 읽었었는데, 이번에 다독다독 모임 책이라, 다시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빠르게 읽힌 것 같다. 뇌의 이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그래서 타인의 감정도 유추해볼 수 없는 소년의 성장기.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희노애락애오욕을 느끼는 것은 생존과 깊은 연관이 있다. 기쁘고 즐거운 것만 도움이 된다면,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도 잉태되지 못했겠지만,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도 진화로 남겨진 걸 보면 그런 감정들도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감정이라는 뜻이리라. 우리는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얼마나 공감하는가. 타인의 슬픔을 내버려둔채 나홀로 행복할 수 있는가. 타인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타인의 슬픔에 함께 슬퍼하는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저, 노진선 역, 인플루엔셜, 408쪽. 넌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는 걸,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좋은 선택이었어. 단지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았을 뿐이지. (p.123) 사랑이 없다면 이 모든 건 무의미하다. 원래 삶을 돌이켜볼 때 가장 근본적인 문제, 노라가 정말로 힘들었던 이유는 사랑의 부재였다. (p.353)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p.367) 노라는 누군가를 보살피고 보살핌을 받는 게 어떤 것인지 기억했다. (p.400) 가장 심오하면서도 큰 변화는 더 부자가 되거나, 더 성공하거나, 더 유명해지거나, 스발바르의 빙하와 북극곰들 사이에 있어야만 일어나는 게 아니었다. 낡은 소파와 유카 화분,..
순례 주택 유은실 저, 비룡소, 256쪽. 아, 정말 멋진 책을 만났다. 단.짠.단.짠. 위로가 무슨 말인지 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된다. 유머와 통쾌함이 반복된다. 읽으면서 정말 여러번 소리내어 웃었다. 나이를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 쓰는 사람이 어른이다, 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구구절절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많고, 정말 웃긴 장면이 많이 나왔다. 환경을 생각하고, 자신의 삶은 자신이 돌보고 가꿀줄 알아야 하고,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고 애를 쓰고, 성실하게 노동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책임지고,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며 살아야한다. 그 모든 주제들을 너무 사랑스럽고 이쁘고 맛깔나게 잘 담았다. 우리는 관광객(투덜거리고 요구하는 사람)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저, 왕은철 역, 현대문학, 574쪽. 독서모임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 번 읽었다. 이번 독서모임에 준비한 질문들. 1. 마리암과 라일라가 그 험난한 환경을 견딜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나? 2. 라시드의 악한 행동은 어디에서 기인했나? 문화의 탓인가, 개인의 탓인가? 3. 마리암과 라일라는 법과 경전에 의해 판단을 받는다. 그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나? 정당하지 않다면 법과 경전 말고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4. 종교는 필요한가? 불필요한가? 당신이 생각하는 종교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5. 여성 인권. 당신은 어떻게 바라보나? 우리나라에도 여성인권신장이 여전히 필요한가? 6. 이 소설을 통해 난민에 대해 나의 시선이 바뀐 점이 있다면? 얼마전 ..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저, 최성은 역, 민음사, 396쪽. 다독다독 2월의 책. 다독이 아니었으면 감히 읽어보지 못할 책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런 책을 읽게 해 준 다독에 참 감사하게 된다. 기묘한 스릴러(?)인데, 책을 읽는 초중반에는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으나,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예상했던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마음이 오히려 푸근(?)해진다. 사실, 소설 자체보다 오히려 책의 끝에 붙어있는 역자의 말에 더 많은 감동과 의미를 전달받았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옮겨본다. 사람이 가끔 분노를 실감하게 되면 모든 게 단순 명료해진다. 분노는 질서를 만들고, 세상을 간략히 요약해서 인식하게 만든다. 또한 분노는 다른 감정 상태로는 얻기..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저, 정태륭 역, 동서문화사, 440쪽. 처음에 읽기가 다소 힘들었지만, 출판사를 바꿔서 읽고부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인터넷상에서는 창비사의 번역이 좋다고 극찬한 글들이 많았지만, 나에게는 창비의 번역이 정말 극악이었다. 책의 1/3 정도를 창비로 읽었었는데, 한 페이지를 읽어도 도저히 머릿속에 상황이 그려지지 않고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들어오지도 않고, 책의 진도도 안나가서 너무너무 답답해서 다른 버젼을 구해서 읽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창비를 칭찬한 글들은 대체로 펭귄클래식과 더클래식의 버젼과 비교한 것이어서, 저 두 출판사의 버젼을 제껴두고, 비꽃과 동서문화사 버젼을 구해서 읽어보았는데, 나에게는 동서문화사의 번역이 머릿속에 더 잘 들어왔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 김선형 역, 살림, 464쪽. 이번에 북클럽을 준비하면서 다시 읽게 되었다. 북클럽을 위해 준비한 발제문. 1. 카야가 살고 있는 늪지대는 오랫동안 외부인들에 대한 보호구역이었습니다. 이렇게 고립되어 자라난 것이 카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사람들은 “아웃사이더”인 카야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봤나요? 2. 카야는 왜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나요? 카야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나요?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카야의 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었나요? 카야가 학교로 돌아갔다면 그녀의 캐릭터가 바뀌었을까요? 3. 조디와 아빠가 떠난 후 홀로 된 카야는 점핑, 메이블과 친해졌습니다. 이들은 카야에게 세상에 대해 무엇을 가르쳤나요? 점핑이 사회보장제도로부터 카야를 차단하고 늪..
페스트 알베르 카뮈 저, 최윤주 역, 열린책들, 424쪽 194X년 프랑스의 작은 도시 오랑에서 쥐들의 떼죽음이 목격된다. 그 이후 사람들에게도 발열과 임파선의 부종이 관찰되며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고 결국 시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도시를 봉쇄한다. 의사인 리유는 아픈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왕진을 다니고, 장 타루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위험을 각오하고 자원 봉사대를 만들어 아픈 사람들을 돕는다. 도시가 폐쇄되고 시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신부 파늘루는 이 전염병이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설교한다. 파리 유명 신문사 기자인 레이몽 랑베르는 도시가 봉쇄되자 탈출을 시도하다가 다른 이들의 헌신을 보고 감명을 받아 오랑에 남기로 한다. 시청 말단 직원인 그랑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
알바의 하루 김소연, 김태호, 문부일, 박경희, 윤혜숙 저, 단비, 176쪽. 반려동물 관리사 - 김소연 2045년 미래사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 부분 가져가고, 사람들은 그렇게 일자리가 줄어든 사회에 적응하여 시스템을 개발해나간다. 50세가 되면 은퇴를 하고 20살이 되면 적성에 맞는 직업을 권유해주고 일자리를 잃은 자들은 기본소득이 나오는 사회. 디스토피아 같지만, 매우 현실적이고 리얼리티가 있는 소설이라는 느낌이 든다. 과연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현 사회에서 비교적 괜찮은 직업을 가지고 벌이도 좋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생기는 마음을 어찌 할 수 없다. 신의 알바 - 김태호 친구를 괴롭히며 살아온 주인공..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저, 팩토리나인, 300쪽. 다독다독 12월의 책.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 이야기. 오랜만에 꿈에 대해 다루는 책을 읽었다. 꿈의 해석과 꿈작업에 대한 책만 읽었었는데, 꿈을 소재로 소설로 풀어놓아 술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꿈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건네는 편지이자, 처방전이자, 시와 같은 것이다. 소설속에는 다양한 꿈들이 등장한다. 영감을 주는 꿈, 예지몽, 자각몽, 악몽, 자기 마음을 대변해 주는 꿈, 등등. 이전에 읽었던 책에 의하면 우리는 누구나 매일 7-8편의 꿈을 꾼다. 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 어떤 꿈도 우리에게 해가 되는 꿈은 없고, 모든 꿈은 우리에게 이로운 꿈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꿈을 잊고 기억하지 못하지만, 때로는 매우 강력하게 기억에 남을 때도 있다. ..
정범기 추락사건 정은숙 저, 창비, 260쪽. 유은이의 추천으로 읽은 책. 다섯 개의 단편인데, 등장인물이 겹치면서 서로 묘하게 연결된다. 요즘은 이런 스타일의 소설이 유행인가? 다섯 개의 단편은 , , , , 인데 각각의 이야기가 다 재미있다. 요즘은 아이들 덕분에 좋은 책을 많이 읽게 된다.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두 번째 달, 블루문 신운선 저, 창비, 244쪽. 최근 낙태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유경이가 읽어보라고 준 책.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태어난 아이, 그리고 본인도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아이. 그 과정에서 오롯이 여자가 짊어지고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과 고통을 그리고 있는 소설.
피프티 피플 정세랑 저, 창비, 396쪽. 책의 마지막에 나와있는 저자의 말처럼, 퍼즐의 바탕을 맞춰가는듯한 느낌의 소설이다. 뚜렷한 한 명의 주인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사연이 있고 스토리가 있다. 가슴 아픈 사연도 있고, 뭉클한 이야기도 있고, 소름끼치는 이야기도 있고, 내 친구의 이야기 같은 것도 있다.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려낸다. 잠실동 사람들의 병원 버젼같은 느낌의 책이랄까. 다독다독을 통해서 좋은 책을 읽게 되어 무척 흐뭇하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저, 문학동네, 224쪽.
인생 위화 저, 백원담 역, 푸른숲, 304쪽. 위화의 위대한 소설, 인생. 작년에도 읽었었는데 이번에 의 책으로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인생이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 위화의 말처럼, 인생은 그저 살아있는 것을 위해 사는 나의 인생의 전환점은 무엇이었나? 무엇이 인생의 복일까?
유원 백온유 저, 창비, 228쪽. 유경이의 강력한 권유로 읽은 책. 십여년전 아파트 화재 사고에서 살아남은 아이, 유원의 이야기. 동생을 이불에 싸서 아파트 밑으로 던지고 사망한 누구에게나 사랑받던 언니, 아파트 밑에서 자신을 받아 불구가 되어버린 아저씨, 살아남았으나 가족과 자신을 살린 이들에게 끝없는 죄책감과 채무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아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저, 정영목 역, 청미래, 278쪽. 다독다독의 7월의 책으로 읽었다. 다독다독의 발제문. 1. 사랑은 첫 눈에 반하는 것 vs 오랜 시간에 걸쳐 알아가는 것? 2. 사랑은 문화·사회적으로 학습된 것 vs 타고난 본능? 3. 사랑은 구속 vs 자유? 다른 대상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나? 사랑이 변하나? 4.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취향,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취향? 5. 어떻게 덜 고통스럽게 헤어질 수 있나? 6.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나?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