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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3) 아몬드 [문학-청소년] (손원평) 본문

Report of Book/문학

(2021-43) 아몬드 [문학-청소년] (손원평)

재도담 2021. 8. 24. 09:17

아몬드 

손원평 저, 창비, 236쪽. 

예전에 한번 읽었었는데, 이번에 다독다독 모임 책이라, 다시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빠르게 읽힌 것 같다. 

뇌의 이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그래서 타인의 감정도 유추해볼 수 없는 소년의 성장기.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희노애락애오욕을 느끼는 것은 생존과 깊은 연관이 있다. 

기쁘고 즐거운 것만 도움이 된다면,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도 잉태되지 못했겠지만,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도 진화로 남겨진 걸 보면 그런 감정들도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감정이라는 뜻이리라. 

우리는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얼마나 공감하는가. 

타인의 슬픔을 내버려둔채 나홀로 행복할 수 있는가. 

타인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타인의 슬픔에 함께 슬퍼하는 것은 

위선이나 자기기만이 아닌 인간의 생존을 위해 유전된 본능이다. 

어떻게 이것을 위선이나 자기기만으로 해석하는 인간들을 보면 저 인간과 내가 같은 종인가, 싶은 의구심이 든다. 

 


다독 감상문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희노애락애오욕을 느끼는 것일까? 좀 뚱딴지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모든 포유류가 느끼는 감정은 각 개체가 생존에 유리하도록 이끌어주는 느낌의 집합체라고 생각한다.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행복해 지는 것은 에너지를 비축해두게 만들고 성적인 접촉에 쾌락을 느끼는 것은 유전자를 대물림하는 역할을 해준다. 공포를 느끼는 것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슬픔을 느끼는 것은 공동체의 연대의식을 강화한다. 이런 개인적인 감정들과 공감능력은 각 개체 또는 집단의 생존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고, 감정이 배제된 삶은 도태거나 소멸하기 쉬웠으리라. 

주인공 윤재는 편도체의 발달장애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소설이 아닌 현실세계였다면 아마 윤재는 공동체에 편입되지 못하고 소외된 삶을 살게 되거나 소위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솔직히 재미있게 읽었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주제의식을 파악할 깜냥이 안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윤재 만큼이나, 공동체에 기여하고 있을까. 내가 속한 집단을 구성하는 이들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며, 그들이 자신의 삶을 잘 버텨나갈 수 있도록 연대해주고 있을까. 우리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나의 감정과 공감능력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신문이나 뉴스의 사회면에 실린 기사들을 보면서, 잠깐 측은지심을 느끼거나 분노를 느끼지만 찰나의 순간에 그런 감정들은 휘발되고 내 삶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의해 탈취되고 남은 아프간 국민들을 보면서 슬퍼하고 안타까워하지만, 막상 난민에 대해서는 절대 국내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누리꾼들의 글을 보면, 우리가 가진 공감능력이 도대체 무슨 소용인지 의문이 생긴다. 무늬만 남아있는 공감능력보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곤이 옆에서 대신 맞아주고 있는 윤재가 이 사회를 지켜주는 훨씬 강한 힘이 아닌가.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각종 범죄를 보면서 분노하지만, 사회를 바꾸고자 내 삶의 한켠을 내어주고 있지 않는 내가 진짜 사이코패스가 아닌지 자문해본다. 


책건문 

나는 누구에게서도 버려진 적이 없다. 내 머리는 형편 없었지만 내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153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218 

한때는 내적으로 부족함 없이 자라난 것이 작가가 될 깜냥이 못 되는 거라 생각해 부끄러웠던 시절도 있다. 세월을 거치면서 그 생각은 바뀌었다. 평탄한 성장기 속에서 받는 응원과 사랑, 무조건적인 지지가 몹시 드물고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것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큰 무기가 되는지, 세상을 겁 없이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는지, 부모가 되고서야 깨닫는다. 23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