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port of Book/문학 (166)
redGen's story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저, 송은경 역, 민음사, 314쪽. 하... 나랑 맨부커 상이랑은 정말 안맞는 것 같다. 읽으면서 계속 속으로 욕하면서 읽었다. 도대체 이 책이 왜 문단의 호평을 받는가?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왜 이리도 불분명한가? 화자가 묘사한 상황과 그가 느끼고 있는 것은 왜 이리도 앞뒤가 맞지 않는가? 도대체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부분을 좋았다고 하는걸까? 정말 욕을 한바가지 부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맨부커상 수상작들은 안보고 싶다.
동정 없는 세상 박현욱 저, 문학동네, 188쪽. 재밌다. 유쾌하다. 박현욱 작가의 등단작인데, 이후에 나온 도 좋았고 이 책도 좋았다. 작가가 나랑 비슷한 색깔의 사람인듯.
옆집 아이 보고서 최고나 저, 스푼북, 240쪽. 유경이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말이 안되는 내용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읽다가 엄청 빡치긴 했는데, 재미있는 요소들도 있긴 함. 확실히 요즘 소설들은 결핍에 관한 주제들이 많다.
허구의 삶 이금이 저, 문학동네, 256쪽.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 읽고 슬럼프기간을 지나는 동안 기록을 하지 않았더니 내용이 벌써 기억이 안난다.
불량 가족 레시피 손현주 저, 문학동네, 200쪽. 우울하고 불안한 가족 이야기를 재미있고 웃기게(?) 그려 놓은 소설. 작가의 말처럼, 힘들고 상처 투성이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엄마가 떠난 뒤에 킴벌리 윌리스 홀트 저, 임정은 역, 우리교육, 256쪽. 엄마가 자살하고 남겨진 딸이 겪는 삶을 담담하게 그린 소설. 배경이 괌이라, 뭔가 친근한 느낌과 색다른 느낌이 있다. 초반에는 지루한 느낌이 있었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따뜻해지는 감동이 있다.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저, 왕은철 역, 현대문학, 560쪽. 「천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알게 된 할레드 호세이니의 첫 소설, 「연을 쫓는 아이」. 천개의 찬란한 태양처럼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다. 호세이니는 정말 타고난 이야깃꾼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약골이었다. 깡마른 몸에, 비실비실하고, 늘 코피를 달고 살았다. '남자'라는 이유에서였는지, 나는 강해지고 싶었고 '바바'처럼 용기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누가 봐도 약골로 보이는 자신이 싫어 이런 저런 운동으로 몸을 단련했지만, 서너달을 지속하기가 무섭게 늘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그만 두곤 했었다. 성인이 된 지금, 이제 약골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로 몸을 키웠지만, 여전히 나는 ..
내 생애의 아이들 가브리엘 루아 저, 김화영 역, 현대문학, 304쪽.
레몬첼로 도서관 탈출게임 크리스 그라번스타인 저, 정회성 역, 사파리, 408쪽. 유경이가 읽으라고 강요해서 읽은 책. ㅎㅎㅎ 재밌다. 「쥬만지」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섞어놓은 느낌이랄까? 갑자기 게임이 하고 싶어진다.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저, 안정효 역, 소담출판사, 400쪽. 미래사회. 인간은 인공적으로 수정, 부화된다.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감정들은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특히나 일부일처제라던가 친부, 친모의 개념은 매우 추잡스런 것으로 여겨진다. 모든 인간의 행동은 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multi-sex partner를 갖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모든 인간은 α, β, γ, δ, ε의 등급으로 나뉘어서 생산되며 이 등급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의외로 나에겐 크게 디스토피아로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헉슬리가 이상향이라고 생각하는 원시 부족(?)의 모습이 더 부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물론, 인간을 목적에 맞게 생산해내고, 그들이 사회가 ..
마음도 복제가 되나요 이병승 저, 윤태규 그림, 창비, 144쪽. 유경이 추천으로 읽었는데, 아 진짜 안에 있는 모든 이야기가 다 너무 좋다. , , , , , , , 한 편 한 편이 모두 주옥같다. 에서는 인간복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고, 는 낡아빠진 자전거가 주인과 마음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 는 일에 대한 사명감, 공부에 대한 내적동기를 이야기하고 는 이혼한 엄마와 살고 있는 주인공이 새아빠를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의 갈등을 이야기한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에서는 사업이 몰락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이 어떻게 넉넉한 마음을 얻어가는지를 그리고, 도 가난한 화가를 꿈꾸는 아이의 성장기를 그린다. 유경이 덕에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작가를 발견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저, 임홍빈 역, 문학사상사, 252쪽. 역시나 난 무라카미 하루키와는 별로 안맞나보다. 누군가 이 책이 자기 인생 책이라고 얘기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난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 스타일의 오컬트(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 문학이 와닿지 않는다. 이런 비현실적인 장치가 왜 필요한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렉싱턴의 유령은 총 7개의 단편이 들어있는 단편 모음집인데, , , , , , , 가 그것이다. 이 중에선 은 좋았다. 여기에는 오컬트적 요소도 없고 시사성도 묵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악을 주도하는 인간도 있지만, 거기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피해자의 피해를 더욱 극대화시킨다는 주제는 매우 공감이 되고, 실제 우리 사..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저, 김이선 역, 문학동네, 280쪽. 10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구멍, 코요테, 아술,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강가의 개, 외출, 머킨, 폭풍, 피부, 코네티컷 그 중 표지의 표제로 뽑힌 이 가장 좋았다. 앤드루 포터는 매우 담담하고 침착하게, 아주 서서히 관조하는 자세로, 이야기를 해 나간다. 내용이 그렇게 담담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그의 말하는 태도는 그렇다. 그래서 한 편의 희미한 파스텔 그림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은 매우 좋았지만, 뒤쪽에 나오는 단편들은 난해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이야기 자체가 그런 것인지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뭔가 미국스러운, 잿빛 단편집이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 김선형 역, 살림, 464쪽. 너무 아름다운 소설이다. 나는 자연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기계를 잘 읽는 사람도 좋긴 하지만, 바람을 읽고, 새의 노래를 읽고, 물의 흐름을 읽고, 곤충의 몸짓을 읽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다. 이 책은 나에게 너무나 아름다운 환타지 소설(타인의 보호없이 스스로 살아가는 늑대소년 같은)이면서, 한 소녀의 성장소설, 한 여자의 로맨스소설, 살인사건을 파헤쳐가는 추리소설이다. 인간의 고독을 다루고, 자연과 개발의 줄다리기를 다루고, 인종문제, 여성문제를 다룬다. 습지와 늪의 생태계에 대한 자세하고 시적인 묘사는 너무나 아름답다. 여러 번을 다시 읽어도 좋을 명작이다. 카야의 삶은 너무나 힘겹고 위태로웠지만, 나는 한편으로 카야의 삶을..
자기앞의 생 에밀 아자르 저, 용경식 역, 문학동네, 372쪽. 단번에 내 인생 최고의 소설로 등극한, 에밀 아자르의 . 진짜 미친놈처럼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면서 껄껄 소리내어 웃으며 울며 책을 읽었다. 한 문장에 눈물을 쏙 빼 놓고, 다음 문장에서 사람을 미친듯이 웃게 만들면 도대체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나는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 인생 소설은 죄다 아이가 주인공이거나,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 자기앞의 생은, 14살 이슬람 소년 모모와, 유대인 보모 로자 아줌마의 사랑 이야기다. 사랑은 위대하다. 하밀 할아버지의 말처럼,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우리가 살아있는 이유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 해도,..
테오도루 24번지 손서은 저, 문학동네, 208쪽. 연속해서 계속 너무 좋은 책들을 읽고 있다. 요즘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 소설같지가 않다. 성인을 위한 소설같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이 책도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스토리도 탄탄하다. 그리스의 후미진 동네에서 수블라키* 장사를 하는, 민수(16)와 아빠 경호(34). (* 그리스식 패스트푸드) 모델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그리스로 넘어왔으나 가진 걸 모두 잃고 짝퉁가방을 팔러 다니는 나이지리아 촌뜨기 요나(16)와 그의 딸 줄리아(8m). 민수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바소 빌루 아주머니와 그의 큰 딸 디미트라(18), 이란성쌍둥이 동생인 마르타(16)와 콘스탄티노스(16), 그리고 이복형제 레오니스(16). 그들이 서로 얽히고설켜서 만들어내..
열한 살의 아빠의 엄마를 만나다 케빈 헹크스 저, 강하나 역, 내인생의책, 164쪽. 왜 출판사가 책 제목을 이따위로 번역해 출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제가 훨씬 좋다. Sun & Spoon. 비록 번역한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책은 아동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내 인생도서가 되었다. 주인공인 스푼은 집안에서 둘째 아들이고 열한살이다. 위로 형이 하나 있고, 아래로 괴짜 여동생이 하나 있다. 최근에 스푼은 할머니를 여의었다. 스푼은 할머니를 잃은 슬픔, 그리고 하루 하루 시간이 갈수록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힘들어한다. 그리고 할머니를 잊지 않기 위해 할머니의 유품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아내를 잃은 것에 힘들어하고 슬퍼하는 할아버지를 자극하지 ..
어느 날 그 애가 이은용 저, 국민지 그림, 문학동네, 152쪽. 이 책도 유경이가 읽어보라고 준 책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단편이 다 너무 좋았다. 특히나 내 맘에 와 닿았던 건, 첫 번째, 소라 이야기인 '희영이 언니'와, 다섯 번째, 안나 이야기인, '열두 살, 그리고 우리들'이라는 이야기였다. '희영이 언니'는 엄마와 살던 소라와, 아빠와 살던 희영이 언니가, 두 어른의 결혼으로 한 가족이 되면서 벌어진 이야기인데, 아빠와 살던 희영이 언니가 소라와 새엄마를 싫어하면서 생기는 갈등을 다룬다. 희영이 언니는 자신만을 봐주고 사랑하던 아빠가, 새엄마 그리고 새동생에게 사랑을 주면서, 사랑을 뺏긴듯한 마음에 마음이 많이 상하지 않았을까, 추측..
우주에 남은 마지막 책 로드먼 필브릭 저, 김희정 역, 우리같이, 280쪽. 권일한 선생님께 추천 받은 책. 먼 미래, 핵전쟁(?)의 여파로 지구상에는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는 곳이 거의 없다. 하지만 문명은 발달해서 자동차는 인공지능이 조정하고, 사람들은 글을 읽고 쓰는 대신 뇌에 전극을 꽂아 가상현실을 체험하기도 한다. 할렘가 같은 폐허속에서 살아가는 한 아이가, 대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한 할아버지와 함께 자기가 사랑하는 아픈 여동생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글의 주요 줄거리다.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주인공 아이에게 '책'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아이는 동생을 향한 사랑으로 험난한 모험을 하며, 희생과 생명, 자연의 가치를 배워간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에덴 동산 같은 곳의 우월유전자 그룹은..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김경연 역, 풀빛, 30쪽. 음악가의 도로와 작가의 도로를 청소하는 청소부. 그는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는데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어느날 꼬마아이보다도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 더 모르고 있다는 생각에, 그들에 대해 공부하기로 한다. 그리고 자신이 청소하는 길의 음악가와 작가들을 알아간다. 어느덧 음악과와 작가들을 깊이있게 알아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읊조리며 청소를 하는 그는, 유명인사가 되어있다.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에, 정중히 자신의 소임은 청소라며 거절하는 청소부. 자신의 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일을 하면서도 다른 것을 공부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