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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1) 변화하는 뇌 [과학/인문학] (한소원) 본문

Report of Book/과학

(2021-21) 변화하는 뇌 [과학/인문학] (한소원)

재도담 2021. 4. 27. 16:03

변화하는 뇌

한소원 저, 바다출판사, 276쪽. 

책에 줄 그은 문장. 

한마디로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계속 변한다는 얘기다. 이는 그 의미를 넓혀보자면 결국 우리 인생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뇌는 경험할수록 변화하고 스스로 회복한다. 
(...)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의 뇌는 변화하기 마련이고 이는 현재뿐만이 아니라 미래까지도 바뀌게 만든다. 우리가 상상해보는 미래 역시 현재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경험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주어진 삶을 더 가치 있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성공하는 삶은 아무런 어려움 없는 편한 삶이 아니다. 내 삶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삶을 더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죽음에 대해 의식적으로 인지하 고 산다는 것은 오히려 삶을 더 밝힐 수 있게끔 한다.

우리는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의식할 수 없다.

인간의 감각과 지각 경험은 이 세상의 환경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의식적 경험이 선택한 일부일 뿐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시각적 스펙트럼은 세상에 존재하는 빛 중 아주 일부일 뿐이다. 우리의 경험은 생물적 한계에 의해서 결정되고, 우리는 이러한 경험이 곧 세상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 
감각기관과 뇌의 활동을 통해 경험하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그대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감각 경험은 환경과 뇌의 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세상의 진실이 아니라 내 경험의 진실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는 세상은 내가 경험하는 세상과 다르다. 내가 이해하는 세상을 통해 다른 사람을 정확히 이해한다고 결코 자신해서는 안 된다. 이는 큰 오해다. 

외상을 당해서 뇌를 다치면 사고 당일에 대한 기억은 거의 돌아오지 않는다. 외상이 심하면 심할수록 사고를 당한 당시의 전후를 포함한 더욱긴 시간에 대한 기억이 손상되기 쉽다. 기억이 아직 응고되지 않았는데 뇌를 혼들어서 기억을 지위 버린 것이다. 기억이란 과거의 일을 비디오 파일로 만들어 뇌에 저장해둔 것이 아니다. 기억은 뇌의 수많은 신경세포들의 특정한 연결 패턴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 기억이라는 작업은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를 유지하고 저장하는 것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기억은 뇌라는 컨테이너에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넣어놓는 작업이 아니라 현재의 뇌가 활동하는 작업이다. 오랫동안 같은 연결 패턴의 신경세포들이 계속 활성화될 때 그 연결은 강화되어 익숙하고 빠른 작업이 가능해진다. 이런 되풀이되는 신경세포들의 활동 흔적을 기억이라 부른다. (...) 기억은 없어질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기억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뇌의 활동이다. 또한 기억은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에 적응하기 위한 뇌의 활동이다. 손상된 뇌도 적응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뇌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려 한다. 따라서 뇌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학습이 필요한가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활동한다. 환경이 항상 예측 가능하다면 뇌는 학습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상황이 변화하면 우리는 변화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더 알아내야 하고 나의 행동에 따라 환경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도 기억해야 한다. 뇌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더 열심히 활동한다. 

정서는 생리적 반응에 대한 인지적인 해석이다.
(흔히들 정서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연구에 따르면 생리적 현상이 일어나고 그것에 대한 “인지적 현상”으로 정서(감정)를 이해한다)  

어떤 사건이 나쁜 감정을 초래하거나 반대로 좋은 감정을 초래하는 것을 경험하면 연관된 감정이 그 사건과 함께 기억된다. 이 기억은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신체적인 감각으로 유쾌함이나 불쾌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신체적 감각의 자취가 ‘somatic marker’이며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Somatic marker에 대해 다마지오는 이렇게 표현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를 '느낄' 필요가 있다.” 

시간이 흘러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히 나이가 들어간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인간의 신체는 (뇌를 포함하여) 계속 변화한다. 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기만 하면 안 된다. 발달은 유아기와 청소년기로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니기에 전 생애를 통해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변화해야만 한다. 

성공적 노화를 위한 전략, SOC 이론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모든 것을 해내려고 애쓰기보다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선택selection'하기, 그 선택한 것을 '최적화optimization'하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compensation'하기. 이것이 지혜롭고 성공적으로 노화를 받아들이는 전략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하는 활동들, 가령 외국어 공부나 사회적 활동, 인지 능력이 요구되는 여러 활동 등 의미와 목적을 둔 삶을 사는 일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이 어린 시절의 학교 교육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학습이 뇌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결론이지만, 학교 교육을 넘어선 평생의 학습과 교육은 고령화 시대에 무척이나 요구되는 변화이다. 학습이 결국 뇌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춤은 뇌를 젊게 해주는 운동이다. 춤은 감각능력과 균형을 향상하고 공간 인지 능력과 기억력에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도 춤을 추는 것은 즐겁다. 음악의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은 도파민 보상체계를 활성화시킨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추는 춤은 사회적인 참여를 늘리고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춤은 균형, 힘, 지구력뿐 아니라 인지 능력, 음악과 파트너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적응력과 집중력, 우아하고 유연한 움직임을 위한 예술성, 그리고 동작을 외우기 위한 기억력 등을 필요로 하는 총체적 활동이다. 

지금까지 소개된 연구 중에서 노화를 동반하는 뇌의 손실을 되돌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추천하는 것이 유산소운동이다. 

18세 이상 성인을 위한 신체활동의 가이드라인은 청소년기보다는 약하지만 현대인들의 평균적인 움직임보다는 한참 더 많은 활동을 권한다. 매일 일상 속에서 앉아 있는 시간보다 움직이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하며,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300분(2시간 반에서 5시간)까지 중강도에서 고강도의 유산소운동을 필요로 한다. 일주일에 2회 이상 근력 운동도 꼭 해야 한다. 일주일에 2시간 반에서 5시간까지라는 유산소운동은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나누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가능하면 일주일에 5시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여러모로 유익하다. 유산소운동이 중강도에서 고강도로 요구되는 것처럼 근력 운동도 자신의 최대치까지 시도하는 것이 좋다. 즉 힘들어서 못 할 때까지 해야 충분히 운동이 된다는 말이다. 

내가 타인이 감정에 대하여 웃고 우는 것으로 반응하지 않더라도 신경 수준의 모방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의 명백한 움직임은 감정적 경험을 좀 더 높여주어 감정적 이해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공감 능력이 개별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공감 반응의 근본이 되는 신경회로의 기전이 얼마나 효율적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공감 능력이 높지 않은 개인들의 경우에 직접 몸을 움직이며 행동하는 것이 공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뇌는 사회적이다. 다른 사람을 공감해주면서 교류하는 것은 가장 본능적이고 기본적인 기능이다. 거기에 더해 다른 사람을 따라 할 때 더 가까워진다. 우리의 정서는 신체를 통한 감각과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경험이 되는 반응이다. 책을 읽는다거나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공감을 통해서 무언가를 경험하는 일이다. 이런 공감의 기제 역시 내가 그 입장이 되어 상상하는 과정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뇌는 변화한다. 뇌 가소성이라는 것이 원하는 대로 뇌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뇌졸중이나 사고로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 신경세포들이 죽으면 그 신경세포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 그러나 주변의 신경세포들이 연결망을 확장하여 손상된 기능을 대신 맡아주면 뇌졸중으로 뇌의 조직이 손상당해도 점차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뇌가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의 '뇌 가소성'이라는 단어는 손상된 뇌세포의 기능을 다른 뇌 세포가 맡아서 한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학습은 결국 뇌의 연결망을 바꾸는 작업이다. 

학습 연구에서 ‘시험 효과’라는 것이 있다. 입력한 것을 반복해서 공부하고 암기하는 것보다, 입력하는 과정과 배운 것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뇌의 경로들, 즉 다른 연결망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 학습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 단일 과제를 반복하여 마스터하는 것보다 다양한 과제를 섞어서 배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론도 있다. 이렇게 다른 학습 내용이 섞여 있을 때 학습 효과가 늘어나는 것을 ‘간섭 효과’라고 부른다. 

풍성한 환경과 새로운 학습은 뇌의 연결을 최적화한다. 피아노를 치는 것도 뇌의 구조를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습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으며 노력이 필수로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아야만 발전할 수 있다. 어렵다는 느낌을 굳이 피하지는 말자.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은 뇌를 성장하게 만든다. 그것이 곧 우리 삶의 본질이 된다. 

정서 상태는 행동 경향성과 관련하여 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많은 경우 부정적인 정서는 특정한 행동 경향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화가 났을 때 공격적으로 앞으로 나아가 행동하지만 두려움이 있으면 뒤로 물러난다. 
반대로 긍정적인 정서는 부정적 정서 와는 달리 특정 행동 경향과 관련이 없다. 대신에 긍정적인 정서는 인지 범위를 넓히고 유연한 행동으로 나서게 하는 경향을 갖는다.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각성수준이 다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대뇌의 각성수준이 이미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외부환경은 에너지를 소진시키기 쉽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들은 대뇌의 각성수준이 낮은 경우이기 때문에 여러 다양한 자극을 찾아서 각성수준을 높이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조정하려는 항상성 homeostascis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