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저출산 문제 대책 본문
출산율 저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이의 돌봄 문제다.
물론 그 외에도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겠지만, 일단 출산 후 당장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출산장려금과 같은 정책은 출산율 증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국가 예산만 낭비하는 졸속정책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출산하고 나면 당장 아이를 옆에서 봐줄 주양육자가 필요한데
대개 한국사회에서 그 역할은 아이의 엄마가 맡게 되고 그것은 여성의 경력 단절 또는 영구 정지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여성 근로자 고용해봐야 출산 시기가 다가오면 퇴사할 것을 기정사실화 하거나
또는 완전히 그만두지 않더라도 2-3년간의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서 업무의 흐름이 끊기게 되는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육아문제를 국가에서 해결해주지 않는 국가에서,
사용자(회사)가 여성 근로자를 기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가정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국민총소득이 2만달러 이상 되는 국가에서, 외벌이로 가정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아이의 부모가 모두 직장생활을 유지하게 될 경우, 아이는 (외)조부모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겨질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도 가정에 많은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연로하신 분들께 아이를 맡기는 것도 죄송스럽고, 그마저도 그분들께서 건강하고 체력이 되실 때라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조부모와 어쩔 수 없이 합가를 하거나, 또는 집근처로 이사를 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 베이비시터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난감해 하는 일을 보는 것은 너무 흔한 광경이다.
어렵사리 마음에 드는 베이비시터를 만난다 하더라도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아이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양질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늘려야 한다.
생후 3개월만 되어도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하고 돌봄교사 한 명당 관리하는 아이의 수를
철저히 제한하고 다수의 교사가 다수의 아이를 관리하면서 서로 교차 돌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갈 때 어린이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가 특별한 행동을 하거나 신체적인 변화를 겪은 것은 없는지 알려줄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의무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돌봄교사의 월급이나 복리후생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도 3개월이 된 아기를 받아주는 어린이집이 있긴 하지만,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 특히나 아이의 엄마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조부모나 남편의 눈치를 보며, 아이를 엄마가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충분히 높은 수준의 믿을 수 있는 어린이집이 생기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에 대해
부모 모두가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야, 출산을 고려해보기라도 할 수 있다.
엄청난 비용이 들겠지만 그것은 결국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또는 인구절벽을 탈출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절차다.
다른 비용을 줄여서라도 여기에 국가의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지 않을까.
'Scrib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덕 (0) | 2017.11.16 |
---|---|
인류가 진화의 결정판? (0) | 2017.11.11 |
좌파의 탈을 쓴 우파 (0) | 2017.10.26 |
시스템 위에서 살아가기 (0) | 2017.10.20 |
경험 (0) | 2017.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