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2019-52)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인문학/에세이] (알랭 드 보통) 본문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저, 박중서 역, 청미래, 336쪽.
오랜만에 너무 즐겁게 읽은 보통의 에세이.
세속적인 무신론자들이 기존의 종교에서 배우고 얻을 부분들에 대해 기술해놨다.
1. 교리가 없는 지혜
무신론자라 하더라도 종교가 그간 인류에게 가져다 준 여러 이점들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길 필요는 없다. 경전이 신에게서 나온 것이라거나 거기에 있는 내용이 전부 쓸데없는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릴 필요가 있다.
2. 공동체
집회장소는 낯선 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나이, 인종, 직업, 학력, 수입수준 등이 같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에게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하며, 세속적 불안과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함께 식사를 하면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다.
3. 친절
국가는 법의 테두리 외에는 개인의 행동을 제한할 수 없으나, 종교는 훨씬 넓은 도덕규범들을 권하고 명령한다. 국가는 범죄가 저질러 지고 난 후에야 그것들을 단속하지만, 종교는 범죄의 싹이 자라지 못하도록 미연에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다. 사회에서 우리는 유아들의 자제력, 판단력이 부족함을 인지하고 그걸 개선시키려 하나, 종교는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고 계몽에 힘쓴다. 모든 종교의 성인들은 우리에게 역할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본받을 만한 행동과 그 동기를 제공한다.
4. 교육
현대의 교육이 실용적인 기술을 체득하기 위한 것으로 변모한 반면, 과거에는 교육의 목표가 능력 있고 교양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적절한 문화 교육은 우리의 이웃에 대한 사랑, 인간의 혼란을 제거하고 인간의 불안을 감소시키려는 열망을 우리 안에 고취시켜야 한다. 종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교육한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분노를 진정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타인의 잘못에 관대할 수 있을까?’ 종교는 인간이 인간이 망각의 동물임을 알고 지속적으로 반복되게 메세지를 전달한다. 세속사회는 반복된 교육을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하지만, 종교는 매 기념일을 통해 반복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한다.
5. 자애
종교는 인간을 위로한다.
6. 비관주의
종교는 인간이 비참에 처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서로의 실패와 고통을 통해 나 혼자만이 겪는 일이 아님을 알게한다.
7. 관점
종교는 초월적, 우주적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겪는 슬픔, 고통, 우울 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 미술
권선징악, 역할모델, 위로와 평안 등을 제공한다.
9. 건축
종교 건축의 배후에 있는 목적을 부활시키고 지속시켜야 한다.
10. 제도
우리에게 제도가 필요한 까닭은, 우리가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일종의 보조 도구와 적극적인 기억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는, 우리의 정신이 쉽게 산만해지고 너무 미숙한 까닭에 그런 감정을 위한 시간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19세기 프랑스 사회학자 오귀스트 콩트 - 미래의 세계에서 똑똑한 사람은 누구도 신을 믿지 않을 것이고 무학자, 광신자, 어린이, 불치병 환자만이 신앙을 가질 것이다. 세속 사회는 오로지 부의 축적, 과학적 발견, 대중오락, 낭만적 사랑에만 전념할 것이며 윤리적 교육, 위안, 초월적 경이, 결속의 원천이 완전히 결여한 사회가 되어 결국에는 견디기 어려운 사회적 병리 현상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속종교의 창설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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