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edGen's story

(2018-07) 유럽 사상사 산책 [인문학-철학] 본문

Report of Book/인문학

(2018-07) 유럽 사상사 산책 [인문학-철학]

재도담 2018. 2. 23. 14:23

유럽 사상사 산책 

이와타 야스오 저, 서수지 역, 옥당, 316쪽. 


이 책은 유럽 사상을 개괄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유럽 사상은 크게 그리스 사상과 히브리 신앙이라는 두 개의 주춧돌 위에 세워졌다. 그리스 사상의 본질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자각과 이성주의理性主義라고 말할 수 있다. 이성주의는 변화의 이면에 있는 불변의 진리를 탐구하는 자세를 말한다. 히브리 신앙은 온 우주를 신의 피조물로 여기고 애니미즘animism을 거부하면서 이 세계에서 마신적 힘을 추방하였고, 인간을 신을 닮은 피조물로 여기면서 천부인권의 개념을 가져왔고, 예수의 가르침인 사랑과 용서를 핵심적 가치로 여겼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그리스 사상을 다루고 2부에서는 히브리 신앙을, 3부에서는 유럽 철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발췌하여 다루고 있다. 

1부에서 다루는 내용 

호메로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아이스킬로스 《오레스테이아》 -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
소포클레스 《트라키스 여인들》, 《오이디푸스 왕》
크세노파네스 「신은 부동의 동자」
파르메니데스 「존재론」
데모크리토스 「영혼의 평정이 행복이다」
프로타고라스 「인간은 만물의 척도」 「진리상대주의」
소크라테스 「무지의 자각」「선/덕이란 무엇인가」
플라톤 《국가》, 「인간의 영혼은 이성, 기개,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성이 기개와 욕망을 잘 통제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은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다」

2부는 성경과 기독교 사상에 대해 다룬다.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는 것은, 인간은 이 땅에서 고향을 가질 수 없는 방랑자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것은, 아브라함의 신앙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마저 포기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세가 이끈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양한 출신 성분으로 이루어진 유목 민족이었으나, 십계명을 중심으로 신앙 공동체(혈연이 아닌 신앙으로 하나된 민족)를 이루었다. 
기독교의 신은 타자를 필요로 하고, 타자와 함께하는 것을 본질로 한다. 그것은 곧 사랑이다. 
여호와는 자신의 형상을 본따 인간을 만들었다. 고로 인간도 본질적으로 타자를 필요로 하고 거기에는 사랑이 뒤따른다. 
사랑은 자유의지가 있는 상대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사랑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할 수 있는 자유. 여기에 종속관계가 있어서는 안된다. 
아모스는 신앙의식과 윤리를 분리했다. 당시에는 그것이 매우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이사야(후반부를 기록한 제2이사야)를 통해 드러난 신은, 더 이상 구원의 신이 아닌, 인간이 되어 인간의 죄를 대신할 정도로 인간과 더불어 고통 받는 신이다. 
예수의 본질은 사랑이다. 사랑 앞의 율법은 아무 것도 아니다. 

3부 

1장 중세 기독교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 - '내가 존재하고,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의 존재와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앎을 사랑한다'는 인식구조는 삼위일체 구조와 일맥상통한다. 우리 인식 구조는 신이 우리를 자신과 닮은꼴로 빚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외부 세계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대신, 스스로의 내면에서 자신을 초월하고 신을 영접해야 한다. 신은 영원한 존재, 진리 그 자체, 사랑 그 자체로, 우리 마음속 가장 깊숙한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루터 - 「만인사제설」, 「성서주의」
2장 이성주의 
데카르트 - 《방법서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신의 존재 증명-완전한 존재자' 
칸트 - 이론이성에 의한 형이상학의 부정+실천이성에 의한 형이상학의 재건. 「정언명령」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 「근본악」자기애의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이성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지 않는 인간의 습성. 종교의 본질은 도덕이며, 도덕 이외의 요소는 종교에서 중요하지 않다. 
3장 경험주의

4장 사회철학
존 로크 - 「자연법」. 인간은 모두 창조주의 유일한 피조물이므로 평등하게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인간은 모두 독립적이며, 평등한 존재다. 「사회계약설」자연상태에서 자연법에 기초해 자유롭게 행동하던 권리를 포기하고, 하나의 정치사회를 결성해 부정행위자의 처벌을 공동체의 구성원인 다수의 의지에 맡기게 되었다. 
헤겔·마르크스 
공산주의 사회의 붕괴는 자유에 대한 억압에서 기인한다. 
관용이란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나와 다른 것을 나에게 동화하려 하지 않고 차이를 유지한 채 받아들이는 정신이 관용이며, 관용의 정신이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할수록 세계적인 연대의 끈, 즉 결속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관용이야말로 현재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며, 문화적 다양성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존 롤스 - '정의'란 다양성을 수렴한 가치.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해야 한다는 요청이나 명령법 또는 율법이 정의다. 
5장 실존철학
키에르케고르 - 마부의 비유. 참된 마부만이 실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데거 - 《존재와 시간》, '평균적 일상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타락한 인간'이다. 실존하기 위해서는 보편성을 초월해서 자기만의 선택과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 존재와 인간의 이해 사이의 문제에 집중. '현존재'란 인간이 존재로 드러나는 장소. 
레비나스 - 전체화와 자기동일성. 선이란 궁극적으로 타인을 위해 내 존재 욕구를 포기하는 것. 우연히 만난 도움이 필요한 사람, 상처 입은 사람, 죽어가는 사람에게 주저하지 않고 다가가는 것, 이것이 타인을 만나다는 의미이며,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레비나스는 신은 실체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에게 신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는 인간의 선한 행위 그 자체였다. 인간의 내면에서 선한 행위를 촉발하는 숨결이 불어오는데, 이 숨결을 레비나스는 'psychisme(숨결과 영혼의 합성어로, '의식의 삶', '정신의 삶'을 의미)'이라는 기묘한 조어로 표현했다. 이 숨결, 영이 바로 신이다. 인간의 외부에 영이 존재하고, 그것이 인간을 움직인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외부에는 아무것도 없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서 불어오는 선의 숨결에 고무되어 선한 행위를 해야 한다. 그때 신의 영광이 드러날 것이다. 


아주 재밌게 읽었다. 너무 간략하게 개괄해놓은 느낌도 없지않지만,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더 큰 장점인 것 같다. 서양철학의 개괄서로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