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탄핵을 주저하는 이유

아직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탄핵을 찬성하는 척 하다가 돌아선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는,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박근혜 퇴진에는 찬성하지만 새누리는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 중 보수를 지지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박근혜에 대한 분노와 실망, 그로 인해 우울증까지 토로하시지만 그래도 결국 새누리를 지지한다고 하신다. 노무현-문재인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는 노무현과 문재인의 과오가 무엇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들에게는 지금 나라를 이렇게 만든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의 죄과가 민주당의 잘못보다 더 작다고 느끼시나 보다. 이러니 새누리가 박근혜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리라. 

둘째는, 그들의 빨대가 끊기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 정도 사건이 터지면 레임덕 할아버지가 찾아오고도 남았다. 그런데 여전히 박근혜를 지지하면서 청와대의 명령에 순종하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는 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최순실을 통한 검은 돈이 그들의 영혼을 잠식한지 너무 오래 되어서 그 마약에 완전히 영혼을 잃어버렸거나,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알려져 있지 않은 위협과 폭력으로 인해 공포의 포로가 되었거나. 

조용히 한 번 생각해보자. 박근혜와 새누리당 의원들이 분리될 수 있는가? 이것이 박근혜 본인만의 문제인가?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뻔히 알고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모른 척 했던 사람들, 또는 그것을 바로잡고 싶어도 제왕적 위계질서 때문에 입도 뻥긋 못하는 당의 구조. 이런 것들을 보고도 여전히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있다면 그것은 새누리당을 더욱 망하게 하는 길이 아닐까? 새누리당이 아예 초전박살 나서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 안에도 선의를 가지고 정치의 길을 들어선 사람이 있을 것인데,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에 따가운 비판의 말들을 쏟아내야 하지 않을까? 새누리의원들이 탄핵을 찬성하고 지지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기존 새누리당 지지자들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