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edGen's story

[Book]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본문

Report of Book/과학

[Book]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재도담 2015. 12. 24. 17:22

2015 - 52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혁신).

스티브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프런티어. 


꽃이 벌을 유혹하는데 필요한 특성을 진화시키면서 벌을 비롯한 많은 곤충도 꽃을 찾아내 접근하는데 필요한 감각 기관을 진화시켰는데, 이처럼 곤충과 꽃이 물리적으로 서로 협력하며 생존하는 결과를 이뤄낸 것을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꽃과 곤충이 공진화하는 동안 조류에도 영향이 미쳤으니 벌새의 탄생이 그러하다. 저자는 이런 과학적 진화 과정에서의 나비효과를 벌새효과라 부른다. 

우리가 과거의 역사를 이해해서 미래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려면 두 종류의 판단 모두가 반드시 필요하다. 달리 말하면 혁신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도 알아야 하겠지만, 어떤 혁신이 널리 받아들여진 후에는 다른 영역까지 바꿔놓는 벌새효과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측하고 이해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어떤 것은 부담스럽더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혜택은 부수적인 비용만큼의 효과가 없다고 결정하는 가치 체계도 필요하다. 

1. 유리 

구텐베르크가 지동설에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발명되기 전까지 유리는 매우 값비싼 사치품이자 희귀 아이템이었다. 유리에 대한 수요도 거의 없었고 유리를 생산하는 사람도 극히 드물었다. 그런데 인쇄기가 발명되고 엄청난 양의 인쇄물들이 나오면서 사람들 사이에 독서 열풍이 일게 되자 사람들은 자신의 시력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로 인해 안경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안경에 대한 수요의 증가는 렌즈산업에 불을 지폈고 렌즈를 가공하고 다루는 일이 활성화되자 이를 이용한 망원경, 현미경이 등장하게 되었다. 망원경의 특허출원 2년후에 갈릴레이는 목성의 위성을 발견했다. 현미경이 의학의 발전에 얼마나 큰 공을 세웠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버넌 보이스라는 사람은 저울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유리에서 얇은 실을 뽑아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뽑아낸 유리섬유는 매우 강한 강도를 지니고 있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유리섬유는 그 강도로 인해 가정용 단열재, 옷, 서핑보드와 요트, 헬멧, 컴퓨터 회로판, 항공기의 동체 등에서 사용된다. 1970년대에는 서로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두 물질, 유리와 레이저광선을 합쳐서 광섬유fiber optics를 만들었다. 오늘날 전 지구를 망라하는 인터넷망은 광섬유 케이블로 되어있고, 북아메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목소리와 데이터 전부를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월드와이드웹도 결국 유리실로 짜여져 있다고 보면 된다. 

유리의 발전이 르네상스에 공헌했다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까?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인쇄술의 발달로 유리산업이 활황을 이루게 되었을 때 야금학과 유리가 만나 거울이 탄생되었다. 거울은 예술에 큰 영향을 주었다. 미술에서는 화가들이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고 거울을 이용한 원근법이 창안되었다. 작가들은 1인칭 시점의 소설을 쓰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신의 심리와 내면에 대해 철저하게 탐색하기 시작했다. 거울이 르네상스를 열었다고 한다면 억지스러운 소리가 되겠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가능성에 일조를 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2. 냉기 

1800년대 중반 프레더릭 튜더라는 인물은 보스턴의 부유한 가문 출신으로 북부 기후권에 살고 있어서 비교적 얼음을 쉽게 접했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열대 지역으로 얼음 무역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열대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한평생 얼음을 구경해 본 적도 없던 터라 얼음에 대한 수요는 전혀 없었다. 튜더는 오랜 기간동안 끊임없이 열대기후에 얼음을 공급했고 그 노력으로 그의 사업이 망하고 난 이후에는 얼음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나중에는 열대기후에 살고 있던 사람들도 얼음이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힘들게 되었다. 이렇게 얼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면서 유통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신선도의 문제로 장거리 운반이 힘들었으나 얼음이 대량 생산, 사용되면서 유통시장이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얼음의 사용으로 장거리 운송이 가능해지자 축산시장도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전에는 육고기의 보존 처리의 문제로 인해 제한이 있었던 축산업도 엄청난 지형변화를 겪게 된다. 결국 얼음이 새로운 유형의 식량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얼음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되게 된 후, 플로리다 주에서 창궐하고 있던 말라리아와 싸움을 벌이고 있던 존 고리라는 의사는 얼음이 말리리아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얼음을 직접 제작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이런 그의 생각은 '인접 가능성adjacent possible'으로 인해 성공을 거둔다. 아이디어는 기본적으로 다른 아이디어들과 그물망처럼 연결되기 마련이다. 예컨대 우리는 이 시대의 도구와 과학적 지식, 개념와 은유를 뒤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혁신에 반드시 필요한 조각들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도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 대부분의 발견은 역사적으로 특정한 순간에 상상할 수 있게 되면, 그 이후로는 다수의 사람이 그것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수백 건의 발명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직관적 통찰'과는 대조되는 개념으로 '느린 직감'이 있다. 이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니라 수십 년을 두고 차근차근 구체화되고 뚜렷해진 아이디어를 말한다. 이런 느린 직감으로 사업을 일군 사람 중 하나로 클래런스 버즈아이가 있다. 그는 수십년에 걸처 '급속 냉동식품'이라는 것을 발명하여 식품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나중에 이는 인공수정의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정자의 보관 문제에 급속 냉동이 기여한다). 

1950년대에 캐리어가 발명한 에어컨은 이후에 인구분포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미국의 정치지형도 바꾸어 놓게 된다. 에어컨은 급속도로 커져가는 도시들, 특히 사막의 도시화에도 큰 공헌을 한다. 

3. 소리 

전화, 진공관, 라디오의 발명은 다른 문화/사회적 변화를 일으켰다. 진공관과 라디오의 발명·보급으로 미국에서는 재즈 열풍이 일게 되었고 각 가정마다 흘러나오는 흑인 가수의 목소리는 흑인 인권 향상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진공관, 스키커와 같은 음향 기기로 인해 히틀러나 마틴 루터 킹 목사 같은 사람들의 대중 집회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음파에 대한 기술 발전으로 음파 탐지기가 발명되었고 이는 해상 무역, 전쟁에 큰 공헌을 하게 되고, 이를 응용한 초음파 장비는 태아의 성별을 알게 해줌으로써 인위적인 남녀성비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는 결과도 초래하게 되었다. 

4. 청결 

5. 시간 

6. 빛 

4-6은 특별히 요약할 꺼리가 없음. 


솔직히 별로 재미 없고 그닥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님. 다만,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뜻하지 않게 전혀 다른 사회의 모습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 

'Report of Book >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26) 클린 거트 [과학/건강]  (0) 2016.09.10
(2016-25) 기생충 제국 [과학]  (0) 2016.09.06
(2016-07)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과학]  (0) 2016.01.25
[Book] 종의 기원  (1) 2012.09.25
[Book] 우연과 필연  (0) 201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