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Book] 우연과 필연 본문
나의 지적 수준이 아직 나약하여,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면서 읽기엔 부족했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이 책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우주의 진화와 문명의 진화,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형이상학의 세계의 기원과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무생물은 정체해 있고 생명은 그 모양을 바꾸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우주는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겪고 있고,
생물은 그 생명의 근원인 유전자에 의해 끊임없이 자기 스스로를 복제해 내고 있으므로
변화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소위 진화라고 일컫는 변화는 이러한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에 실패(?)한 우연의 결과이며
이러한 우연의 산물이 축적되어 생명체는 진화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인류의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와 관념의 진화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관념의 진화가 발달한 이래로, 인류에게는 종교며, 철학이며 하는 형이상학적 개념들이 진화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진화는 인류 또는 해당 공동체가 생존을 유지하기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었다고 믿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새로운 관점들, 시각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득이다.
그런데,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점들, 의문이 있는 부분들이 남아있다.
1. 저자는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는 있으나, 단백질이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어떻게 후천적으로 획득된-경험이나 환경의 변화, 의식적인 노력, 새로운 시도, 학습 같은 것들이 유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2. 설사 아주 낮은 확률로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의 돌연변이들이 유전의 근거가 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수천년의 세월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한 돌연변이의 속도와 환경의 변화의 속도가 일치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화산의 폭발, 지구의 온난화, 대홍수의 출현과 같은 변화들에 대응할 정도의 속도로 진화가 일어나기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3. 저자는 인류에게 남아있는 신화나 설화와 같은 것들이 전적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의 진화적 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 무리에서 법이나 규칙을 잘 따르는 자들이 살아남아 왔으며, 그러한 역사 속에서 인간이 법에 거대한 존엄성을
부여해야만 하는 필요를 느끼게 되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것이 종교의 문화적 산물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과학적, 연역적으로 맞는 추론이라고 할 수 있는가?
개인적 관점에서 추론(!)한 것을 1+1=2라는 식으로 과학적인 결론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서는 조금 실망스럽다.
4. 저자는 과학과 신앙은 양립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관념인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서구 종교지도자들의 과학자에 대한 핍박과 부정, 종교심판 따위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왜 그렇게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과학은 아직도 진화 이전의 생명체의 기원 문제나 우리의 정신세계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답도 내리고 있지 못하다.
그러한 상황에서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양 생각하는 그릇의 한계에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그도 과학이라는 종교에 갇혀 지내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 책을 읽으며 더 많은 부분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고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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