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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use/Christian archive

우상

재도담 2010. 6. 15. 09:31

동래보건소로 파견을 나가서 지역 건강증진사업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요가강연을 듣게 되었다. 강사분은 요가의 동작만 강의하신 것이 아니라 그 철학에 대해서도 많은 걸 말씀하셨다. 그걸 들으면서 확실히 요가가 인도철학-뉴에이지즘, 인간도 신이 될 수 있다는-에 밑바탕을 둔 운동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 거부감도 생겼지만, 그 중에서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내게 어떤 깨달음도 주셨다.

요가 수행에는 총 8단계의 수련과정이 있는데 그 단계의 마지막 과정인 8단계가 '삼매'란다.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독서삼매경'에서의 삼매가 바로 그 삼매다. 삼매란 자아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어떤 대상에 깊이있게 몰입하는 단계다. 이 삼매의 단계는 요가를 엄청나게 오랜 기간 수련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경지이고, 강사 그 분도 7단계에까지밖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삼매의 경지에 들어갈 때가 종종 있는데, 바로 TV를 보거나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의 모습이 그러하다. 우리는 자아를 잊고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주위의 적잖은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스크린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집중한다. 이렇게 삼매의 경지에 이른채로 1~2시간은 훌쩍 넘겨 버리기 일쑤다. 그러다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끝나면 7단계인 '명상'의 단계로 잠깐 내려온다. 잠시 묵상을 하면서 다른 채널에 재미있는 것이 없나, 볼거리가 없나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곤 이내 삼매의 경지에 몰입할 것을 찾아내어 또 삼매로 들어간다.
그 강사분은 하루에 TV를 한 시간 이상 시청하는 사람과는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얘기했다. 물론 그 얘기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야기는 내게 적잖은 파장을 안겨주었다. 과연 하나님을 믿고 날마다 하나님과 교제한다는 사람들이 TV와 교제하는 깊이만큼 깊이있게 하나님과 날마다 만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날마다 묵상을 하면서도 5분이 멀다하고 잡념에 빠진다. 조금만 말씀을 읽다가도 오늘의 해야 할 일, 만나야 할 사람, 숙제, 재미있었던 사건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마 사단의 공격일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내가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일게다. 그에 반해 TV나 컴퓨터 앞에서 그것들에게는 얼마나 깊이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가?
집중의 깊이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시간조차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있는 시간보다 훨씬 적을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과연 내가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사람이라도 남들에게 얘기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도를 전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나는 TV나 컴퓨터를 섬기고 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 같았다.
부끄러웠다. 말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얘기하면서 겨우 30~40분 정도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 갖는 것을 아까워하는 나의 마음... 그러면서 다른 것에는 쉽게쉽게 시간과 의지를 내어놓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하나님은 당신 이외의 그 어떤 것도 내 맘 가운데 두지 말라고 첫번째 계명으로 내게 말씀하셨는데...

"하나님, 제가 TV와 컴퓨터에 마음을 빼앗기고 저것들을 우상으로 섬기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은 단지 10~20분도 크게 느끼고 있으면서 쓸데없는 것에는 1~2시간을 예사로 날려버리는 나의 모습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나의 마음이 다른 것들을 더욱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부족한 것을 압니다. 제게 은혜를 베푸시고 긍휼을 허락하셔서 하나님께로만 나의 마음이 집중되어지게 하시고 하나님 이외의 어떠한 것에도 나의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다른 어느 것도 우상으로 섬기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세상의 공중 권세를 사단이 쥐고있어, 세상 많은 문화들이 우리의 시간과 물질과 정력을 앗아가려고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굶주린 사자와도 같이 우릴 집어삼키려 애쓰는 저 사단의 궤계를 영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하시고 뱀같이 지혜로워져서 주님께서 주신 이 귀한 청년의 때를 허비하지 않고, 나중에 추수할때가 되어 하나님께서 열매를 요구하실 때에 기쁨으로 내어놓는 재홍이와 이 땅의 젊은 크리스챤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감사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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