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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5)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에세이] (패트릭 브링리) 본문

Report of Book/에세이

(2024-15)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에세이] (패트릭 브링리)

재도담 2024. 9. 4. 09:13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저, 김희정/조현주 역, 웅진지식하우스, 360쪽. 

<뉴요커>에 근무하던 저자가 사랑하는 형을 잃고 상실감과 무력감을 극복하기 위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10년을 일하며 겪은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기술한 글. 

책 속 정보는 이집트에 관한 지식을 진일보시켰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이집트의 파편을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나를 멈추게 한다. 이것이 예술의 본질적인 특징이다. 우리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다음으로 간단히 넘어갈 수 없다. 예술은 어느 주제에 관해 몇 가지 요점을 아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지는 세상을 경멸하는 것처러 보인다. 요점이야말로 예술이 절대 내놓지 않는 것이다. 예술 작품은 말로 단번에 요약하기에 너무 거대한 동시에 아주 내밀한 것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침묵을 지킴으롯써 그런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 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가끔 나는 어느 쪽이 더 눈부시고 놀라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위대한 그림을 닮은 삶일까, 아니면 삶을 닮은 위대한 그림일까. 

소위 비숙련직의 큰 장점은 엄청나게 다양한 기술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한다는 점이다. 화이트칼라 직종은 비숫한 교육을 받고 관심도 비슷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료들이 어느 정도 비슷한 재능과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 

세상은 서로 섞이기를 거부하는 세밀한 부분들로 가득한 것이리라.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게 해준다. 

 

아름다움은 주머니에 넣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