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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7)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사회과학] (장 지글러) 본문

Report of Book/사회

(2019-17)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사회과학] (장 지글러)

재도담 2019. 4. 11. 16:37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저, 양영란 역, 시공사, 200쪽.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의 신작. 

마지막 챕터를 읽기전까지, 내 마음은 사춘기 아이처럼 방황하고 혼란스러웠다. 

때마침, 옳고 그름, 선과 악에 대한 의미, 과연 옳고 그름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를 괴롭히고 있을 때라 그 혼란은 더했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세계 부의 대부분을 독식하고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인구가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권리도 박탈당한 채 노동력을 수탈당하고 있는 장면을 읽을 땐, 

"그래서 뭘 어쩌라는 말인가, 그게 자연의 법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대꾸할 수 있는가, 거대 자본 앞에 나같은 한낱 미개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은가, 자본주의의 대안도 없지 않나"하는 생각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마지막 챕터를 읽을 때는 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본주의를 개혁하기란 불가능해. 완전히 파괴해야 해. 전적으로, 과격하게. 그래야 새로운 세계 사회경제 질서가 창조될 수 있을 테니까." 

프랑스 대혁명을 일으켰던 이들이, 왕정 이후의 새로운 세상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 있던 자유에의 의지가, 왕정이 무너진 세상을 새롭게 재편했다. 

자본주의 이후의 세상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나면 자연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자명한 것으로 여긴다. 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창조되었다. 창조주는 그들에게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니, 그중에서도 으뜸은 생명에 대한 권리, 자유에 대한 권리, 행복에 대한 권리이다. 어떤 정부가, 그 형태야 어찌되었든, 이러한 목적에서 멀어질 경우 민중은 그 정부를 교체하거나 제거하고, 이러한 원칙에 토대를 두고 그들이 보기에 그들에게 안전과 행복을 제공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형태의 새로운 정부를 세울 권리를 지닌다."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강제 이송되고, 어리석은 전쟁의 참호 속에서 산화하고, 네이팜탄에 죽고, 자본주의를 지키는 개들이 만들어놓은 감옥에서 고문 받다 죽고, 파리 코뮌 참가자의 벽 앞과 푸르미와 세티프에서 총살당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수십만 명씩 대량학살 당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인디언들처럼 아예 전멸당하기도 하고, 중국에서 마약의 자유로운 유통을 위하여 대대적으로 살해당한 이름 없는 군중들이여... 이 모든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자들의 손은 존엄성을 부인당한 인간의 항거라는 횃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영양실조로 하루에도 수만 명씩 목숨을 잃는 제3세계 아들딸들의 손은 곧 힘이 빠질 것이고, 그 손은 또한 꼭두각시에 불과한 지도자들이 빚으로 끌어와서 빼돌린 자본의 이자를 갚느라 뼈만 남게 될 것이며, 풍요의 계단에서 올라가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수많은 소외된 이들의 손은 점점 더 힘이 빠져 떨리기만 할 것이다. (…) 비극적인 허약함으로 갈팡질팡하는 손은 현재로는 따로 떨어져 있다. 그러나 그 손들은 언젠가 한데 모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그 손에 들린 횃불이 이 세상을 활활 태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