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2018-5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문학-소설] 본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저, 해냄, 364쪽.
사형제도에 대해, 원죄에 대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
교회 다니는 사람들끼리 모여 타인의 신앙을 평가하며 신심이 깊어지길 기도하는 것보다
이 책 한번 읽는게 백 배 더 유익하다.
1. 사형제도 : 어릴 때는 국가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던 시기라 별 생각이 없었다가 나이가 들고 내 생각이 생겨나면서 사형제도를 반대하게 되었다. 국가의 폭력과 강제적인 힘 앞에서 죄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간 사람들, 그리고 인간의 판결 능력이 무오할 수 없음을 인지하면서 사형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간이 저지를 수 없다고 생각되는 끔찍한 죄악들을 저지른 사람들,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일부에게는 사형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진심으로 반성하고 회개하는 사람이 생겨날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랑을 경험하고 돌봄을 경험하고 따뜻함을 경험하게 된다면 정말 끔찍한 죄를 지었던 사람도 갱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2. 원죄 : 원죄는 '네게 아담의 죄악의 피가 흐르니, 지옥에 가야만 한다'고 타인을 겁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원죄는 내게 죄 지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관용의 도구다. 아내를 때리고 자녀를 돌보지 않는 아버지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 그도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길러지고 자랐다. 그런 것을 알고 이해하게 될 때에, 우리는 내게 폭력을 행사한 사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품을 수 있게 된다. 누구에게나 원죄가 있다. 내게 상처를 준 나의 부모님, 그들에게 상처를 준 그들의 부모님, 이렇게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 아담이 나오겠지. 우리는 그렇게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3.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 : 어떤 폭력이나 체벌도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사람은 공포에 못이겨 내면세계를 변화시키는 존재가 아니다. 체벌이나 형벌이 강력해지면 그것을 피하기 위해 겉으로는 죄를 짓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내면세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사랑과 돌봄이다. 인간이 죄를 짓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동력은 타인에 대한 동정, 연민, 공감이다. 동정, 연민, 공감은 그것을 받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우리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우리는 후손들에게 어떤 사회를 물려줘야 하는가?
'Report of Book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6) 허삼관 매혈기 [문학-소설] (위화) (0) | 2019.02.26 |
---|---|
(2019-03) 모래의 여자 [문학-소설] (아베 코보) (0) | 2019.02.11 |
(2018-55) 달과 6펜스 [문학-소설] (0) | 2018.10.28 |
(2018-47) 가면산장 살인사건 [문학-소설] (0) | 2018.09.01 |
(2018-46) 허클베리 핀의 모험 [문학-소설] (0) | 2018.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