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20150423 본문
1. 인간의 의식이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가 존재할 수 없듯이 육신이 없는 의식이란 존재할 수 없다. 혹자는 인간이 단순한 유기물에 불과하다면 나와 동일한 복제인간을 만들었을 때, '나'라는 존재가 두 개가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나의 염색체를 복제해서 동일한 유전자 구조의 복제인간을 만들고 나의 기억을 그대로 전송시킨다 하더라도 그 복제인간과 내가 하나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두 대의 동일한 컴퓨터에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복사해 넣는다고 해서 원복컴퓨터와 복제컴퓨터가 하나가 아닌 것과 같다.
인간의 의식에 대해 크게 세가지 관점 중 하나인, 관념론은 쉽게 반박이 가능할 것 같다. 상대에게 눈을 감게 한 다음, 꿀밤만 한대 쥐어박아봐도 알 수 있다. 상대의 의식은 내가 꿀밤을 때리는지 알지 못했고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고통을 느끼고 눈을 뜨게 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세상은 허상이며, 관념일 뿐이라는 주장은 억지논리 일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의식과 육신을 둘로 나눈 이원론적 주장도 크게 설득력이 없다. 물리적 세계에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의식이 왜 나의 육신안에 갖혀있는지를, 이원론에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2. 몇 차례 반복해서 글을 썼지만, 윤리나 선은 절대적이지 않다. 인간의 역사를 죽 훑어보면 전 인류에게 탈시대적인 윤리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의 윤리는 현대에 생겨났을 뿐이다. 시간과 장소가 달라지면 윤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달라졌다. 어떤 부족은 사람을 사냥해서 먹기도 하고, 과거에는 노예와 여성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으며, 절도가 미덕인 사회도 있었다. 선과 미덕은 시대와 상황, 문화에 따라서 달랐고, 그럴 수 밖에 없다. 혹자는 동물을 잡아먹는 행위를 보고 야만적이며 부도덕한 행위라고 생각하고, 또 어떤 이는 모기 한 마리 잡는 것까지 금지하는 반면, 어떤 이는 인간 이외의 모든 것을 활용(?)하는 것에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이 없다. 각자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문화권에서 생활하며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사람과 대화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선에 대한 가치판단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윤리나 자연법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윤리는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논의되어져야 할 대상이다. 윤리라는 것이, 또는 인간의 양심이라는 것이 인간이 진화되어져 오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의 유지를 위해 계속해서 발전되어져 왔기 때문이고, 또한 우리 사회를 유지시켜 주는 내면화 된 운영체계이기 때문이다.
'Scrib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한 의도 + 쉬운 해결책 (0) | 2015.08.01 |
---|---|
삶의 질.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 (0) | 2015.04.30 |
20150419 (0) | 2015.04.19 |
20150413 (0) | 2015.04.13 |
20150310 (0) | 2015.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