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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대한 우리의 시각

재도담 2012. 12. 28. 14:09

야당의 대선패배 이후, 한동안 엄청나게 우울했었다. 

지금도 우울하긴 마찬가지지만 조금 정신을 차려가고 있다.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난 앞으로 우리나라가 걸어갈 정치적 민주화의 후퇴를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 볼 자신이 없다. 

지난 MB정권 5년동안도 이 땅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후퇴해가는 것을 보았는데, 

앞으로 수년간 -아마 박근혜 집권 이후 10년정도는 보수가 더 집권하게 되겠지만- 

이 나라가 민주국가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게 될까봐 두렵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사실 우리나라의 보수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가 아니지만-, 또는 여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지지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빨갱이 프레임 때문이다. 

물론, 안보는 국가의 안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베트남도 간첩활동이 남베트남의 패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북한의 수많은 남파공작원들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권력을 쥐고있는 자들이 그들의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헤게모니를 이용해 얼마나 오랜 세월 국민들을 기만해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라. 

전후,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의 정권에 의해' 희생당한 죄없는 희생자의 수가 많은가, 

'북한정권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피해 입은 사람의 수가 많은가? 

우리나라의 기득권 세력은 끊임없이 북한이라는 우리의 주적 세력을 이용해 국민들에게 불안감과 공포를 불어넣었고,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북한을 이용해왔다. 

지금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정당이 12.12사태 후 518민주화운동을 북한세력들의 폭동이라고 했던 것만 기억해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수많은 죄 없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다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죽거나 고문 당했다.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전부 종북의 누명을 뒤집어 씌워 괴롭히는 것이 여당의 모습이었다. 

이건, 단순한 설이나 모함이 아니라 사실이고 역사다. 

권력이 언론을 이용해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이제껏 저지른 수많은 만행을 국민들은 끊임없이 보아오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혓바닥에 놀아나고 있다. 


물론, 남파공작원들이 국민들을 선동하거나 여론몰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인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 중 일부가 간첩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상적인 지성과 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누가 과연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정권을 찬양할 수 있을까. 

북한의 독재체제와 이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북한의 남파공작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넘어 갈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야권의 정치인들 중 과연 '종북'세력이 얼마나 될까. 

수구언론에서 그토록 빨갱이라고 부르짓던 사람이 10년이나 정권을 잡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공산화되었거나 독재화 되었나? 

오히려 노무현 정권 5년 동안은 우리나라 역사상 유일하게 북한에 의한 인명피해가 없었던 5년이었다. 

헌정 사상 가장 민주화 되었던 시절이 참여정부 5년간이었다. 


외교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좀 더 지혜롭고 간교할 필요가 있다. 

인간들 사이의 문제에 있어서 가장 정의롭지 못한 관계가 국제관계일 것이다. 

우리는 북한 문제를 좀 더 냉철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일단 통일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을 생각해 보자. 

냉정하게 얘기해서, 북한 정권이 평화롭게 대한민국과 통일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는 거의 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미래는, 북한 정권이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되어 자체적으로 붕괴하게 되거나, 

북한 인민들의 민주화 운동 또는 쿠데타로 인해 정권이 전복될 가능성, 

또는 영구적으로 하나의 국가로서 지속하며 계속해서 대치되는 상황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게 되었을 경우, 우리는 어떤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까?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를 끊고 봉쇄정책으로만 일관하게 되었을 경우, 우리가 북한과 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우리가 북한 정권과의 관계 회복을 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위협과 협박으로 일관하게 될 때, 

실제적으로 북한은 중국에 흡수되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동북공정을 통해 한반도를 집어삼킬 야욕을 틈틈히 보여왔으며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언제든지 북한내에 군대와 경찰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우리나라에 손을 벌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제적으로 북한에 대한 어떤 요구도 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 

북한정권의 악랄함과 무자비함을 직시하면서도 우리는 북한지배체제를 넓게 아우르고 포용할 수 있는 자세를 표면적으로나마 취해 놓아야 훗날 통일에 대비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우리는 북한을 충분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상호경제협력체제하에서 잘 이용할 수 있다면 굳이 외국에 아웃소싱을 할 필요도 없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개성공단의 경우 그들이 받는 임금은 한국돈으로 약 12만원에 해당하고 이는 우리가 해외에 공장을 지어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물론, 그 임금은 북한 노동자들의 일반적인 임금보다는 훨씬 큰 돈이다.) 

부산이나 인천을 통해 항만물류로 중국이나 러시아에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약 45일이 소요되는데, 

북한을 통해 터키까지 연결된 아시안 하이웨이나 철도를 이용하면 그러한 물자를 단 하루만에 운송가능하다. 

이러한 것들을 잘 활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에너지를 잃게 되는 것이다. 

조금 더 유연하고 합리적이고 지혜롭게 북한과의 관계에 대처할 능력은 없는 것일까. 


이야기가 옆길로 조금 샜는데, 

지난 노무현 정권 시절만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발전한 적이 없었다. 

나는 민주주의란, 시간이 흘러 갈수록 발전하는 일만 있지 퇴보하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 MB정권 5년 동안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퇴보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이후, 처음으로 언론사 직원들이 대량 해고되거나 정직, 해임, 징계를 받았다. 

미국의 보수적인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나 국경없는 기자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언론자유도를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건강하고 바른 사회는 국가권력에 대해서도, 위정자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하고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집회를 할 수 있는 국가가 "민주주의" 사회다. 

아직 우리나라가 그런 정도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다고 믿는다면, 

차라리 민주주의 이념의 헌법을 버리고, 왕정이나 군주제의 시절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가 그 정도로 미성숙한 국가라도 생각지는 않는다. 


권력자들은 언제나 자기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부린다. 

국민들이 바른 철학과 지성, 이성을 갖고 각종 사회현상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기위해 

소위 3S라고 불리는 오락에 심취하게 만들고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 정도로 삶을 고단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그럴듯한 미사어구로 점철된 언론을 통해 대중을 길들이려고 노력한다. 

독일의 히틀러 밑에서 국민 계몽 선전부 장관을 맡았던 요제프 괴벨스는 이런 말을 했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 다음에는 의심받지만, 되풀이 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언론은 정부의 손안에 있는 피아노가 돼야 한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이제는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 좀 정상적인 시각으로 우리나라의 정치를 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국민들도 더 이상 언론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고 좀 더 지혜로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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