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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6) 테오도루 24번지 [문학-청소년] (손서은) 본문

Report of Book/문학

(2019-76) 테오도루 24번지 [문학-청소년] (손서은)

재도담 2019. 12. 22. 21:43

테오도루 24번지 

손서은 저, 문학동네, 208쪽. 

연속해서 계속 너무 좋은 책들을 읽고 있다. 

요즘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 소설같지가 않다. 성인을 위한 소설같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이 책도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스토리도 탄탄하다. 

그리스의 후미진 동네에서 수블라키* 장사를 하는, 민수(16)와 아빠 경호(34). 
(* 그리스식 패스트푸드) 

모델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그리스로 넘어왔으나 가진 걸 모두 잃고 짝퉁가방을 팔러 다니는 나이지리아 촌뜨기 요나(16)와 그의 딸 줄리아(8m). 

민수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바소 빌루 아주머니와 그의 큰 딸 디미트라(18), 이란성쌍둥이 동생인 마르타(16)와 콘스탄티노스(16), 그리고 이복형제 레오니스(16). 

그들이 서로 얽히고설켜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테오도루 24번지는 담고 있다. 

민수는 어릴 때 보육원에 맡겨진다. 그렇게 아빠에게 버림 받고 나중에 다시 아빠를 만나지만 그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콘스탄티노스와 마르타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고 살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이복형제 레오니스의 존재로 아버지가 외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레오니스도 보육원에서 평생을 자랐는데 어느날 생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기에게도 가족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바소 빌루 아주머니네를 찾아온다. 하지만 그 가족들이 레오니스를 반길 리가 없다. 요나는 어린 나이에 갓난쟁이 딸을 키우고 있지만 씩씩하고 당차고 명랑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상처를 받는다. 그 상처가 때로는 아주 깊은 상처가 되어 상흔이 남고 그것을 볼 때마다 고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상처 자체에서 오는 고통은 사그라들게 된다. 상처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내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상처 받은 영혼들끼리 서로 연대하며 보듬어주며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매만져줄때, 그 상처에서 고통은 사라지고 반흔만 남게 된다. 

이 땅의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민수와 마르타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