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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Gen's story

(2018-11) 몽실 언니 [문학-소설] 본문

Report of Book/문학

(2018-11) 몽실 언니 [문학-소설]

재도담 2018. 3. 4. 22:16

몽실 언니 

권정생 저, 이철수 그림, 창비, 272쪽. 

유경이가 읽고 강력추천해서 읽게 된 책. 읽으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 

몽실 언니는 일제에서 해방된 시기에 정씨와 밀양댁 사이에서 태어난다.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이 해방되자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먹고 살 꺼리가 없어 늘 몇주씩 돈을 벌러 나가야했던 정씨. 어느 날, 밀양댁은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몽실이의 손을 잡고 도망을 나와 김씨와 살림을 차린다. 김씨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진 밀양댁이 사내아이(영득)를 낳자 그간 몽실이에게 잘해주던 김씨는 태도가 변하여 몽실이를 냉대하고 급기야 밀양댁과도 사이가 나빠진다. 어느 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던 김씨가 밀양댁과 몽실이를 밀치다가 결국 몽실이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후 몽실이는 절름이가 된다. 밀양댁은 김씨와의 사이에서 딸아이(영순)를 하나 더 낳고 몽실이는 영득이와 영순이를 돌보며 온갖 집안일을 다한다.
김씨와 할매(김씨의 母)에게 홀대받던 몽실이는, 어느 날 몽실이를 찾으러 온 고모(정씨의 여동생)에게 이끌려 정씨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몽실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독한 가난이다. 정씨는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데 새부인 북촌댁을 아내로 맞고, 정씨와 북촌댁 사이에서 다시 딸(난남이)가 태어나지만 그 과정에서 몸이 약한 북촌댁은 그만 숨을 거두고 만다. 엄마 젖도 못먹은 갓난아이 난남이를 등에 들춰업고 몽실이는 이집저집 돌아다니면 쌀을 얻어 암죽을 먹이며 키운다. 때마침 전쟁이 일어나고 정씨는 강제징용을 당한다. 의지할 곳 없는 몽실이는 북촌댁이 남긴 유언을 기억하며 눈물을 삼키고 악착같이 난남이를 키운다.
식모살이 자리를 얻게 된 몽실이는 짧은 기간이지만 배 곯지 않고 산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정씨. 그는 몽실이와 난남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전쟁 부상으로 골병을 앓는 그는 아무런 일을 하지 못하고 몽실이는 졸지에 아빠와 동생을 다 보살펴야 하는 신세가 된다. 정씨는 날이 갈수록 병세가 깊어지고, 부산에서 무료로 치료를 해주는 병원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몽실이는 정씨를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가지만 결국 정씨는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중에 객사하게 된다. 
천애고아 신세가 된 몽실이는 이후 결국 동생들과도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읽으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몽실이의 사정이 너무 딱하여 울고, 정치/도덕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놓은 사람들의 선입견과 편가르기가 싫어 울었다. 도덕이라는 것,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처음에는 좋은 뜻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타인을 정죄하고 비방하고 돌팔매질 할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폐기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난 때문에 정붙이고 살기를 포기해야 하고, 혈육의 정을 끊어야 하고...
이 땅에는 수많은 몽실언니가 있었을 것이다. 비록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그 시절의 삶을 이해하기 힘들고 같은 마음을 갖기 힘들겠지만, 이런 위대한 소설을 통해서 예전 우리 윗세대가 겪었던 비참하고 남루한 삶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좋은 책을 추천해 준 유경이에게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