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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후회

재도담 2018. 2. 12. 15:24

살다보면, '아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 하면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만나게 된다. 

대부분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가깝지 않았으면 그런 속내를 나에게 털어놓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런데, 내가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속이 답답해진다. 

결혼을 하고 난 후에 결혼 생활을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난 그 사람에게 그냥 이혼하라고 권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이혼할 수 없는 이유들을 이것저것 열거한다. 

그런데 가만 들어보면 이혼을 해서 생기는 불행이, 지금 결혼상태를 유지해서 갖고 있는 불행보다 더 크다. 

그러면 결혼생활을 유지하라고 한다. 

그러면 또 다시 결혼생활이 주는 고통을 이야기한다. 

무한반복. 

나는 결국 그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혼을 하게 되면 겪을 고통이 더 크다 = 지금의 행복이 더 크다' 이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의 생각은 '미혼의 행복 > 결혼의 행복 > 이혼의 행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위의 생각에도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결혼이 주는 고통은 결혼을 하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결혼하기 전에는, 미혼보다는 결혼생활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만약 그 사람이 아직 결혼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여전히 결혼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으면서 

본인이 결혼하지 못한 처지를 비관하고 괴로워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사 절대적으로 미혼의 괴로움이 기혼의 괴로움보다 작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기혼의 괴로움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에게는 그것이 최대의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매 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내릴 때에는, 그 시간속에서 그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하고자 노력한다. 

설사 뒤늦게 그 결정과 판단이 옳은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런 결정과 판단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을 하고 지혜가 생겼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고로, 

우리는 누구나 최선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어떤 사람도 잘못된 결정을 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형태의 삶을 살고 있다. 

지금 나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우리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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