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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Gen's story

(2017-49) 다윈 지능 [과학] 본문

Report of Book/과학

(2017-49) 다윈 지능 [과학]

재도담 2017. 12. 5. 16:37

다윈 지능 

최재천 저, 사이언스북스, 312쪽. 


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내맘대로) 결론. 

한 개체가 아무리 독특하고 특이한 환경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개체 자체의 변이는 의미가 없다. 진화는 번식에 의해서만 일어난다. 자손에게 유전자가 물려지는 과정에서 '개체군'에게 진화가 일어나는 것이지 단일 개체의 변화는 의미 없다. 

진화란 결국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자가 물려지는 과정에 다양한 변화가 생겨날 때 생겨나는 것으로 그 다양성에 의미가 있다. 특정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옳냐, 옳지 않냐는 것은 잘못된 질문이다. 단일 시점에서의 변화가 불리하게 보인다 할지라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불리해 보이는 변화가 시간이 지나서 보면 유리한 변화가 될 수 있다. 

성의 분화 역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다. 

책을 다 읽고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다. 염색체의 갯수가 다른, 또는 교배가 불가능한 종의 공통조상에서 개체가 분리될 때 그 과정은 과연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아무리 진화가 수만년의 시간동안 축적된 변화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 해도, 24쌍의 염색체를 가진 동물이 23.999쌍, 23.8쌍, 23.5쌍을 거쳐 23쌍의 염색체를 가진 동물로 진화하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엔 도약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탄생한 돌연변이는 사실 번식의 능력이 없다. 이것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다음은 책의 밑줄 긋기. 

한 세포가 생애를 통해 아무리 많은 변화를 겪는다 해도 그것이 생식 세포 내의 변화가 아니면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없다. 체세포의 변화는 당대에만 나타날 뿐 자손에는 전달되지 않는다. 

진화란 유전자들이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개체들의 번식을 도와 자신들의 복사체를 보다 많이 퍼뜨리려는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연선택의 '자연'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메커니즘이다. 

하나의 종이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새로운 종으로 분화하는 것이 대진화라면 시간에 따른 개체군의 유전자 빈도의 변화, 즉 세대를 거듭하며 개체들의 형태, 생리, 행동 등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소진화라고 한다. 

생물 진화의 현장은 대체로 국지적인 개체군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개체군은 바로 유전적 변이를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자연 생태계에는 소수의 개체들, 심지어는 정자를 품은 한 마리의 암컷에 의해 시작되는 개체군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다양하지 못한 유전자군으로 시작된 개체군에서 일어나는 각종 유전적 성향을 '창시자 효과'라고 한다. 

진화에서 유효 개체군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유효 개체군이 작을수록 개체군 내의 대립 유전자 빈도가 임의로 변화하는 '유전적 부동genetic drift'의 영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연 선택과 유전적 부동은 진화의 양대 메커니즘이다. 

모든 단순한 생물들의 구조가 언제나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다. 

진화란 단순한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온 과정이다. 

적응adaptation은 진화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진화 생물학에서 말하는 적응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얘기하는 적응, 즉 새로운 환경 조건에 서서히 익숙해지는 과정과는 다른 것이다. 진화적 적응은 그것을 지님으로써 생명체로 하여금 보다 잘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게 해주는 유전적 특징을 말한다. 

다면 발현pleiotropy는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형질의 발현에 관여한다는 것이고, 다인자 발현polygeny은 한 형질의 발현에 여러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것이다. 

환경에는 '생물환경'과 '비생물(물리적)환경'이 있는데, 생물 환경은 그것이 둘러싸고 있는 생물과 함께 공진화한다는 점에서 비생물(물리적) 환경에 비해 더 중요할 수 있다. 자연 생태계의 얽히고설킨 관계망 속에서 무수히 많은 다른 생물들과 공진화하며 어느 한 방향으로 일관성 있는 적응 체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완전한 계획을 세우려는 것은 쇠퇴의 징조이다. 자연의 강은 완벽의 정상을 향해 거슬러 오르지 않는다. 그저 구불구불 흘러갈 뿐이다. 

다윈은 『종의 기원』출간 12년 후에 『인간의 유래』에서 자연 선택에 덧붙여 성 선택이라는 전혀 새로운 선택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성이 분화되어 있는 모든 동물들에서 숫컷은 암컷의 몸을 빌려야만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길 수 있고 짝짓기에 있어서 궁극적인 선택권은 거의 예외 없이 암컷에게 있기 때문에 수컷은 암컷의 선택을 얻어 내기 위해 아름답게 진화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는 아예 암컷끼리만 사는 생물도 있고, 암수가 함께 살다가 수컷을 없애 버리고 암컷들만 사는 생물도 있지만, 수컷들만으로 구성된 생물은 없다. 흔히 단위 생식이라고 부르는 이른바 처녀 생식은 가능하고 또 심심찮게 나타나지만 총각 생식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성 선택에 의한 진화 메커니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암컷 선택 또는 성 간 선택이다. 암컷이 수컷들 중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대상을 지목하는 것이다. 둘째는 수컷 경쟁 또는 성 내 선택 메커니즘이다. 수컷들끼리 목숨을 내걸고 경쟁하고 다퉈서 승자가 모든 암컷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무성생식에 비해 유성 생식이 유리한 돌연변이 조합을 더 용이하게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유성 생식 개체군은 무성 생식 개체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적으로 경직되어 있는 무성 생식 개체군은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하여 절멸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무성 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일단 만들어진 불리한 돌연변이를 제거할 능력이 없는 반면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유전자의 결함을 수정할 수 있어 환경 변화에 보다 강력한 저항력을 지닌다. 무성 생식을 하는 생물을에게 해로운 돌연변이들이 축적되어 결국에는 멈추게 되는 현상을 흔히 '멀러의 깔축톱니'라고 부르는데, 그 반대로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DNA 복구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수시로 유전자의 결함을 제거할 수 있다. 

후성 유전이란 DNA 염기 서열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 메커니즘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유 의지와 관련하여 서양 철학은 크게 양립 가능론과 양립 불가능으로 나뉜다. 양립 가능론은 자유 의지와 결정론이 동시에 성립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양립 불능론은 자유 의지와 결정론 중 어느 한 가지만이 유효하다고 본다. 양립 불능론은 다시 이 세상은 애당초 모든 것이 결정된 상태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간에게 선택의 여지란 본질적으로 주어지지 않았다는 결정론과 주어진 환경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뿐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론과 자유 의지는 양립할 수 없다는 비결정론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