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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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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

재도담 2011. 7. 4. 10:59
국가, 대기업, 고용주, 사측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많은 이익을 내려고 한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종업원들의 월급을 인상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월급을 인상하지 않는 것은 월급을 깎는 것이다)
하청업체들에 대한 가격 후려치기로 납품단가를 낮추고,
경쟁상대인 영세업자들을 배팅으로 눌려 죽이고,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의 수를 줄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저런 식의 이익의 극대화가 선善이다.
어떻게든 법의 범위 안에서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고,
인간 본연의 이기적인 관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떠나게 되고,
중산층이 빈민층으로 자리를 옮겨가게 되고,
소비를 부양해야 할 서민층이 사라지게 된다면,
양극화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내수경기는 살아날 수 없게 되고,
결국 국가는 디폴트로 이어지게 된다.

당장은 내 이익이 좀 줄어드는 것 같아도,
노동자들에게 좀 더 많은 이익을 공유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어놓아야
성장여력이 생기고 소비층이 안정되고
국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게 되면
당장은 많은 황금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이 생각될 지 모르지만,
결국 거위는 죽어버려, 더 이상의 황금알은 구경하지도 못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민주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같은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것.

한 마을에 A와 B가 살고 있다.
그 마을 산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10마리 살고 있다.
거위는 매일 한개씩의 알을 낳는다.
A와 B는 매일 5개씩의 알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어느 날 지나가던 행인이 거위의 배를 가르게 되면 5개의 황금알이 나온다고 알려주었다.

A와 B 모두 지금처럼 거위의 알만 가져갈 경우, 매일 황금알 5개씩을 얻는다.
A가 거위의 배를 모두 가를 경우, 당장 A는 황금알 50개를 얻지만, 그 이후엔 황금알을 얻지 못한다.
A는 거위의 알만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된다는 것을 알지만,
B가 거위의 배를 갈라서 알을 모두 가져가 버리면 A는 굶게 된다.
그래서 자기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거위의 배를 갈라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에 시장을 맡겨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마을 이장이 A와 B 모두에게 거위를 잡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한다면
궁극적으로 A와 B는 꾸준히 황금알을 얻게 될 것이다.

거위의 배를 가르지 못하도록 마을 사람들을 중재하는 것,
노동자와 영세업자들을 보호하는 것,
내수시장의 든든한 소비계층인 중산층을 두텁게 살려두는 것이
탐욕과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세상에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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