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edGen's story

(2016-08)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문학-에세이] 본문

Report of Book/에세이

(2016-08)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문학-에세이]

재도담 2016. 1. 29. 12:45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저. 창비. 


Two thumbs up!!!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이 울컥울컥 쏟아질 뻔 했다. 

정말 오래전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읽어보고 이제서야 감동하다니. 

참 부끄럽다. 

그래도 아직 안 읽어 본 분들에게 정말 강추하고픈 책이다. 


똘레랑스란 첫째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뜻합니다. '당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행동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우선 남의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행동을 존중하라.' 바로 이것이 똘레랑스의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똘레랑스는, 당신의 생각과 행동만이 옳다는 독선의 논리에서 스스로 벗어나길 요구하고, 당신의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믿음을 남에게 강제하는 행위에 반대합니다. 
똘레랑스가 강조되는 사회에선 강요하거나 강제하는 대신 토론합니다. 그러다 벽에 부딪히면 "그에겐 안된 일이지만 할 수 없군!"하며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섭니다. 강제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치고받고 싸우지도 않습니다. 또 미워하지도 않으며 앙심을 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쳐넣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습니다. 
똘레랑스는 당신이 존중받기를 원하면 우선 남을 존중하며, 당신의 정치이념과 종교신념이 존중받기를 원하면 우선 다른 사람의 정치이념과 종교신념을 존중하며, 당신과 다른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며, 그리고 당신과 다른 생활방식과 문화를 존중하라고 요구합니다. 한마디로 '당신의 것'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것'부터 존중하라는 요구인 것입니다. 
실제 사회 생활에서 똘레랑스는 소수에 대한 다수의, 소수민족에 대한 대민족의, 소수 외국인데 대한 다수 내국인의, 약한 자에 대한 강자의, 가난한 자에 대한 가진 자의 횡포를 막으려는 이성의 소리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권력의 횡포에서 개인을 보호하려는 의지로 나타납니다. 

똘레랑스의 두 번째 말뜻으로 "특별한 상황에서 허용되는 자유"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것은 '권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지되는 것도 아닌 한계자유'를 뜻합니다. 이러한 똘레랑스에 익숙한 프랑스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입니다. 그들은 관료의 편의주의와 일률적인 규격화에 반대하고 규정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프랑스인들은 공권력에 의한 간섭을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사회 불의나 공권력의 남용보다는 차라리 무질서를 선택한다는 프랑스인들의 성격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공권력의 간섭을 받기 시작하여 그에 따르다 보면 자율의 폭이 줄어들고 따라서 똘레랑스도 잃어버리게 되는 위험을 알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 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이 삼 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저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습니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하고 칭찬했겠다. 둘째 형이 말하기를 '저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습니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서당선생이 "그건 왜?"하고 당연히 물을 수 밖에. 막내가 말하기를 "저보다도 글 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또 저보다도 겁쟁이인 둘째 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니 또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여기까지 말한 막내가 우물쭈물하니 서당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겠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하고. 

여기까지 말씀하신 할아버님께선 이렇게 물으셨다. "세화야, 막내가 뭐라고 말했겠니?"하고. 
나는 어린 나이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거야 서당선생 먹으라고 했겠지요, 뭐." "왜 그러냐?" "그거야 맏형과 둘째 형의 그 엉터리 같은 말을 듣고 좋아했으니까 그렇지요." "그래. 네 말이 옳다.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그런데 만약 네가 그 막내였다면 그 말을 서당선생에게 할 수 있었겠느나?" 
어렸던 나는 그때 말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할아버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화야, 네가 앞으로 그 말을 못하게 되면 세 번째의 개똥은 네 차지라는 것을 잊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