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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of Book/문학

[Book] 화차

재도담 2015. 7. 14. 22:10



화차

저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역대 20년 총결산 1위 제6회 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2015 - 25 

원래 소설은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오락성 위주의 소설은 읽고 읽는 내내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들고, 

작품성 위주의 소설은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일 때가 있다. 

이과에 몸 담고 산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간략히 요점만 전달해 주는 컨텐츠가 좋다. 

그런데 정말 오래간만에 대단한 소설을 읽었다. 

몰입도가 굉장히 뛰어나고, 읽는 내내 지루하지가 않다. 

책의 마지막장에 도달할 때까지 다음 페이지가 어떻게 전개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스릴러(?) 또는 미스테리물의 맛이 과연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 돌아볼 지점을 강력하게 던져준다. 

그냥 단순히 재미있는 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들,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선입견을 깨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넌지시 제시한다. 

정말 대단한 작가다. 

비록 굉장히 늦게 알게 된 소설과 작가지만, 극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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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졸음운전을 한 트럭기사에게 과실이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를 그런 근무상태로 내몬 고용주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대형 트럭과 일반 승용차가 같이 주행하는 도로에 충격을 막아주는 중앙분리대를 설치하지 않은 행정 측도 잘못입니다. 도로 폭이 좁은 것도 문제예요. 길을 넓히고 싶어도 넓힐 수 없었던 것은 자치제의 도시계획이 잘못되었기 때문이고, 땅값이 손쓸 수 없이 뛰어올랐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고에는 무수한 원인과 이유가 있습니다. 개선해야 할 점도 수없이 많죠. 가령 내가 지금 여기서 그런 요소들을 다 무시하고 '그래도 결국 사고를 일으킨 건 운전자 잘못이다. 피해자나 가해자나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사고 따위 일으키지 않는다. 사고를 당한 것은 운전이 미숙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떤 심정일까요?" "비슷한 얘깁니다. 다중채무자들을 한데 싸잡아서 '인간적으로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단죄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동차 사고를 당한 운전자에게 전후 사정을 전혀 참작하지 않고 '너희 운전이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에게는 면허를 내주지 말았어야 한다'고 쏘아붙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봐라, 그 증거로 한 번도 사고를 안 낸 사람들이 허다하지 않느냐, 그런 사람들을 보고 배우라고 말이죠." 
"교통사고에서 운전자의 책임론만 운운하고, 무성의한 자동차 행정과, 안전성보다 겉모습과 경제성에만 집착해서 잇달아 새로운 무델을 만들어내는 자동차 업계의 생리에 주목하지 않는 것은 잘못입니다." 

...

"뱀은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실은 목숨 걸고 하는 거래요. 그러니 에너지가 엄청나게 필요하겠죠. 그런데도 허물을 벗어요. 왜 그런지 아세요?" ... "목숨 걸고 몇 번이고 죽어라 허물을 벗다보면 언젠가 다리가 나올 거라 믿기 때문이래요. 이번에는 꼭 나오겠지, 이번에는, 하면서." 다리 따위 없어도 상관 없잖아요, 뱀은 뱀이니까. "그런데도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고. 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럼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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