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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of Movie

10월에 본 영화

재도담 2019. 10. 31. 23:59

가진 것 없고 의지할 곳도 없는 종수(유아인)와 해미(전종서). 경제적 여유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즐기는 벤(스티븐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해미가 벤의 친구들 앞에서 아프리카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벤의 친구들은 해미를 조롱하고 웃고 있었다. 자기들만의 울타리를 쳐놓고 자신보다 가난하고 약한 인간을 희롱하는 것을 나는 극도로 혐오하고 분노한다. 그것은 내가 어렸을 때 받았던 수치와 모멸감의 트라우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약자가 강자를 희롱하는 것과 강자가 약자를 희롱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벤과 그의 친구들에게 가난하고 힘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은 동정이나 애정의 대상이 아닌, 노리개, 장난감에 불과하다. 말초적 자극과 쾌락만을 좇는 벤과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두 무리가 선명하게 대비된다. ★★★★★
이렇게 재미있고 잘만든 영화가 그렇게 흥행을 못하다니... 감독은 영화제작에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엿을 먹였다. 자신의 발언 때문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에 큰 책임을 느껴야 할 터.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영화는 완전 수작. 범죄조직의 2인자 한재호(설경구)와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범죄자로 위장한 경찰 조현수(임시완). 여기까지만 보면 범죄 느와르 영화의 전설인 무간도와 비슷한 것 같지만, 그 이후의 디테일이나 편집에 의한 시간 흐름,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이 무간도와는 또 다르게 너무 훌륭하다. ★★★★★ 
리암 니슨 표 액션 블록버스터. 일단 리암 니슨이 나오면 평타는 친다. 타임킬링용으로 나쁘지 않음. ★★★☆

 

영화 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성은 언제나 내 심장을 울린다. 프랭키 던(클린트 이스트우드)은 혼자 권투도장을 운영하는 늙은 코치다. 아내는 없고 딸은 떠났고 수년간 키운 제자마저 배신했다. 자신을 찾아온 오갈 곳 없는 매기(힐러리 스웽크)는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데도 꿋꿋이 연습을 하면서 프랭키의 마음을 움직인다. 프랭키와 매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사랑의 대상이자 의지할 곳이 된다. 하지만 사고로 매기가 식물인간이 되자 매기는 프랭키에게 안락사를 부탁한다. 유일한 사랑의 대상을 내 손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 이것보다 더 슬픈 상황이 있을까?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모건 프리먼은 연기를 하는건지, 그런 삶을 살아온 것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피로 이어졌다고 다 가족이 아니다. 프랭키와 매기는 어떤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가족이었고 사랑하는 사이였다. ★★★★★
시간여행을 한 SF영화인데, 내용 구성이 좀 억지스럽고 미국 국뽕스러운 부분이 있다. 아마 이런 류의 영화를 처음 봤다면 좀 신선했을지 모르겠지만, 같은 부류의 영화로는 <타임 패러독스> 가 지존인 것 같다. ★★☆
스케일은 크고, 사회고발적 요소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플롯이 엉성하고 연기자들의 연기도 그닥. 음향감독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대사 전달력은 떨어지고 배경음향은 지나치게 크게 들려서 영화 보는 내내 피곤했다. 영화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서 악당 일망타진하는 장면을 보면 저렇게 쉽게 다 잡힐 걸 왜 진작 그렇게 하지 않았나 하는 허탈함이 몰려온다. ★★
무엇이 아서 플랙을 조커로 만들었는가? 가난, 유년기의 폭행, 부모의 학대, 강요된 감정표현, 단절된 인간관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존재감, 중단된 의료서비스. 아서 플랙이 조커가 된 것을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아니지만, 저런 것들 중 어느 것이라도 개선된다면 반사회적인 흉악범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진보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다. 억지로 웃어야하는 조커를 보면서 어린 시절이 잠깐 떠올랐다. '니가 형이니까 참아야지.', '장남이 의젓해야지.', '니가 이해해라.', '형으로서 모범을 보여야지.' 그렇게 참다가 어느 날 폭발해서는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며 웃으면서 콧구멍에 연필 꽂고 돌아다녔던 순간이 떠올랐다. 숨쉴 구멍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 얘기를, 내 본성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
원작보다 뛰어난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참 잘 만든 영화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남자는 여자로 바뀌어 살아보지 않는 다음에야 쉽게 알기가 어렵다. 여자는 특히나 자녀를 출산하고 난 뒤의 여자는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살아가기보다,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며느리로서 살아가기를 강요당한다. 사회는 점차, 여자의 사회진출을 요구하면서, 정작 가정에서 여자의 역할을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나 여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같은 여자의 평가와 냉소다. 보면서 여러 차례 울었다. 김도영 감독이 뇌리에 충분히 각인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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