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4월 총선을 바라본 느낌 본문
어제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머리가 그렇게 아프던 것이 이런 결과를 예지한 것이었나.
전국 300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정권, 지금의 새누리당이 저지른 수많은 과오들이 있었음에도 국민들은 또다시
그들에게 자신의 표를 던졌다.
대통령 사저 문제, 민간인 불법 사찰,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박희태 의장의 돈봉투 살포, 등
이런 문제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무시무시하고 악랄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김용민이라는 한 후보의 막말을 이슈의 최정점에 부각시킴으로써
물을 흐리고 초점을 잃게 만들었다.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해서 우리의 대의를 전달해야 할 대표자를 뽑는 중요한 행사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갖가지 보도들로 인해 올바른 판단의 기준을 잃었다.
어떻게 민간인 불법 사찰과 시사돼지 막말의 무게가 같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프레임의 승리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괴벨스가 주도한 대중선동의 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고 이성적이다고 자부하던 독일인들도
히틀러의 행보를 지지하고 열광하며 응원했다.
바른 언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올바르게 깨닫지 못하는 국민들을 탓할 수도 없고,
국민들 대다수가 지지하는 의견이 바른 의견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과거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이토록 많은 정부의 잘못이 드러나는대도 정권이 교체되지 못하고 그대로 이어져 간다면,
앞으로 당분간 이 나라의 정권은 교체될 일이 없을 듯 하다.
현재 야권의 잘못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큰 잘못은 비전의 부재.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어도 광고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법이다.
2012년식 벤츠 엔진을 탑재한다 한들, 1990년식 그랜져 차체에 앉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려한 캐치 프레이즈도,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수려한 스팩과 외모의 인물도 없이는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대부분의 국민들 마음을 잡기 힘들다.
야권 지지자인 나조차도 이런 사람에게 표를 정말 줘도 될까 싶을 정도의 포스를 뿜고 있는 자들에게,
어떤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기득권, 위정자들은 끊임없이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못하도록, 제대로 알지 못하도록
여러가지 제도와 장치들을 이용한다.
때로는 그것이 "3S"라고 불리는 screen, sex, sports 일 수도 있고,
때로는 그것이 우리의 생활고를 옥죄는 열악한 생활환경일 수도 있다.
이렇게 국민들에게서 정치로의 관심을 빼앗아야 자기들 입맛대로 법을 정하고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아직 민주주의가 무르익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길 밖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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