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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9) 국가란 무엇인가 [사회과학] 본문

Report of Book/사회

(2016-39) 국가란 무엇인가 [사회과학]

재도담 2016. 11. 9. 22:24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저, 돌베개. 


유시민 선생님의 글은 언제 보아도 명문이다. 

나는 언제쯤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1. 국가란 무엇인가?

a. 국가주의 국가론 - 사회 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홉스, 마키아벨리) 
b. 자유주의 국가론 - 국가는 선을 행하기보다 악을 저지르지 않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 개인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생을 살 권리를 지니고 있다. 설혹 그것이 그 사회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마땅치 않게 여기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가 부당하게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이나 사회도 그의 자유를 구속하거나 제약해서는 안된다. (존 로크,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c. 마르크스주의 국가론 - 국가는 소수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카를 마르크스) 
d. 목적론적 국가론 

2.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플라톤은 철인(철학자)이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맹자는 덕을 갖춘 군자가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은 가장 훌륭한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여 많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또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며 강점이다. 반면, 민주주의는 국가가 선을 행하는 것도 방해한다. 대중이 선거 자체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잃게 되면,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교묘한 위선으로 잘 무장한 최악의 인물이 달콤하지만 실현할 수 없는 약속을 내세워 권력을 장악하는 중우정치로 타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가 인간이 발명한 가장 부작용이 적은 정치제도라는 점을 알고 주권자로서 참여하여 그것을 발전시켜나가는 일이다. 

3. 애국심은 고귀한 감정인가? 

피히테는 개인을 국가의 부품으로 여기고, 국가가 만든 획일적 규칙에 따라 민족의 영원성과 위대함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충동을 억제하면서 국가가 제시한 목표를 자기 삶의 목표로 여기고 살아가야 한다고 믿었다. 그에게 애국심은 인간이 지녀야 할 감정 중 가장 고귀한 것이다. 
톨스토이는 애국심을 인위적이고 유해한 감정으로 보았다. 그는 국가권력의 토대가 물리적 폭력이라고 생각했으므로, 애국심은 권력자가 군대를 장악하고 동원하는 데 쓰는 파괴적인 감정이라고 보았다. 
르낭은 독창적인 견해를 피력했는데, 민족창출의 근본적인 요소가 기억이 아니라 망각이라고 주장했다. 부족국가에서 큰 국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언제나 대규모 살상과 전쟁이 있었는데, 그런 과거의 살육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 하나의 국가로 결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르낭에게 민족이란 함께 귀속되어 공동의 삶을 계속해나가기를 원하는 민중의 의지다. 애국심이란 국가에 대한 배타적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함께 귀속되어 살면서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 또는 목적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이다. 

4. 국가를, 국가의 기본질서를, 국가권력의 기능과 작동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모든 것을, 단숨에,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의 길과 vs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고쳐나가는 점진적 개선의 길이 있다. 
혁명이 일어나는 데에는 조건이 있다(해럴드 라스키). 
혁명이 일어나는 첫 번쨰 조건은 사회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고, 그 사실을 민중이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희망이 없는데 특정한 사람들이 반칙으로 부를 축적하고 부당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믿을 때, 정의가 짓밟히고 불의가 횡행하는 세상이 확 뒤집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때, 혁명의 첫 번째 조건이 갖추어진다. 두 번째 조건은 민중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사회를 지배하는 사람들에게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비록 사회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확신이 널리 퍼져 있을 경우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혁명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마지막 조건은, 앞에서 지적한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폭력이 아닌 다른 모든 수단을 남김없이 행사했다는 사실이 널리 인정되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사회혁명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는 혁명이 구원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그가 발견한 해결책은 종교적인 것으로, 각자가 욕망을 줄이는 것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훌륭한 삶이 존재하려면 먼저 사람들이 훌륭해져야 한다. 사람들을 훌륭한 삶으로 인도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스스로 훌륭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죽는 날까지 구도자의 길을 걷다가 죽음을 맞았다. 
개량과 혁면에 대한 포퍼의 견해를 보면 다음과 같다. 유토피아적 공학인 사회혁명은 사회 전체의 근본적 재구성을 추구하지만, 인간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경험과 지식의 제약 때문에 더 큰 악을 불러들일 위험이 있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가장 긴급하고 구체적인 악과 싸우는 점진적 공학이다. 점진적 공학의 필수조건은 피통치자가 통치자를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자유와 민주주의 정치제도이며, 독재가 이 가능성을 차단할 때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폭력혁명도 정당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통해서 어떤 선을 어디까지 실현할 수 있을지는 선험적으로 예단할 수 없다. 
하이에크의 주장에 따르면 자연발생적인 힘의 핵심은 경쟁이다. 경쟁이 최대한 유익하게 작동하도록 의식적으로 사회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를 계획하고자 하는 가장 열광적인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계획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계획을 조금도 인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이상주의자와 미치광이는 단 한걸음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선과 악을 판단하는 도덕기준은 우리들 각자의 내면에 있으며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국익 또는 사회 일반의 이익은 개인의 이익을 합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에게 귀속될 수 없는 공공의 이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5. 진보정치란 무엇인가? 

생산적 노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부유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은 생산적 노동을 하면서도 몹시 가난하게 사는 계급이 있음을 의미한다. 베블런은 그 둘이 약탈하고 약탈당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보수주의는 생물학적 본능이고 진보주의는 목적의식적 지향이다. 보수가 구심력이라면 진보는 원심력이다. 사회도 진보와 보수가 있기에 유지되고 발전한다.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진보를 아주 좁게 보자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이상봉). 반면 넓게 보자면, 인간이 행복을 위해 자유를 확대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이남곡). 자유를 억압하는 것들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진보인데, 자유를 억압하는 것들에는 ① 불합리한 제도, ② 물질의 결핍, ③ 낡은 생각이 있다. 사회제도를 발전시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생산능률을 향상시켜서 물질의 결핍을 해결하고, 구식 사고방식을 버리고 의식을 변혁하는 것이 진보다. 이런 진보주의가 정치와 결합한 것, 또는 정치를 통해 진보적 지향을 실현하는 것이 진보정치이다. 진보정치의 목표는 국가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6. 국가의 도덕적 이상은 무엇인가? 

개인에게는 이타성이 최고의 도덕적 이상인 반면, 국가에게는 정의가 최고의 도덕적 이상이다.
국가가 실현해야 할 정의는, 국민에 대한 자유권적 기본권과 사회권적 기본권의 보장이 최우선이다. 이것은 헌법의 가치이다. 
진보자유주의는 모든 형태, 모든 종류의 절대주의를 거부한다. 자유, 복지, 안전, 평등, 평화, 환경 등 헌법이 규정한 사회의 최고 목표 또는 최고 가치는 모두 평등한 지위를 가진다. 진보자유주의자는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개량의 길을 선호한다. 

7. 정치인은 어떤 도덕법을 따라야 하는가? 

첫째, 칸트의 정언명령. 칸트의 '자유'는 인간이 경향성을 만족시키는 욕구의 노예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법칙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도덕법은 이성적 존재인 인간이 자유를 사용하는 규칙이다. '너 자신의 행동준칙에 따라 행동하되, 이는 보편적 법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준칙이라야 한다(정언명령Ⅰ).' '나 자신이든 다른 어떤 사람이든, 인간을 절대로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지 말고, 언제나 한결같이 목적으로 다루도록 행동하라(정언명령Ⅱ).' 칸트의 도덕법은 북극성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을 보면서 삶의 바다를 항해하지만, 그곳에 닿을 수는 없다. 
둘째, 막스 베버의 책임윤리. 베버는 좋은 정치인이 되는 데는 세 가지 자질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았다. 열정, 책임의식, 균형감각이다. 동기가 순수해도 결과가 나쁘다면 좋은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정치인(책임윤리가)은 인간의 평균적 결함을 고려하여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사회에서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예측하고 그에 따라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