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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재도담 2010. 6. 15. 11:01

踏雪野中去
눈을 밟으며 들길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
모름지기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今日我行蹟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뒤에 오는 이에게는 이정표가 되리니

- 백범이 즐겨 썼다는 한시


[시인 안도현의 메시지]
한때 어느 기업에서 텔레비전 광고 카피로도 사용한 적이 있어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한시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1948년 남북대화를 위해 혼자 38선을 넘으면서 읊기도 했지요. 이 한시는 서산대사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작자가 서산대사가 아니라 조선시대 학자 이량연(李亮淵)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혹시 당신은 눈 쌓인 들길에 새가 찍어 놓은 발자국을 따라가 본 적이 있는지요? 흐트러짐 하나 없이 가지런한 새의 행보를 보면서 당신이 찍어 놓은 발자국과 비교해 보신 적은 없는지요?

새는 발자국 무늬를 눈 위에 콕콕 새기다가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훌쩍 날아오르지요. 그때 발자국을 쫓던 사람은 새가 날아간 허공만 바라보게 되고요. 새는 허공에 발자국을 찍지도 않고 날아가지만, 인간인 우리는 또 어지러이 발자국을 남기며 터덜터덜 되돌아오기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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