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edGen's story

(2024-17)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육아] (조선미) 본문

Report of Book/육아

(2024-17)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육아] (조선미)

재도담 2024. 10. 1. 18:03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조선미 저, 북하우스, 292쪽. 

조지 베일런트의 일곱 가지 행복의 조건 :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 교육 수준, 안정된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적당한 체중. 

사는 게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예전보다 고통의 총량이 늘어서가 아니라, 그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은,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보다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1부 행복한 사람의 조건 :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감사와 기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은 건강과 더 끈끈한 인간관계를 낳는다. 
아이의 행복은 아이 스스로 판단한다. 
가족끼리 마주 보며 웃는 가정,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가정, 아이의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도록 격려하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이런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 아이는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극대화된다. 
"엄마는 고통을 겪지 않고 사는 방법을 알고 있어. 그건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사는거야. 그런데 그런 삶은 절대 행복하지 않아. 고통스럽다는 건 네가 너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증거야. 열심히 할수록 고통은 더 커질 수 있어. 그런데 세상에 가치 있는 것 중에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어." 
쾌감의 가장 큰 문제는 적응adaptation과 둔감화desensitization의 과정에서 비롯된다. 행복을 얻기 위해 쾌감에 의지한다는 것은 어쩌면 메울 수 없는 깊은 갈망의 우물을 파다 결국은 절망에 이르는 파국적인 길로 들어서는 것일지도 모른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지적 능력이나 그 사람이 속한 계급이 아니라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마틴 셀리그만의 '행복을 주는 삶의 조건' :
⑴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 : 과거에 대해서는 수용과 감사를, 현재에 대해서는 지금 여기에서의 몰입과 참여, 미래에 대해서는 도전의식과 낙천적인 기대를 갖는 것.
⑵ 적극적인 삶 : 매일의 삶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여 성격적 강점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자기실현을 이루어 나가는 삶. 
⑶ 의미 있는 삶 : 즐거움 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없을 때는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인간은 사회적 맥락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기여할 때 더 큰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영혼의 힘은 애착에서 나오고, 애착은 친밀한 신체 접촉이 핵심이다. 다정한 눈빛과 부드러운 손길은 자녀에게 큰 힘이 된다.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주어지지 않으면 자율성은 성장하기 어렵다. 행위의 결과를 직접 경험하고,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를 모두 겪어보아야 역경을 견디려는 용기와 내 삶을 내가 끌어가려는 주도성이 생긴다. 아이에게 작고 사소한 일부터 생각하고 결정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되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우는지 지켜봐아야 한다. 실수를 겪고, 그 결과에 대처해보는 것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없다. 먼저 나서서 무언가를 했을 때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관심을 갖고 칭찬해주어야 한다. 아이를 아무리 사랑하는 부모라 해도 자기 삶에 대한 열정과 재미를 만들어줄 수는 없다. 

실수를 하고도 전혀 괴롭지 않다면 사람들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것이다. 적절한 정도의 심적 고통은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실수를 고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불편하고 괴로운 감정은 고통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생명체의 안전을 지켜주고, 행복을 해치는 것들을 제거하도록 동기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2부 사회성 기르기 : 다른 사람과의 관계, 행복의 반을 책임진다. 

아이들의 지도에는 부모가 준 선물이나 비싼 장난감, 놀이동산은 그려져 있지 않다. 내가 다가갔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가 담겨 있을 뿐이다. 그래서 무엇을 해줄지가 아니라 '어떻게 반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회성에서 균형감이란 '대부분의 관계는 신뢰와 수용을 기반으로 하되 적절한 불신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균형은 세상에 대한 긍정적 믿음과 더불과 불신에 대처하는 내구력을 키워준다. 믿을 수 없는 대상이 누구인지 가리게 해주며 포기할 수 있는 분별력도 지니게 한다. 신뢰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 역시 균형감에서 비롯된다. 
부모가 항상 완전해야 할 필요는 없다. 부르면 대부분 달려오지만 하던 일을 마치고 오느라 늦을 때도 있고, 그런 건 안 된다고 거절할 때도 있으며, 피곤해서 아이의 말을 듣지도 못할 때조차 있는 것이다. 무한한 신뢰, 결함 없는 희생은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때로는 이런 자각이 아이를 고통스럽게 할 수 있지만 그 고통을 딛고 나서야 아이는 비로소 역동적이지만 불완전한 세상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된다.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아이와 부모가 대등한 힘을 가져야 한다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들은 규칙을 필요로 하며, 세상에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할 것이 있고, 하고 싶지만 참아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가르침을 주는 주체는 부모이며, 이때 부모가 존중이라는 명분으로 아이가 원치 않는 것은 시키지 않는다면 아이는 세상살이에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없게 된다. 존중은 아이의 생각, 감정, 행동 중에서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부모의 권위를 수용하는 정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학교 적응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권위를 수용하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권위 역시 어려움 없이 수용하였고, 수업 시간에도 좋은 자세로 집중을 잘하는 편이었다. 훈육과 교육이 필요한 순간, 부모는 반드시 '권위를 가진 어른'으로 변신해야 한다. 
논리로 세상을 배운 아이들은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논리로 이해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심지어 논리에 어긋난다고 느낄지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음을 아이는 반드시 배워야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 더불어 좋은 사람도 때로는 좋지 않은 행동을 할 수 있고, 나쁜 사람이라도 누구에게나 악마같이 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는 사람을 단정 짓고 분류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착하고 친절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요구가 합당치 않더라도 귀를 기울여주어야 한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해도 요구를 하는 아이의 마음은 이해하고 수용해주어야 한다. 부부는 살면서 다투기도 한다. 조심한다고 해도 아이 앞에서 다투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다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의 주장과 요구를 조율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결국 화해로 끝맺는 것을 아이가 확인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 아이는 파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부모에게 는 아이를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듯이 아이들은 부모의 권위에 순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이에게 자율성보다 먼저 가르쳐야 하는 것은 부모의 권위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지시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게 아니고 부모가 설정한 경계가 나를 가르치고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하고, 나에게 중요한 일을 결정하고, 규칙을 어기고 경계를 넘어가면 제재를 가하는 사람이 바로 부모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적 관계를 잘 이해하는 아이는 어른의 권위를 인정하며, 자신을 위해 설정해놓은 경계가 결국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인정한다.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요구가 거절당해 불만스러운 감정이 생겨도 그 감정을 적당한 선에서 억제할 수 있게 된다.

3부 좌절내구력 높이기 : 실패가 인생을 덮치지 않게 하라.

삶은 행복과 고통이라는 씨실과 날실로 직조된 피륙과 같은 것이다. 삶이라는 피륙에 쓰인 씨실과 날실은 너무나 섬세하고, 다양한 종류가 어우러져 있어 전체의 질감과 색감을 본다고 해서 그것이 어 떻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것이다. 남들이 하는 평가는 대부분 피륙을 얼핏 잠깐 보고 내리는 것이다. 색깔이 좋다, 나쁘다, 질감이 부드럽다, 질기다, 두껍다와 같은 평가는 피륙 안에 함께 어떤 실들이 엮여 들어갔는지를 전혀 모른 채 내리는 아주 피상적인 평가일 뿐이다. 피륙을 짜내려간 사람의 하루하루가 어땠는지, 누구와 얼마나 행복한 순간을 보냈는지, 무엇에 감동하고 어떤 일에 슬퍼했는지 알지 못한 채 내리는 판단은 사실상 내 삶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아이가 겪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피륙의 질감과 색깔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어떤 씨실과 날실이 그 안에 엮어져 들어갔는지, 그것들이 어우러져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해주어야 한다. 어떤 일도 순수하게 기쁨만을 갖거나 완전히 좌절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워갈수록 아이는 삶의 진실에 접근해 갈 수 있게 된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평생의 건강과 직결된 행동이다. 건강하게 형성된 식습관은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단단한 첫 디딤돌이 된다. 아이들은 안전하고 융통성 있게 둘러쳐진 경계 내에서의 자유를 가장 좋아한다. 

실패는 무엇일까? 자전거 타기를 배우지 못해 계속 넘어지는 일일까, 아니면 모든 시도와 노력을 중단하는 것일까? 성공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답을 찾는건 어렵지 않다. 모든 성공은 시도와 실패, 중단 없는 노력이라는 공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삶은 무수한 시도와 약간의 실패 다음의 성공, 그리고 새로운 시도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공은 고난의 끝에서 간신히 손에 넣을 수 있는 파랑새가 아니라 매일, 작은 일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기쁨이다. 아이의 용감한 시도에 주목하고, 자잘한 실패에 대범해지고, 작은 성공을 칭찬해주어라. 아이는 스스로의 삶을 반복적인 시도와 노력으로 채워나갈 것이다.

갈아입은 옷을 빨래바구니에 넣지 않아도 항상 깨끗한 속옷이 준비되어 있다면 아이는 굳이 빨래 바구니에 빨래를 넣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간단하고 쉬운 행동인데도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준비물을 갖고 가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거나 친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빌려 쓰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불편을 겪으면서 아이들은 점차 준비물을 잘 챙겨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 
생활이 무리 없이 흘러갈 때 사람들은 굳이 행동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옳다는 판단에 따라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불편할 때 더 빠르게 행동을 고친다. 훈계나 설득, 잔소리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이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몸에 와닿는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좌절과 불편을 겪어야 한다. 그로 인해 마음이 상해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말아야겠다는 결의에 도달해야 한다. 사랑하는 자녀가 좋은 행동을 하기 바란다면 좋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좌절을 겪도록 해야 한다. 시시콜콜한 설명이나 훈계는 그만두고, 이런 행동 때문에 이런 결과가 온 것이라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지금 겪는 작은 좌절이 나중에 올 수 있는 큰 좌절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실수나 실패로 아이가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 주고,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수용해주면 아이는 다시 기력을 회복하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심리적 탄력성은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는 것뿐 아니라 좌절 자체에 대한 내구력도 증가시킨다.

불편한 것을 즉각 해결해주고 우는 아이를 바로 달래주는 것은 두 돌 무렵 정도까지가 적당하다. 그 이후로는 점차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겪고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속상한 마음은 알아주되 책임지고 그 감정을 해소해줄 필요는 없다. 아이 옆에서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의 감정이 잦아들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방문을 닫고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은 불안정한 애착의 표현이 아니라 혼자 힘으로 자신을 통제해보겠다는 시도로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 싫은 것을 억지로 해야 할 때 아이들은 좌절감을 느낀다. 그 결과가 성장과 성취라 해서 과정의 고통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성장을 목표로 겪는 시련은 반드시 겪고 견뎌야만 하는 경험이다. 새로운 과제에 당면했을 때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주어진 과제를 하기 위해 내 감정과 욕구를 조절하고, 주의를 집중하며, 끝까지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 

잘 해냈건 실수했건 간에 부모는 새로운 시도를 한 아이에게 충분한 관심을 보여주고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 처음 해보는 일은 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도해보는 게 더욱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4부 문제해결 능력 확장하기 : 계획하고 실천하고 문제를 해결하라. 

행동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 하는 것은 환경을 통제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환경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행동이 환경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자극이 있어야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환경을 통제하고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나쁜 짓을 하는 아이와는 어울리지 마라'라고 말하는 대신 '친구가 좋지 않은 행동을 하면 네가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할 때 아이는 좀 더 적극적으로 좋은 행동을 할 것이다. 좋지 않은 영향력에 대한 내구력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 부모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노력만큼이나 아이가 주어진 환경을 바꿀 수도 있고, 조절할 수도 있는 힘이 아이 안에 내재되어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실패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 는 사람은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법입니다. 당신의 경험은 교훈들로부터 얻어낸 총체입니다. 그러나 당신 아들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규칙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지적인 면에서 '눈치'는 다른 사람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차리는 고도의 판단력이다. 즉, 잘 개발된 사회성 이라는 것이다. 눈치 보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눈치를 보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래야 하는 대부분의 상황이 불합리하거나 원칙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 큰 자녀의 수행평가를 도와주고, 내놓지 않은 빨랫감을 방 구석구석에서 찾아내 눈처럼 하얗게 빨아놓는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쾌적한 온도를 맞춰주기 위해 노력하며, 시시각각으로 불편한 곳이 없는지 체크한다. 이렇게 자라는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 가고, 문제집을 푸는 이 외에 손과 발, 머리를 쓸 일이 거의 없어진다. 삶에서의 정작 중요한 일은 내 손으로 해보지 못한 채 성장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그 아이가 자신의 삶을 유능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아이가 능숙하게 스스로의 손과 발, 머리를 쓰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반복적인 경험과 연습이 없이 갑작스럽게 어떤 일이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아이를 사랑할수록 스스로 하게 하고, 가보게 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기회를 많이 주도록 하자. 

하나의 행동은 그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습관은 개인의 건강이나 생산성뿐 아니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다. 어떤 일을 한 번 하는 것과 지속적으로 해내는 것의 차이는 자제력과 의지력에 있다. 자제력과 의지력을 반복해서 발휘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어떤 활동에서 단련된 의지력은 삶의 다른 영역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훈련은 단순히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뜻하지 않았던 난관이나 지루함이나 피로라는 고통의 벽을 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의지력과 자제력은 강철처럼 단련된다. 매일 방을 정리하고 청소할 수 있게 되면 제시간에 일어나고 제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게 더 수월해지고,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하는 것을 참는 게 예전보다 덜 힘들어진다. 지금 하지 못하는 행동은 시간이 지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꾸준히 해왔던 것이 아니면 습관처럼 해나갈 수 없게 된다.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습관은 의지를 단련시키는 훈련이다. 의지는 날 때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훈련과 반복에 의해 단단해지는 일종의 능력이다. 습관은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해주는 행동의 반복이다. 습관은 행동과 목표를 연결시켜주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는 목표에 도달하는 행동을 습관으로 잘 만들었는지 여부에 따라 달려 있다. 
어떤 목표를 갖게 되었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일련의 행동 고리를 만들어 습관이 될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좋은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좋은 공부 습관이라는 것은 어떤 행동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문제집을 풀고, 스스로 채점해서 오답 노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면 부모는 아이가 이 행동을 반복하도록 격려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좋은 공부 습관은 얼마나 어려운 내용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같은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매일 반복하다 보면 '왜 이걸 해야 하지? 놀고 싶은데…'라는 갈등이 줄어들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하는 행동은 이런 반복과 훈련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단 습관이 된 행동은 개인의 의도에 의해 더 이상 영향받지 않는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나 기술, 자료가 필요한지를 알고,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또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자기 스스로 효율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시간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제대로 과제를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판단하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과제 수행을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운 뒤 과제를 잘 해냈는지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계획을 세우는 능력은 아이들이 반드시 개발시켜야 할 메타인지 능력이다. 또한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이나 주변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고, 그에 맞게 행동을 수정하는 것도 반드시 갖춰야 할 메타인지 능력이다. 공부를 할 때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순서로 공부하는 게 좋을지, 어려운 부분을 공부할 때는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외우는 것과 이해하는 것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를 스 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5부 적응력과 유연성 키우기 : 세상의 이치를 배우게 하라. 

가족은 이해관계를 떠난 애정적인 혈연 집단이기 때문에 한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은 더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주어지고, 더 약한 가족원이 우선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그렇지만 사회조직에서 채택하는 분배의 정의는 다르다.  대부분의 사회조직에서 가장 많이 채택하는 분배의 기준은 성취와 성과에 의한 것이다. 각 개인이 무엇을 얼마나 필요로 하느냐, 노력을 얼마나 투여했느냐와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나타난 성과를 근거로 몫을 정하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생산을 최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자식을 보호하고, 교육시키며,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며, 가족들로 하여금 심리적, 신체적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하여 재생산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자라던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되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분배의 원칙을 경험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누구나 똑같은 책상과 걸상을 쓰고, 같은 반찬으로 급식을 먹으며, 동일한 내용의 수업을 받는다. 집에서는 입에도 대지 않던 반찬을 먹어야 하는가 하면 내가 이해하건 말건 선생님은 진도를 나가고 시험을 본다. 새로운 분배의 기준은 아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과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내 필요에 대한 배려는 최소한으로 이루어지고 평균 수준에 맞추어 동일하게 분배되는 교육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반드시 우수한 성취나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잘하면 편애와 약간의 편의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성적이 나쁘다고 수업을 받지 못하거나, 식단이 달라 지지는 않는다. 집보다는 힘들지만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은 심하지 않다. 
그러나 직장은 또 다르다. 일정 기간 동일한 급여와 조건을 제시 받지만 길게 보면 내가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내가 받을 몫을 결정한다. 더 힘든 것은 나의 성과를 내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평가한다는 점이다. 분명 최선을 다했고, 잠을 줄여가면서 일했는데 좋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하고, 남들보다 늦게 승진하는 일을 겪기도 한다. 왜 나만 적게 주냐고 투정 부릴 수도 없고, 힘들겠다고 다독여주는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내가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숫자로 된 내 성과뿐이며, 얼마나 성취했느냐로 나를 증명하지 않으면 필요로 하는 것을 갖기 어렵다. 이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과를 내고 헌신을 입증해야만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조직의 원리를 배워야 한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받는 보살핌과 보호, 학교에서의 동등한 교육 기회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라왔다. 첫째로 태어나면 형이라고 대접받고, 학년이 올라가면 저절로 선배 대접을 받았는데 그것이 노력이나 능력과는 무관하게 주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그 정도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이나 성별, 인종처럼 개인의 의사나 재능과 상관없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귀속 지위를 능력을 통해 주어지는 성취 지위로 잘못 착각한 것이다. 성숙하고 개방된 사회에서는 성별이나 나이, 신분 같은 귀속 지위에 의해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고, 학교 내에서는 가급적 평등한 대우를 받는다. 사회에 나간 아이들은 더 이상 귀속 지위로 받을 수 있는 대우가 없다는 사실에 적응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차별 대우가 부당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타고난 능력과 개성의 차이, 기질과 성품의 차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불가피하게 차별을 유발하기도 한다. 차별 대우에 대해 무조건 부당하다고 느끼고 세상을 탓하는 것은 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의 가치는 한두 개 영역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에서는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부모에게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자식이라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는 부당한 차별에는 항거하지만 불가피한 차별은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게 될 것이다. 

새로운 집단에 들어갔을 때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중요한 규칙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 규칙에 따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심지어 집단의 규칙이 비합리적이고, 집단의 이익과 무관한 것이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또래 집단에 속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청소년들은 아무리 제재해도 유행하는 옷을 입고, 지적을 받는데도 학교에서 슬리퍼를 신으며, 누가 강요하지 않는데도 담배 를 피우거나 술을 마신다. 누구나 동질성이 강한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원하며, 소속감에서 비롯된 친밀감은 정체성과 자신감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 들어간 새내기들은 명문화된 업무 매뉴얼뿐 아니라 불문율로 전달되는 숨겨진 기대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숨겨져 있는 기대는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좋은 평가가 주어지는 그런 것들이다. 업무를 할 때 밝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문제점을 먼저 찾고 비판적인 사람에 비해 좋은 인상을 준다. 주어진 업무의 약점과 비현실 적인 면을 짚을 때 스스로가 자신이 날카롭고 예리한 비판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는 일하기를 싫어해 핑계부터 찾는 사람으로 치부될 수 있다. 과장된 칭찬이나 아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호감을 표시하고 호의를 베푸는 습관은 훌륭한 대인관계 능력으로 꼽힌다. 
세상의 기대를 읽어내고,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이며, 적응과 성공에 필수적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부모와 교사의 기대를 읽어내도록 훈련받은 아이는 자신의 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목표에 더 빠르게 다가가고 사회와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데도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남들의 평가는 어떻게 내려지는 것일까? 내 행동을 보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를 결정하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반복하면 남들은 내가 보여주는 행동에 따라 나를 평가하게 된다. 사회생활에서 남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은 그 집단에서 얼마나 잘 지내느냐, 성과에 대해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시시콜콜한 비난이나 등 뒤에서 주고받는 뒷담화에 민감해지라는 것이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떤 평판을 받고 있는지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런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할지를 생각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강제적이며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친사회적인 전력이 더 효과적이다. 힘을 발휘하고 영향력을 미치고자 할 때 사람들이 흔히 권력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힘은 실제 사람 관계에서는 역효과를 일으키기 쉽다. "상대의 요구를 수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제일 중요한 요인"은 신체적인 힘이나 지배전략의 종류가 아니라 "서로 간의 친밀감"이다. 친밀감과 호감은 협동에서 비롯된다. 목표를 공유해 함께 힘을 합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와 우정을 굳게 다지며, 서로의 동맹군이 되어준다. 협동은 사회에 진출한 새내기들에게 인맥을 만들어주며, 개인의 사회적 적응에 필수적인 것은 물론 조직의 성공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치력은 부당하게 남의 몫을 가로채거나 다른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 게 아니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상대와 상황을 파악하는 것, 이것이 공평한 내 몫을 배분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정치력이다. 

이유 없는 고통이 찾아올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 고통을 나보다 더 잘 아시고 더 아파하시는 신을 의지하는 것뿐이며, 왜 고통을 받는가 질문하는 대신 고통을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다. 불행은 나만 비껴가지 않으며, 세상은 나에게 그런 약속을 한 적도 없고,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빚을 지지도 않았다.

======================================================================

많이 갖고, 많이 배우고, 많이 누리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실패와 좌절에 힘들어도 스스로를 달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 세상에는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과 좋은 습관을 갖게 된 사람이 결국은 성장하고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