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2026-02) 종이 동물원 [문학-소설] (켄 리우) ★ 본문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저, 장성주 역, 황금가지, 568쪽.
정말 대단한 단편 소설집이다. 켄 리우의 소설은 장르를 특정하기 힘든데, SF, 판타지,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스팀 펑크, 중국 전기 소설 등 온갖 장르를 넘나든다. 이제껏 테드 창의 소설이 극찬되는 것을 보며, 그의 소설집을 두 권 읽었지만(완독하지는 못했지만), 켄 리우는 내 개인적으로 테드 창을 훨씬 뛰어넘는 소설가다.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 읽기 힘든 한 두 개의 단편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단편들이 모두 다 너무 훌륭하고 뛰어나다고 느꼈다.
< 종이 동물원 > ★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이야기. 어머니가 종이접기로 만들어준 동물들은 살아 움직인다. 미국 문화에 동화되려는 아들은 어머니를 점점 밀어내고, 어머니가 죽은 후에야 그녀가 종이접기 속에 남긴 편지를 발견한다. 휴고, 네뷸라, 세계환상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단편.
< 천생연분 > ★
AI 어시스턴트가 삶의 모든 것을 관리해주는 미래. 주인공은 앱이 추천해주는 대로 살아가다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빅데이터와 자유의지에 대한 사변소설.
< 즐거운 사냥을 하길 > ★
청나라 말기 중국을 배경으로, 영물(여우 요괴)을 사냥하는 가문의 아들과 여우 요괴 소녀의 이야기. 서양의 근대화가 들어오면서 요술이 사라지는 세계에서, 두 존재가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남는 법을 찾는다.
< 상태 변화 >
모든 인간의 영혼이 물리적 사물에 깃들어 있는 세계. 주인공의 영혼은 얼음 조각 속에 있어서 녹지 않도록 평생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삶의 본질과 위험 감수에 대한 이야기.
< 파자점술사 > ★
195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미국 외교관의 딸과 한 노인의 교류를 다룬 이야기. 노인은 한자 속에서 운명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냉전 시대 동아시아의 정치적 긴장과 언어의 힘을 다룬다.
<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
여러 외계 문명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만들고 기록을 남기는 방식을 백과사전 형식으로 묘사한 작품. 줄거리보다는 "기록이란 무엇인가"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에세이에 가까운 단편.
< 시뮬라크럼 > ★
아버지가 딸에게 자신의 홀로그램 복제본을 남겨두고 일을 다니는 이야기. 복제된 아버지와 진짜 아버지 사이에서 딸이 겪는 혼란을 통해, 존재와 부재, 그리고 부모 자식 관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 레귤러 > ★
사이버펑크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탐정 소설. 뇌에 감정 조절 장치를 이식한 여성 사립탐정이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한다. 장르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
<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 >
다양한 생물들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그림책 형식으로 서술한 작품.
< 파(波) >
장거리 우주여행을 하는 세대선(世代船) 안의 인류 이야기. 수백 년에 걸쳐 인류가 디지털 존재로 진화해 가는 과정과, 그 변화에 저항하는 인물을 통해 정체성과 문명의 변화를 다룬다.
< 모노노아와레 >
지구가 멸망 위기에 처해 우주선으로 탈출한 인류. 일본인 주인공은 우주선의 생존 장치를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일본의 미학 개념 "모노노아와레(物の哀れ, 사물의 덧없는 슬픔)"를 SF로 풀어낸 작품.
<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略史) >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 해저 터널을 건설한 대체역사 세계를 배경으로, 그 공사에 동원된 중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 역사 속 희생된 이들에 대한 기억을 주제로 삼는다.
< 송사와 원숭이 왕 > ★
청나라를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변호사와 원숭이 왕 손오공의 만남. 1645년 양저우 학살의 기록을 지키려는 이야기로, 역사적 불의와 기억에 관한 작품.
<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 동북아시아 현대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 ★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다룬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 과거로 한 번만 돌아갈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그 기술로 731부대의 실상을 증언하려는 과학자 부부의 이야기. 역사적 진실과 기억, 피해자의 존엄을 정면으로 다룬 무거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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