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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장례식 블루스

재도담 2026. 6. 12. 10:43

장례식 블루스 

W.H. 오든 

모든 시계를 멈춰라, 전화를 끊어라, 
기름진 뼈다귀를 물려 개가 못 짖게 하라, 
피아노들을 침묵하게 하고 천을 두른 북을 쳐 
관이 들어오게 하라, 조문객들을 들여보내라. 

비행기를 하늘에 띄워 신음하며 돌게 하고, 
그가 죽었다는 메시지를 하늘에 휘갈기게 하라. 
거리의 비둘기들 하얀 목에 검은 상장을 두르고, 
교통경찰에게는 검은 면장갑을 끼게 하라. 

그는 나의 동쪽이고 서쪽이며 남쪽이고 북쪽이었다, 
나의 평일의 생활이자 일요일의 휴식이었고, 
나의 정오, 나의 자정, 나의 대화, 나의 노래였다, 
우리 사랑이 영원할 줄 알았으나, 내가 틀렸다. 

별들은 이제 필요 없다, 모두 다 꺼버려라, 
달을 싸버리고 해를 철거해라, 
바다를 쏟아버리고 숲을 쓸어버려라, 
이제는 그 무엇도 아무 소용이 없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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