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en's story
중국인 혐오 본문
시민: 어머님 중국인이지 않아요?
준석: 아니라니까요?
시민: 증거가 다 있던데.
준석: 증거가 어딨어?
시민: 증거 엄청 많이 나오던데
준석: 어디어디? 아니 우리 엄마가 중국인이라는 증거가 어딨어? 우리 엄마가 왜 중국인인데? 뭐 보셨어요?
시민: 다 증거가 올라오던데, 인터넷에
준석: 우리 엄마가?
시민: 네
준석: 아니요, 우리 엄마 중국인 아닌데? 우리 엄마 상주 양촌 출신인데? 근데 왜 남의 엄마를 중국인이라 그래요?
시민: 인터넷에 올라오길래 궁금해서 여쭤봤어요
준석: 인터넷에 올라오면 니애미 중국인이라고 물어봐도 되는거에요?
시민: 네
준석: 아 그래요? 인터넷에 올라오면 니애미 중국인이라 해도 되는거에요?
위 대화에 나타난 문제점은 여럿이다. 추측이지만 애초에 질문을 한 사람도 상대를 조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물었고, 그런 의미에서 그 역시 가해자이자 원인제공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중국인'이라는 표현이 이미 심하게 오염되어 욕으로 사용된다는 점, 그리고 이준석 본인이 중국혐오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직간접적으로 일조한 인물이면서, 스스로 자기가 만들어 낸 혐오문화에 갇혀 그 말을 듣고 진심으로 빡쳤다는 점이다.
'너 흑인이야?'라는 말이 인종차별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지성인이라면, 온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런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내가 가장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그 질문이 '모욕'으로 성립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어머님 중국인이지 않아요?"라는 문장은 문법적으로 보면 단순한 출신 확인이다. 출신을 묻는 것이 어째서 모욕이 되는가. 그것이 모욕이 되는 이유는 단 하나, '중국인'이라는 단어가 이미 욕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전라디언'이 욕이 되고, '페미'가 욕이 된다. 지역도, 신념도, 출신도 그 자체로는 결코 욕이 될 수 없다. 누군가가 그것을 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욕이 된 것이다.
누가 이 단어들을 오염시켰는가. 어떤 집단을 묶어 조롱의 대상으로 세우고, 그 조롱을 표로 환산해 온 사람들이 있다. 정치인은 혐오를 '발견'하는 자가 아니라 '제조'하는 자다. 흩어져 있던 막연한 적대감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며, 마침내 그 이름이 누군가를 때리는 무기가 되도록 벼리는 일. 이준석은 그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해 온 인물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자기가 벼린 칼에 자기가 베인 것이다.
그는 "우리 엄마 상주 양촌 출신인데"라고 항변했다. 이 항변이야말로 그가 빠진 함정의 정체를 드러낸다. 그는 "내 어머니가 중국인이라는 것은 모욕이 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 어머니는 중국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그는 '중국인 = 모욕'이라는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인 채, 다만 그 분류가 사실과 다르다고 다툰 것이다. 그렇다면 묻자. 만약 그의 어머니가 정말로 중국인이었다면, 그 질문은 정당한 모욕이 되는가? 이 논리대로라면 그렇다. 바로 이것이 혐오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혐오는 가해자만 물들이지 않는다. 피해자에게조차 그 전제를 내면화시켜, 자신을 변호하는 그 순간에도 혐오의 문법을 복창하게 만든다.
중국인이면 저런 취급을 받아도 되는가. 아니다. (내 주위에도 중국인과 화교가 몇 분 계신데, 최근 우리나라의 혐중 문화에 상처를 받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전라도 사람이면, 여성이면, 페미니스트면 받아도 되는가. 아니다. 한 인간을 그가 속한 범주로 환원해 모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너 흑인이야?'가 인종차별인 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에서다. 그리고 그 단순한 진실을 가장 먼저, 가장 무겁게 지켜야 할 사람이 공적 언어를 다루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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