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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of Book/역사

(2021 읽다만 책) 부산은 넓다 [역사/인문학] (유승훈)

재도담 2021. 12. 30. 10:34

부산은 넓다
유승훈 역, 글항아리, 442쪽.

부산의 역사, 그와 관련된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

아래는 책의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것과 그와 관련된 내 잡생각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가사에 나오는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에서 연락선은,
일본의 시모노세키항과 부산항을 오가는 배를 지칭한다.
일본은 일본의 철도(산요철도)와 한국의 철도(경부선)를 잇는다는 의미로 여객선이 아닌 '연락선'이라 명명했다.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왜사를 대접하는 그림 「동래부사접왜사도」에는 술잔을 돌려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임진왜란을 겪고 난 후, 부산은 일본의 위정자들을 편하게만 맞이할 수는 없었을 터.
술잔에 독을 타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걷어내고, 신뢰와 의리, 친분을 나타내기 위해 술잔을 돌려마시는 것이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다. 그러고보면 선배가 보는 자리에서 자기 잔을 먼저 비우고 선배에게 잔을 주는 술잔 돌리기 문화는 이런 취지의 술잔 돌리기가 그대로 투영된 관습처럼 보인다.

부산박물관 정원에는 약조제찰비가 있다. 이 비석은 1683년 쓰시마 주와 맺은 약조를 기록해 놓은 비석인데, 5개 조문 가운데 3개 조문이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금지한 경계를 넘으면 사형, 노부세(조선인이 일본인에게 진 빚)를 준 자/받은 자 사형, 왜관의 잠상(정부의 허락 없이 하는 상거래) 사형. 줄만 쳐져 있으면 쉽게 넘나들수 없는 게 이런 법조항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는 아닐까.

영도의 옛이름은 절영도.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 빠르게 달린다는 뜻. 신라와 후백제 시대 절영도는 광활한 초지와 맹수의 부재로 방목하기 좋아 명마를 키우는 목장으로 유명했다. 감지해변은 팔준마들이 목을 적시고 갈증을 면했다는 곳이다. 
아씨당 설화 : 최영 장군은 제주도를 목장으로 삼기 위해 이를 정벌했지만 탐라국 여왕은 최영을 사랑하게 된다. 최영은 국정에 바빠 그녀를 소홀히 하다가 신돈의 음해로 영도로 유배를 왔는데, 탐라국 여왕이 이를 따라왔지만 그를 만나지 못하고 고독한 세월을 보내다가 한을 품고 신이 되어, 원한으로 영도에서 나가는 말들을 병들어 죽게 했다. 
영도할매 속설 : 영도 할매(경상도 일대의 민간 신앙에서는 마을 고을을 관장하는 신을 '할매, 할배'라고 부름) 신은 욕심이 많아서 영도로 들어오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이곳을 떠나가는 사람은 싫어해서 주민들이 영도를 떠나 자신이 보이는 곳으로 이사를 가면 3년 안에 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