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8)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자기계발]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탁석산 저, 창비.
「행복 스트레스」를 통해 알게 된 탁석산씨의 저서를 훑어보다가 관심이 가게 되어서 읽게 된 책.
매우 좋다.
1부. 직업 선택은 왜 어려울까.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소망과 현실의 괴리가 존재하고, 경험의 기회가 부족하고, 직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왜곡되어 있으며,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로 파악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에 휘둘리는 경향이고, 두번째는 청소년기에 갖게 되는 화려해 보이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다.
2부. 우리는 왜 일을 해야할까?
직업이란 단순히 먹고 살려고 돈을 버는 방편이 아니라, 인간다운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다.
① 먹고 살기 위해서다. 돈을 벌어야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
②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취감은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이고, 보람은 목표가 없어도 태도의 문제로 얻을 수 있는 쾌감이다.무슨 일을 하든 마음을 담아 제대로 하면서 직업의 본분을 다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이 보람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활력소이다. 성취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성취를 이루는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와 노력 이외에 운의 요소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람은 자신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라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③ 자신을 알게 된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는 사람들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가운데 알 수 있다. 사람은 타인과 접촉하지 않고는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기 어렵다. 그리고 일을 하게 되면 도전을 피할 수 없고, 따라서 자신을 알게 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생각만으로는 자신을 알 수 없다. 무슨 일이든 해 봐야 알 수 있다.
④ 개인적인 의미 추구. 직업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3부. 어떻게 하면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① 희망과 능력 사이, 능력과 성취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세상이 불평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생각을 시작해야 한다. 이 모습을 인정해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저마다 능력이 다르고, 처해 있는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기 어렵다.
② 능력은 4가지 요소, 즉, 적성, 환경, 노력, 성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적성 뿐 아니라 나머지 요소들도 능력으로서 직업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② 운도 받아들여야 한다. 운이 따르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③ 희망과 능력 사이의 괴리를 줄여라. 희망을 능력에 맞춰 조정하라. 70% 정도의 힘을 쏟고도 잘할 때, 능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④ 자신의 수준에 맞는 성취를 목표로 잡아라.
⑤ '무엇을 하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느냐' 이다. 불친절한 의사보다, 친절한 운전기사가 낫다. 다른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가족과 친구에게서 받는 평가는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 사회적으로는 높은 지위와 상당한 업적을 자랑하지만 자식에게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부모라면 과연 직업적 성취가 제대로 된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일을 하고 여러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서 얻으려는 것은 결국 존경과 사랑이다. 아무리 사회적 업적이 많고 권력과 부와 명예를 갖추었다고 해도 사회, 동료, 가족, 친구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적으로 일했다고 할 수 없다. 일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가족에게 긍지를 느끼게 해주며 사회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그 결과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야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을 통해 존경을 받으려면 무슨 일을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어떻게 하는가는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나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갖고 있었던 직업과 일에 대한 오랜 고민이 많이 해결된 느낌이다.
노동에 대해서 우리는 두 가지 견해를 갖고 있다. 하나는, 노동을 신성하고 꼭 필요한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노동을 천시하고 증오하는 견해이다. 어렸을 때에는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그에 걸맞는 직업을 찾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우지만, 막상 현실 세계에서는 누구나 일을 하기 싫어한다. 부동산 임대수입 등으로 생계가 해결되고 여윳돈이 남는다면 1년 365일 놀고 여행다니면서 지내기를 원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연히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이 두 가치관의 충돌이 내게는 무척 해결하기 힘든 과제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이제는 자본가로서 노동 없이 생존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노동을 해야 할, 직업을 가져야 할 이유를 찾게 되었다. 그것은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성취감과 보람, 자신과 사회에 대한 이해, 타인의 존경과 신망을 얻는 것은 직업, 노동, 일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 어떤 자본가도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서 저런 가치들을 획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동은, 천시하고 증오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꼭 행해야 할 우리의 삶의 방편이다.
왜 일을 해야하는가? 에 대한 탁석산씨의 글을 읽다보니,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이 떠오른다.
이 다섯 단계를 우리는 직업을 통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이룰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저자의 말처럼,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자세로 일하느냐'에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노동과 일에 대한 명확한 가치관을 가르칠 수 있게 도와준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