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4) 아픔이 길이 되려면 [인문학]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저, 동아시아, 320쪽.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김승섭 교수님.
늘 그의 글에서는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따뜻하게 품고 안으려는 사랑이 느껴진다.
처음 집필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겨레/경향신문/중앙/동아/문화일보가 뽑은 2017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간 질병이나 비건강상태에 대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원인이나 해결책은 많이 연구되어져 왔지만,
사회구조나 국가가, 기업윤리와 법이 인간의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
차별경험이 같은 질의응답에서 어떻게 다른 결론을 이끌어내는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빈부차이와 국가의 대응이 어떻게 사망율을 변화시키는지, 낙태를 금지했을 때 왜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이 위협받는지, 유아기의 영양 상태가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질병의 '원인의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직업병의 인과 관계를 밝히기가 얼마나 어려우며 그것이 밝혀지기 전까지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옳은지, 고용불안이 노동자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방공무원과 전공의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는지, 세월호 참사 후 생존자들이 어떤 아픔을 겪고 있으며 이전까지 우리나라 참사의 기록이 얼마나 부실한지,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그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HIV/AIDS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동성애 혐오가 얼마나 걸림돌이 되는지, 트랜스젠더에게 성전환수술을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폭력적인지, 한국의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한지, 사회적 관계망과 건강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새로운 화학물질을 개발하면서 독성 확인이 왜 반드시 필요한지, 사회의 문화와 분위기가 실제 질환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는지 등.
책의 구석구석에서 김승섭 교수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